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나이에도 중이염이 잘 낫지 않고 장기간 지속되는 이유가 코 뒤 아데노이드에 서식하는 세균 환경의 변화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장에 따라 자연스럽게 바뀌어야 할 아데노이드 세균 구성이 6~12세 만성 중이염 환자에서는 무너져 있으며, 이로 인해 중이염이 지속·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홍석민 교수와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김봉수 교수팀은 소아 만성 삼출성 중이염 환자의 아데노이드 조직을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초등학생 연령대에서 아데노이드 세균 불균형이 중이염의 장기화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Cellular and Infection Microbiology에 게재됐다.
중이염은 고막 안쪽 중이에 바이러스나 세균이 감염돼 발생하는 흔한 소아 질환으로, 방치할 경우 난청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소아 중이염은 이관이 짧고 수평에 가까운 해부학적 구조와 면역 미성숙으로 인해 발생하지만, 성장하면서 이관 기능이 개선돼 자연스럽게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는 이관 기능이 어느 정도 성숙한 초등학생 이후에도 중이염이 반복되거나 잘 낫지 않는 사례가 꾸준히 보고돼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을 기존 이관 구조 중심의 설명만으로는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중이염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아데노이드의 세균 환경에 주목했다.
연구는 2020년 5월부터 2021년 2월까지 3개월 이상 지속된 만성 삼출성 중이염으로 수술을 받은 소아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조군은 같은 기간 편도 또는 아데노이드 절제술을 받은 소아로 구성했으며, 수술 과정에서 채취한 아데노이드 조직을 분석해 세균 분포를 비교했다. 연구 대상은 25세와 612세로 나눠 연령별 차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정상 소아의 경우 성장하면서 아데노이드에 서식하는 세균 구성이 자연스럽게 변화했지만, 6~12세 만성 중이염 환자에서는 이러한 연령별 변화 양상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이염이 오래 지속된 소아에서는 폐렴구균과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균 등 중이염 악화와 관련된 세균이 증가했고, 전체 세균 균형도 크게 무너져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끈적한 점액성 삼출액이 동반된 중이염에서 더욱 뚜렷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초등학생 이후에도 중이염이 잘 낫지 않는 원인을 아데노이드 세균 환경의 이상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연령에 따라 중이염의 원인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치료 전략 역시 연령별로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홍석민 교수는 “소아 중이염은 일반적으로 이관 구조의 영향이 크지만, 6세 이후 초등학생에서는 아데노이드 세균 환경이 중이염의 지속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환자의 나이와 중이염의 형태를 함께 고려한 맞춤형 치료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