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희 작가가 인터넷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 소통하는 과정을 작품에 담아낸다. 작품을 통해 온라인에서의 관계를 오프라인으로 이어지게 하는 과정과 인터넷 방송 속 이야기를 만나 볼 수 있다. 김두희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 <정모展>은 다수의 인터넷 방송 시청자와 스트리머인 김두희 작가가 '인터넷 정모'의 형태로 마침내 대면하며 완성된다.
<정모展>에서는 불특정 다수가 채팅으로 던지는 순간순간의 농담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한 작품 15점과 시청자와의 일대일 대화를 통해 작가의 시선으로 그를 캐릭터화 한 작품 27점을 선보인다. 또한 김두희 작가가 인터넷 방송을 하는 작업실을 갤러리로 옮겨와 백여 점의 낙서 드로잉도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작가 소개
김두희 작가는 대학 졸업 후 영화 컨셉 디자이너로 일했다. 그러다 직접 쓴 이야기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으로 영화 현장을 떠나 문래동에 작은 작업실을 꾸렸다. 그러나 머릿속을 떠돌아다니는 상상들을 글로 옮겨내는 것은 생각했던 것처럼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간절해질수록 마음이 조급했고, 잘하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어느 한 글자도 가벼운 마음으로 써 내려갈 수가 없었다. 텅 빈 노트를 들여다보며 멀뚱히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은 즐겁기는 커녕 곤욕이었고,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무언가 해야만 했다.
현실도피 목적으로 시작된 낙서는 작업실을 구한 후 2년여간이나 아무것도 적어 내지 못한 빈 노트를 대신 채우려는 듯 선들이 빼곡했다. 복잡하고 조밀하게 얽혀 있는 선들을 보고서 잘 그린 그림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오늘은 무언가를 해낸 것만 같아 위안을 얻었고, 이만하면 오늘은 괜찮다 싶었다. 그래서 계속해서 그림을 그렸다.
이렇게 낙서에 몰두한 결과, 김두희 작가는 2018년 11월에 서울문화재단 문래예술공장 2018 문래창작촌 MEET에 선정되어, 그동안 그린 빽빽한 낙서를 모아 즉흥적으로 뭉치고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한 전시를 개최했다. 이후 2019년 4월에는 산울림아트앤크래프트의 2019 공예주간 전시 <사춘기전四春器展>에 식물을 주제로 한 드로잉 작품으로 전시에 참여했다.
이때 즈음하여, 김두희 작가는 '히더지(heeduji)'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다. 자신의 드로잉 또는 감광 작업을 실시간으로 시청자와 공유했다. 김두희 작가만의 공상으로 조합되던 그림은 1인 방송을 통해 다수의 익명 시청자들로부터 더 산발적이고 즉흥적으로 모여졌다. 처음에는 4~5명의 사람들만이 김두희 작가의 작업에 관심을 가졌다. 현재는 김두희 작가는 평균 80여 명의 시청자(2019년 8월 기준)와 소통하며 작품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김두희 작가의 작품이 보다 흥미로운 이유는 날마다 다른 작가 자신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가까이에서 작품이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을 함께 관찰하고 있는 ‘시청자’ 때문이기도 하다.
김두희 작가는 건국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전공 후, 상업 장편 영화 산업에서 프로덕션 디자인 일을 했다. 현재는 서울대학교에서 공업 디자인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Twitch)에서 1인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영화 시나리오 창작과 드로잉 작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