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는 강기윤 의원(새누리당,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이 배포한 보도자료와 관련하여, “주장의 근거가 되는 통계자료를 충분히 검토ㆍ분석하지 않고 성급히 보도자료를 배포한 결과 여론을 호도할 우려가 매우 크다”며, “의사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등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켜 의사와 환자 간의 신뢰관계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이에 “관련기관의 사과와 정정보도 등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25일 강기윤 국회의원은 <의사, 변호사, 교수 등 전문직 종사자 5년간 성범죄 2,132명 검거>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의협은 “강기윤 의원이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의사’라고 표현된 직업군은 사실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를 모두 포함하고 있어, 정확히 의료법상 ‘의사’만을 구분한 통계가 아니다”며 “해당 의원실은 이와 같은 사실을 명확히 파악한 뒤 정확한 사실관계에 기초하여 자료를 배포했어야 함에도 너무 성급하게 자료를 배포했다”며 비판했다.
강기윤 의원은 ‘5년간 성범죄 혐의로 검거된 의사가 739명’이라며 경찰청 자료를 인용하였으나, 사실확인 결과 이는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를 모두 포함한 인원 수로 밝혀진 것.
의협은 “아울러 강기윤 의원이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모든 통계수치는 ‘검거인원’인데, 이는 경찰 수사단계에서 피의자 신분이 된 모든 범죄혐의자를 총괄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검거인원은 경찰과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른 기소・불기소 여부에 관계없이 입건된 모든 피의자를 포함하며, 최종 법원의 판결에 따라 무죄 판결을 받은 사람조차도 모두 포함된 것이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수치라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결국 강기윤 의원이 언급한 성범죄 혐의로 입건된 ‘의사 739명’은 최종적으로 법적 판단이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코 속단할 수 없는 통계수치”라고 설명했다.
의협 신현영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통계를 인용하여 단정적으로 어떤 주장을 할 때에는 사실관계, 즉 분류기준, 용어의 정확한 의미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이번 사건은 기본을 무시했기 때문에 일어났고, 성급한 발표에 졸지에 성범죄자로 몰린 의사들이 분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현영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우리나라는 법치국가로서 최종적인 사법부의 판결이 있기 전까지는 아무리 확실한 피의자라 하더라도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한다”면서 “그런데 이번 건은 그러한 원칙이 무너져 버려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했으며, 특히 법과 정의를 다루는 국회와 경찰청에서 이런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일이 발생해 유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늦었지만 이제라도 국민에게 정확한 사실관계를 설명해야 한다며, 관련기관의 사과와 정정보도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