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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총장 자서전/36/투명한 학교 경영과 학생 소요 차단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짧은 시간에 장족의 발전 거듭



우리 대학은 학생 소요가 심하지 않았으나 몇몇 문제 학생이 말썽을 일으켰다. 한번은 학생회에서 학교 예산을 공개하고 사용처를 밝힐 것을 요구하는 데모가 있었다. 이때 나는 학생들이 이사장의 뜻을 너무 몰라주는 것이 속상해서 재단에서 낸 것만큼 수업료를 인상해서 학생들이 더 부담한다면 공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더니 잠잠해지고 말았다. 그 무렵은 건양회관과 제2기숙사인 구연학사를 지을 때였기 때문에 학생들이 내는 수업료보다 재단에서 이입되는 돈이 월등히 많을 때였다.


우리 대학에서도 처음으로 학생소요가 일어나자 나는 그 문제에 대하여 곰곰 생각하게 되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학생운동의 효시는 3ㆍ1운동의 기폭제가 되었던 동경 유학생들의 2ㆍ8 궐기에서 찾는다. 그 다음은 광주학생사건과 자유당 정권을 뒤엎은 4ㆍ19혁명 등에 의미를 두고 있다. 몇 차례의 독재정권을 거치면서 80년대 말까지 대학들은 40년 가까이 매년 신학기가 되면 연례행사처럼 줄곧 데모에 시달리는 나날을 보내왔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문민정부가 수립되면서 어느 정도 민주화의 여파로 대부분 대학가에서는 정치적 이슈로 인한 소요는 거의 사라진 상황이며, 학내 문제 등으로 인한 소요만 부분적으로 일어났다.
전후(前後) 세계가 ‘영 파워’ ‘스튜던트 파워’에 시달렸는데 그 무렵엔 유럽 대학에서도 ‘양키 고 홈’을 외쳤고, 한국 대학가는 물론 일본ㆍ태국 등 아시아의 대학들도 학생시위에 몸살을 앓을 정도였다.

 

당시 정황이 얼마나 심각했는가 하면 태국에선 학생당(學生黨)을 결성한 일까지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이 정치를 전담할 능력이 없음을 자인하고 자진 해산하고 말았는데 정치란 혈기나 의욕만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뒤늦게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학생들의 한계라면 한계였다.

 

일본도 전학련(全學連)이 전국을 뒤흔들었지만 3년을 넘기지 못하고 주저앉고 말았다. 그러나 세계적 명문 도쿄대(東京大)에서 발생한 사소한 일이 도화선이 되어 일본 전역으로 다시 타올랐다. 의학부 ‘인턴’들이 교수의 권위의식에 반기를 들었던 사건으로 전국으로 파급되어 대학의 ‘기성질서 타도’와 ‘권위주의 타파’라는 쪽으로 번졌던 것이다. 그 열병은 3년간 일본열도를 휩쓸었으며, 당시 소요를 주도했던 적군파(赤軍派)는 사살되거나 전향을 했고 도망자는 지금도 공산권을 전전하며 테러에 앞장서고 있다. 88서울올림픽 때 적군파의 서울 잠입설이 나돌아 보안 당국이 신경을 곤두세운 것도 그 때문이다.

 

건양회관 준공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식수를 하고 있다.


일본이 우리보다 한걸음 앞섰다는 것은 학생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도 알 수 있다. 일본 사회에선 좌경 학생들을 검거하는 데만 힘쓰는 게 아니라 선도는 물론 포용하는 일에도 신경을 썼다. 예를 들면 문제 학생들을 졸업 전에 대기업에서 스카우트를 하는 방법인데 우리 회사에 오면 ‘아파트’도 주고 승용차는 물론 좋은 일자리를 보장한다는 식의 선도였다. 한때 운동권에 몸담기는 했어도 이를 마다할 학생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한번 실수를 저질렀다 해서 평생 기관원이 따라 붙거나 불이익을 받는다면 전향(轉向)이나 개전(改悛)은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점은 우리도 도입해 볼 필요가 있으리라 본다. 학생들의 돌출행동은 있을 법한 일로 그만한 기개가 없다면 장차 사회활동에서 나약성을 드러낼 게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젊어서 이데올로기를 외면하는 자는 바보요, 늙어서까지 이념에 매달리는 건 멍청이다.”라고 한 어느 명사의 말을 아직도 기억한다.
우리 대학은 큰 소요없이 90년대 초중반을 지나왔다. 나는 학교가 투명한 경영을 하고, 학생들이 타당성 있게 원하는 바를 들어준다면 학교 당국과 학생 사이에 큰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대학에선 전문인 양성을 목표로 하지만 여러 학과가 있는 데다 각기 다른 인격과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되어 운영해 나가기가 말처럼 쉽지가 않다. 학생들의 돌출 행동도 있고 가르치는 교수들의 성분도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교수회의가 열리면 동일한 안건을 놓고도 그분들의 의견은 예외없이 백출한다.


대학이란 본질적으로 사유ㆍ사색의 자유가 보장되는 곳이 되어 원칙론ㆍ이상론ㆍ현실론ㆍ역설 등 이루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의 의견들이 개진된다. 그래서 대학인은 행복하다고 말하는지도 모른다. 대학을 운영하다 보니 교수들의 주관과 고집, 학리에 대한 자존심과 인텔리의 멋 같은 것을 여러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교수들은 대체로 논쟁이 붙으면 자기주장을 굽힐 줄 모른다 해서 남들이 대쪽 인간이라 평하는지도 모른다.


나는 대학의 본질과 나의 대학설립 이념이 일치한다고 보기 때문에 우리 대학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리탐구와 자유토론의 장이 되길 바란다. 사유와 사색의 자유는 천부적인 것이며 헌법도 그것을 보장하고 있는 이상 이를 누릴 권리가 대학인 모두에게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 일각에선 ‘지성(知性)은 창백하다’며 지식인의 양면성을 지탄하는 소리도 만만치 않은데 지성인들이 이론과 행동에 편차를 드러낸다는 데서 이르는 말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지식인은 생각하며 행동한다는 점이다. 어쨌든 이와 같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짧은 시간에 장족의 발전을 거듭해온 게 우리 건양대학이라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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