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페란 투여 사건 4년 만에 무죄 필요에 ..환자단체“의료과실 인과관계, 엄격한 증명 필요”

  • 등록 2026.04.08 07:5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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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세 파킨슨병 환자에게 항구토제 ‘맥페란’을 투여했다는 이유로 기소된 내과 전문의가 4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최종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번 판결은 단순한 개인의 억울함을 해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료행위에 대한 형사책임 판단 기준을 재정립한 중대한 사법적 판단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일부 하급심에서는 의사의 과실이 인정될 경우 결과 발생과의 인과관계를 비교적 쉽게 추정해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번 사건을 통해 의료과실 사건에서도 인과관계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엄격하게 입증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명확히 했다.

특히 기저질환과 전신 상태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의료현실을 고려할 때, 단순히 결과만을 근거로 책임을 단정하는 접근은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실제 해당 환자는 약물 투여 다음 날 의식이 명료해지고 보행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전문가 감정에서도 단 1회의 약물 투여로 비가역적 상태 악화가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급심은 대한의사협회 의료감정원 등 전문기관의 감정 결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이는 고도의 의학적 판단이 요구되는 사안을 법원이 자의적으로 해석한 사례로 지적되며, 향후 재발 방지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번 판결은 의료행위의 특수성과 불확실성을 반영해 형사책임의 한계를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고의가 없는 의료행위에 대해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는다면, 의료진은 방어진료에 내몰리고 고위험 환자 진료를 기피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결국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법조계와 의료계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의료과실 사건에서 보다 신중하고 엄격한 증명 원칙이 확립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아울러 전문기관의 감정 결과를 충실히 반영하는 재판 관행이 정착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대법원 판결이 의료현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합리적이고 정의로운 법치 구현의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노재영 기자 imph7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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