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이식의 고민 면역거부... 면역억제제 1회 복용으로 극복 가능

  • 등록 2013.07.30 11: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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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연구팀, 소아 신이식환자에서 하루 1회 복용하는 타크로리무스 (면역억제제) 안정성과 유효성 최초 보고

면역억제제의 하루 1회 복용이 하루 2회 복용에 비해 비슷한 면역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공복 시 약을 여러 번 먹어야 했던 소아 신장이식 환자들의 불편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학교병원 이식혈관외과 하종원, 민상일 교수, 소아청소년과 강희경 교수 연구팀은 최근 소아 신장이식 환자에서 하루 1회 복용하는 타크로리무스 제재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최초로 보고하였다.

신장이식은 혈액 투석이나 복막 투석에 비하여 삶의 질과 생존율을 향상시켜 만성신부전 환자에게 가장 좋은 치료법이나 이식 후 거부 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평생에 걸쳐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면역억제제는 반드시 공복에 복용해야 하므로 의사의 지시대로 약을 복용하는데(약물순응도) 어려움이 있고, 특히 청소년기에는 학생들의 학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이식 받은 신장이 관리 부주의로 손상되는 경우가 많아 약물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신장 이식 후 1년 이상 경과된 34명의 소아 환자(5세~15세)를 대상으로 7일 동안 하루 2회 타크로리무스 제재를 복용하게 하고, 타크로리무스 복용량을 조정하며 하루 1회만 복용하게 하며 6개월 동안 추적 관찰 하였다.
     
그 결과 하루 1회 복용으로 전환 후 급성 거부반응이나 이식 받은 신장이 손상되는 경우가 없었다. 또한 사구체여과율도 하루 2회 복용 때 77.8±27.9 mL/min으로 하루 1회 복용 때의 79.6±27.0 mL/min와 큰 변화가 없었다.

소아 환자들의 항고혈압제제 복용량도 감소했는데 하루 2회 복용 때는 평균 하루에 0.65±0.8개의 혈압약을 복용했으나 하루 1회 복용 때는 0.5±0.7개로 감소했다. 공복시 혈당도 하루 2회 복용 때는 평균 93.6±7.8 mg/dL 였으나 하루 1회 복용 때는 90.7±7.9 mg/dL로 감소했다. 이식 환자들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가 심혈관계 질환인 점을 고려하면 이런 변화는 심혈관 질환 위험도를 낮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하루 1회 복용으로 전환 후에는 면역억제제 약물순응도와 약물 복용의 편의성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하루 2회 복용 때에는 참여 환자 중 70% 이상이 ‘면역억제제 복용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하루 1회 복용으로 전환 후에는 63.6%가 ‘면역억제제 복용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하종원 교수는 “공복 시간을 지켜야 하는 타크로리무스의 경우, 하루 2회 복용할 경우 이식환자들의 생활에 많은 제약을 가져오고 순응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또래와의 관계, 심리적 요인 등으로 면역억제제 치료에 순응도가 떨어지기 쉬운 소아, 청소년기의 환자에게 하루에 한 번 복용하는 면역억제제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식 분야의 최고 권위지인 미국이식학회지 (American Journal of Transplantaiton)에 2013년 8월호에 게재되었다.

 

 

1. 사구체여과율이란?
사구체 여과율은 신장이 일정 시간 동안 특정 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혈장량으로 정의되며, 신장 기능을 가장 잘 반영하는 지표라고 볼 수 있다. 신기능 저하를 일으키는 질환에서 감소되며, 질환의 경중 평가, 경과 및 치료 효과 판정 등에 이용된다.

2. 사구체여과율 정상 범위는?

단 계

사구체여과율

특 징

정상 혹은 1단계

분당

90ml이상

신장 기능은 정상임.

이 경우 혈뇨, 단백뇨 등 소변검사 이상이 없을 경우 정상임.

하지만 혈뇨, 단백뇨 등 초기 신장손상의 증거가 있는 경우에는 사구체여과율이 정상이라도 만성신질환 1단계에 해당될 수 있음

2 단계

분당

60ml이상 ~

90ml이하

신장기능이 감소하기 시작

3 단계

분당

30ml이상 ~

59ml이하

신기능이 더욱 감소

4 단계

분당

15ml이상 ~

29ml이하

생명유지에 필요한 신장의 기능을

겨우 유지

5 단계

분당

15ml미만

신장기능이 심각하게 손상되어 투석이나 이식 없이는 생명을 유지하기 어려움

 

3. 소아신이식환자에게 ‘면역억제제 복용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가?’에 대한 답변.

응 답

하루 2회 복용[응답율]

하루 1회 복용[응답율]

매우 그렇다

30.3%

0%

그렇다

42.4%

15.2%

중간이다

6.1%

21.2%

아니다

18.2%

24.2%

전혀 아니다

3.0%

39.4%

 

사례. 면역억제제 하루 1회 복용 사례

오후 6시, 서울 소재 00중학교, 학교 종소리가 수업 종료를 알린다. 아이들은 옹기종기 모여 맛있는 저녁을 먹으러 간다며 야단이다. 그러나 이준석 군(14세)은 친구들과 함께 하지 못한다.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기 위해서는 금식을 해야 한다. 평소 가족과도 저녁 외식을 못해 낯설지는 않지만 친구들 사이에 끼지 못해 못내 아쉽다.

중학교 1학년인 이 군은 만성 신부전으로 지난해 12월 어머니로 부터 신장을 이식 받고,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기 시작했다. 면역억제제란 외부에서 침입한 이물질이나 병균에 대항하여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면역체계가 이식된 신장을 이물질로 인식하고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약이다.

이 군과 같은 이식 환자들은 이식받은 장기를 잘 관리하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이 군은 수술 후 더 이상 혈액투석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뛸 듯이 기뻤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하루 2회 면역억제제를 먹어야 하는 번거러움이 이 군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이 군이 복용하는 타크로리무스는 하루 2회 12시간 간격으로 식전 1시간 또는 식후 2시간 공복에 복용해야 한다. 아침약은 일어나자마자 먹으니 잊지 않지만, 저녁약은 복용을 잊거나, 친구들과 놀기 위해 일부러 안 먹기도 한다. 약 복용 시간 때문에 학원 시간도 맞추기가 어렵다. 이 군은  ‘이식 받은 신장이 손상되지는 않을까?’, ‘ 복용 시간을 지키고 공복을 유지해야 한다’는 걱정에 책상에 앉아 있지만 공부가 안 된다. 

그런 이 군이 하루에 한 번만 약을 먹어도 신장을 잘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의료진의 처방에 따라 약을 하루 1회로 조정하는 것이 ‘신장이 더 손상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이 군은 의료진을 믿고 하루 1회 복용으로 전환 후 6개월이 흘렀다. 지금은 타크로리무스를 하루 2회 복용 때와 비교해도 신장 기능은 나빠지지 않았고 혈당은 오히려 정상으로 떨어졌다. 혈압약도 개수를 줄였지만 정상 혈압을 유지하고 있다. 하루에 한 번만 먹으니 복용 시간도 더욱 잘 지킨다. 하루 2번 약을 먹어야 하는 다른 면역억제제가 있지만 그런 약들은 공복과는 상관없어 식사시간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이 군은 저녁에 친구들의 시선을 신경 쓰며 약을 먹을 일도 없으니 친구들과 관계는 더욱 좋아지고 학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노재영 기자 imph777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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