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대 의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김숙희 후보가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모는 모든 행태에 대해 더 이상은 침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회적으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선입견’, ‘차별’ 등이 지탄받는 가운데 유독 의사에 대해서는 연대책임을 강요하고, 각종 프레임을 씌우는 행태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김숙희 후보는 “의사에겐 환자의 건강이 가장 먼저다. 정부나 타 직역의 이기주의에 의해 오해를 받아도, 동료가 억울한 상황에 처해있어도 우리는 내 손에 맡겨진 환자를 돌보기에 바빠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면서 “의사라는 이유로 선택을 제한당하고, 강요된 희생을 감수하지 않으면 범죄자로 몰아가는 현실, 이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김 후보는 먼저 건보공단의 방문확인과 보건복지부의 현지조사를 개혁하겠다고 약속했다.
“강압적으로 이루어지는 공단의 방문확인과 이에 따른 보건복지부의 현지조사의 폐해는 급기야 우리 동료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실적쌓기, 보여주기 식으로 이루어지는 확인과 조사는 결국 의사들을 ‘예비범죄자’라는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토로한 김 후보는 “방문확인은 행정조사기본법을 준용해 반드시 적법 절차를 따르게 하고, 의사와 의료기관의 권리 또한 철저히 보장하도록. 그리고 현지조사 역시 의사와 의료기관도 수긍하고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리베이트 쌍벌제 역시 정부가 책임회피를 위해 의사들을 범죄자로 프레임 씌운 의료 악법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불법적인 리베이트 때문에 의약품비가 증가한다’는 말은 정부의 책임회피일 뿐이다. 제약사의 불법적인 영업행태는 자정노력을 이유로 사실상 방기하면서, 의사의 윤리성만을 문제 삼는 기존 리베이트 문제의 모순을 개선하겠다”면서 “리베이트 악순환의 출발점이 되는 의약품 가격 결정구조를 투명하게 밝혀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의료분쟁조정법 개정도 김 후보의 우선 과제 중 하나다. 의료분쟁을 조정하기는커녕 의사와 환자간의 불신을 조장하는 대표적인 악법이라는 설명이다.
김 후보는 “의료분쟁조정법이 시행 된지 약 1년이 지난 지금, 환자측이 조정신청을 남발할 것이라는 의료계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조정은 신뢰를 전제로 하고, 신뢰는 소통과 대화에서 출발한다. 의사의 항변이 제대로 수용될 수 없도록 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에 의사를 강제로 들어오게 하는 현행 강제조정개시제도는, 조정의 본질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리고 “분쟁에 관여된 모든 당사자의 의견이 공정하게 반영되어 진정한 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법안 개정을 강력히 요구, 헌법이 보장한 권리조차 침해당하고 있는 의사들의 법적 방어권을 철저하게 보호할 것이다”고 약속했다.
각종 프레임과 선입견 속에서 잠재적 범죄자로 내몰려 억울한 희생을 강요당했던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김 후보는 “조용히 참고 있다고 할 말이 없는 것이 아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