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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레저.신간

/신간/ 우리의 죽음이 삶이 되려면....

허대석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삶의 마지막 순간에 내리는 마지막 결정에 대한 이야기 담아

2018년 2월 이후 한국인의 죽음에선 자기결정권이 커진다.


‘연명의료결정법’이 본격 시행되기 때문이다. 의사와 가족이 결정해오던 일이 상당 부분 환자 본인에게 넘어오면서 환자와 그 가족의 가치관은 더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그에 따라 부담도 커진다. 두렵고 절망스러운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30년간 수많은 환자의 생사를 지켜본 허대석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우리의 죽음이 삶이 되려면’을 출간했다. 삶과 죽음의 기로에선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이 겪게 될 일을 함께 고민하기 위함이다.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유쾌하지도 않을 뿐더러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한국인 세 명 중 한 명은 암에 걸리고, 한 해 사망자의 약 90%가 암을 포함한 만성질환으로 죽는다는 것은 통계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병원은 기본적으로 생명을 연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이는 어느덧 임종기 환자들에게까지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하는 것으로 이어져, 존엄사 및 호스피스 제도 문제와 맞물려 사회적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20년간 사회적 협의와 공청회를 거쳐 2018년 2월 4일부터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지만, 아직 많은 사람이 이 법의 존재를 모르거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뿐더러 심지어 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진 조차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고 있다.


법안, 시행령, 시행규칙에 관련서식까지 합하면 40여 페이지에 달하는 복잡한 법이고, 3년까지 실형을 선고할 수 있는 벌칙조항도 있다.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사람들은 법만 시행하면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시범사업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장기간 병고에 시달려온 말기 환자에게 임종이 임박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서명을 받는 것은 환자에게 고통만 더한다고 여겨져 차마 서류 작성을 못 하는 게 현실인데, 환자 본인 서명이 없으면 ‘무의미한 연명의료’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한다. 또한 임상 현장에서 말기와 임종기를 구분하는 게 쉽지 않지만 법에 따르면 호스피스 신청은 말기를 기준으로, 연명의료결정은 임종기로 정해 혼선이 우려되며, 규제 및 벌칙 조항이 많고, 상당한 문서작업을 요구하는 등 의료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이 많아 보완이 필요하다.


또한, 이 책은 연명의료와 관련된 용어 및 개념, 다른 나라 제도와의 비교, 삶과 죽음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 등을 깊이 있게 다룬다. 생생한 사례와 거기 읽힌 사람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해낸다는 점은 또 다른 장점이다.


허대석 교수는 우리나라 호스피스·완화의료의 제도화를 위해 1998년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창립에 기여했으며, 회장으로 활동했다. 의료의 사회적 역할에 관심을 가져 2005년부터 ‘사회 속의 의료’ 블로그에 다양한 글을 올리고 있다.


허 교수가 그동안 써온 글과 자료를 정리해 책을 펴낸 것은 ‘연명의료결정법’ 시행을 앞두고 우리 대부분이 경험하게 될 병원에서의 임종을 함께 고민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삶과 죽음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담은 이 책은 연명의료에 대한 우리의 고민을 들어주는 진심어린 동반자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내게 주어진 현재의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다시금 깨우쳐 줄 것이다.

허대석 지음 | 글항아리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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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혈액암 환자 전문 완화의료 상담 받으면... 생애말기 불필요한 의료 이용 감소 최근 혈액암 환자가 전문 완화의료 상담을 받으면 생애말기 공격적이고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표됐다. 이는 혈액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전문 완화의료 상담의 역할을 보여주는 국내 최초의 연구다. 서울대병원 신동엽 교수·유신혜 교수 공동 연구팀(김동현 전문의)은 혈액암 환자에서의 전문 완화의료 상담이 생애말기 공격적 의료 이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혈액암은 항암 치료법의 발전으로 생존율이 향상되었으나, 여전히 많은 환자들에서 질병이 진행하고 생애말기에 이른다. 특히 그 과정에서 혈구감소증이나 감염과 같은 합병증으로 인해 중환자실 치료, 심폐소생술 혹은 신대체요법 시행, 인공호흡기 등 공격적 치료를 받는 환자가 많다. 기존 고형암 환자에서는 조기에 암 치료와 전문 완화의료 상담을 병행하면 생애말기 돌봄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하지만 혈액암 환자의 경우, 전문 완화의료 상담을 의뢰하는 비율이 낮고 주로 질병 경과 후기에 상담이 진행되는 경향이 있어 혈액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지금껏 국내에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서울대병원에서 사망한 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