복합심장기형 수술에 있어 표준 수술법으로 알려진 라스텔리(Rastelli) 수술법보다 REV(réparation à l’étage ventriculaire) 수술법이 환자의 장기 생존율을 더 높이는 것으로 서울대병원 연구진에 의해 국내 최초로 입증됐다.
서울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임홍국, 김용진 교수팀은 1988년부터 25년 동안 복합심장기형으로 서울대병원에서 REV 수술을 받은 환아 50명(평균 나이 1.9세)의 장기결과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REV 수술을 받은 환자의 25년 생존율은 87.3%로 나타났다. 이는 외국의 문헌에 알려진 라스텔리 수술 환자의 20년 생존율 52~59% 보다 월등히 우수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심실중격결손과 폐동맥협착을 동반한 심실대혈관 연결 기형을 갖는 복합심장기형 환아를 대상으로 했다. 심장은 2개의 심실과 2개의 심방으로 구성된다. 심실은 혈액을 심장 밖으로 내보내는 곳으로 동맥과 직접 연결돼 있다. 좌심실은 대동맥을 통해 온 몸으로, 우심실은 폐동맥을 통해 폐로 피를 보낸다.
심실중격결손이란 우심실과 좌심실 사이의 벽에 구멍이 있어서 이를 통해 혈류가 지나는 선천성 심장질환이다. 폐동맥협착은 우심실과 폐동맥사이의 통로가 좁아져, 심장이 폐로 혈류를 제대로 뿜어내지 못한다.
라스텔리 수술법은 우심실과 좌심실 사이의 구멍을 메워주고, 판막 도관을 좁아진 우심실과 폐동맥사이에 삽입하여, 우심실혈류가 폐동맥으로 잘 흐르도록 연결시켜주는 방법이다.
라스텔리 수술법은 판막 도관을 삽입하므로 어린 연령에서 수술이 제한적이고, 시간 경과에 따른 도관의 재수술이 불가피하다. 도관과 좌심실 유출로의 협착, 빈번한 부정맥의 발생 등 장기 성적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 REV 수술법이다. REV 수술은 누두부 중격을 절제하여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를 짧고도 넓게 연결하고, 판막 도관 없이 자가 조직을 이용하여 우심실 유출로를 교정하는 새로운 수술법이다.
서울대병원에서는 선도적으로 1988년부터 REV수술을 시행해 왔으며, 기존 REV 수술을 창의적으로 더 간결하고 정위치(orthotopic position)에 교정되도록 변형해 우수한 결과를 보고했다. 복합심장기형에 대한 REV 수술의 4반세기 장기성적은 전 세계적으로 2개 병원만이 보유하고 있다.
임홍국 교수는 “그 동안 복합심장기형의 수술법에 있어, 어느 수술법이 더 우수한지 논란이 있었는데, 이번 연구가 흉부외과 전문의들에게 수술 선택에 있어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 말했다.
이 연구 성과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올해 개최된 가장 권위 있는 흉부외과 학회 (94차 American Association for Thoracic Surgery)에서 발표되어, 소아심장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였으며, 흉부외과학회지(The Journal of Thoracic and Cardiovascular Surgery) 2014년 9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