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가 2026년 의료 정상화를 위해 “단순한 복구를 넘어선 의료시스템 재건”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의대정원 논의의 과학화, 의료사고 사법 리스크 완화, 필수·지역·응급의료 회복을 위한 구조 개편이 시급하며, 이를 위해 정부·국회·의료계의 실질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모았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는 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관에서 정은경 장관 등 내빈 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6년 의료계 신년하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이성규 대한병원협회 회장을 비롯해 여야 국회의원, 정부 관계자, 보건의료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새해 인사를 나누고 의료 정상화를 위한 협력 의지를 다졌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인사말에서 “의대정원 논의와 의료인력 수급추계는 과학적·객관적 데이터에 기반해 충분한 검증과 논의를 거쳐야 한다”며 “건강보험 재정 100조원 시대에 막대한 재정지출을 수반하는 정책을 대안 없이 추진하는 것은 의료계가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응급의료 현장은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과도한 민·형사상 부담으로 전문의 기피와 인력 공백이 심화되고 있다”며 “의료인이 위축되지 않고 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의료사고 처리 안전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군의관·공중보건의 복무기간 단축과 K-의료 해외 진출에 대한 전략적 지원 필요성도 함께 제기했다.
김 회장은 “무너진 의료시스템을 온전히 재건하는 데는 5년,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2026년은 복구가 아닌 ‘재건’의 단계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성규 병협 회장 역시 의료전달체계 전면 재검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구조는 의료기관 간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고 필수의료 영역에서 의료공백을 낳고 있다”며 “의료는 경쟁이 아닌 조화와 분담의 체계 위에서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국 단위의 단순한 인력 추계가 아니라 지역별·전문과별 현실을 반영한 중장기 의료인력 전략이 필요하다”며 “사법 리스크 완화와 재정 지원이 동시에 이뤄지지 않으면 필수의료는 지속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건강보험과 지불제도(KDRG)에 대해서도 “미봉책이 아닌 근본적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협과 병협은 이날 행사에서 의료 정상화는 어느 한 주체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정부의 정책 결단과 국회의 제도적 뒷받침, 의료계의 책임 있는 참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