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상선 수술 후 성대 신경이 정상적으로 보존됐음에도 음성 변화와 발성 불편을 경험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은 가운데, 이러한 비신경성 음성 장애의 발생과 회복 과정을 세계 최대 규모로 분석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차원재 교수와 지정연 교수 연구팀은 갑상선 절제술 후 성대 신경 손상이 없는 환자에서도 일시적인 음성 장애가 나타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음성 기능은 수술 후 6~12개월 이내에 회복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갑상선 수술 후 음성 변화는 일반적으로 성대 움직임을 담당하는 신경 손상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신경 손상이 확인되지 않은 환자들 역시 목소리 변화나 발성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아 그 원인과 경과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에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갑상선 절제술을 받은 환자 가운데 후두 근전도 검사를 통해 성대 신경 손상이 없다고 확인된 527명을 대상으로 장기 추적 관찰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대상자들은 수술 전과 수술 후 3일, 2주, 1개월, 3개월, 6개월, 12개월 등 총 7개 시점에 걸쳐 음성 검사, 음역 분석, 공기역학 검사, 주관적 음성 평가 설문인 음성장애지수(VHI-10) 검사를 받았다. 연구팀은 성별과 연령, 수술 범위, 수술 전 기본주파수(F0) 등이 음성 회복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특징은 수술 후 신경 손상이 없는 환자만을 선별해 비신경성 음성 장애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 연구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으로 평가된다.

분석 결과, 성대 신경 손상이 없는 환자들도 수술 직후 목소리 높낮이를 나타내는 기본주파수(F0)가 유의하게 감소하는 등 음성 기능 저하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진적으로 개선돼 대부분 수술 후 6~12개월 사이 수술 전 수준에 근접하게 회복됐다.
환자가 직접 느끼는 음성 불편 정도를 평가하는 음성장애지수(VHI-10)는 수술 후 1개월 시점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해 불편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후 점차 감소해 수술 후 6~12개월에는 수술 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음성의 떨림이나 강도 변화, 잡음 등을 반영하는 일부 음성 지표에서는 수술 전후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환자 특성에 따른 회복 양상도 분석했다. 그 결과 45세 이상 환자와 수술 전 기본주파수가 높은 환자일수록 수술 직후 기본주파수 감소폭이 더 크고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갑상선 절제 범위에 따른 차이도 확인됐다. 갑상선을 모두 제거하는 전절제술 환자는 반절제술 환자에 비해 수술 초기 음성장애지수가 높고 회복 속도도 느렸지만, 수술 후 3개월이 지나면서 두 집단 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수준으로 감소했다.
연구 제1저자인 지정연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갑상선 수술 후 발생하는 비신경성 음성 장애의 장기 회복 과정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대규모 연구”라며 “대부분의 환자가 6~12개월 내에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는 만큼 수술 후 음성 변화에 대한 환자들의 불안을 줄이는 중요한 임상적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신저자인 차원재 교수는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어떤 환자에서 음성 변화가 심하게 나타나고 회복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은지를 예측할 수 있는 근거를 처음으로 마련했다”며 “향후 나이와 수술 전 기본주파수 등을 고려한 개인 맞춤형 음성 재활 계획 수립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분당서울대병원 혁신형 연구센터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이비인후과 분야 국제학술지인 Ot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