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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버티자”가 위험… 온열질환, 순식간에 생명 위협

고려대 구로병원 김정윤 권역응급의료센터장“온열질환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지만,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참을 경우 빠르게 악화”

장마가 끝난 뒤 전국적으로 강한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으로 목숨을 잃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7월 30일 기준 올해 온열질환자는 1,638명, 사망자는 12명으로 집계됐다. 온열질환은 단순히 더위를 먹는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증상을 참고 버티거나 적절한 조치 없이 더위에 계속 노출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온열질환은 과도한 열에 노출돼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대표적으로 열사병과 열탈진, 열경련 등이 있다.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2025년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4,460명으로, 2024년 3,704명보다 약 20% 증가했다. 폭염이 장기화되고 강도가 높아지면서 온열질환으로 인한 건강 피해도 커지고 있어, 증상을 참고 버티기보다 초기부터 신속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김정윤 권역응급의료센터장과 함께 온열질환의 증상과 올바른 대처법에 대해 알아본다.

가장 치명적인 온열질환, 열사병
열사병은 체온 조절 충추인 시상하부의 기능이 붕괴되면서 발생하는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질환이다. 40도 이상의 고체온과 의식 저하를 특징으로 하며, 빈맥, 저혈압, 심한 두통, 오한, 의식저하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심한 경우 다발성장기부전 및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온열질환 중 가장 치명적인 형태로 간주된다. 


온열질환, 참을수록 위험하다…초기 증상부터 즉시 대처해야
온열질환은 두통이나 어지럼증, 메스꺼움, 근육경련, 심한 피로감 등 비교적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단순히 더위를 먹은 것으로 여기거나 하던 일을 마친 뒤 쉬려고 증상을 참기 쉽다. 그러나 뜨거운 환경에 계속 머무르면 체온 조절 기능이 무너지면서 열탈진이 열사병으로 악화될 수 있으며, 의식 저하와 경련, 장기 손상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나면 더 버티지 말고 즉시 시원한 장소로 이동해 옷을 느슨하게 하고 몸을 식혀야 한다. 의식이 또렷한 경우에는 물이나 전해질 음료를 조금씩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의식이 흐려지거나 체온이 높고 말과 행동이 평소와 다르다면 열사병을 의심해야 한다. 이때는 억지로 물을 먹이지 말고 즉시 119에 신고해 신속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열탈진? 열경련? 가볍게 보면 더 위험”
열탈진은 심한 땀 분비로 인한 탈수 및 전해질 소실로 인해 발생하며, 피로감, 현기증, 오심, 저혈압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열경련은 체내 염분 손실에 따른 근육 수축 이상으로 발생하며, 주로 팔, 다리 또는 복부 근육에 경련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활동을 중단하고 서늘한 장소에서 휴식을 취하여 전해질이 포함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열경련이 발생한 경우에는 해당 부위의 근육을 부드럽게 마사지하거나 스트레칭 해주는 것이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증 온열질환도 방치 시 열사병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1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호전되지 않을 경우에는 반드시 의료기관에 방문하여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노인, 만성질환자, 영유아 등 고위험군은 경미한 증상도 심각한 상태로 악화될 수 있어 조기 대응이 중요하다. 

온열질환 예방의 기본은 ‘물·그늘·휴식’…갈증 전부터 대비해야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물을 자주 마시고, 폭염이 심한 시간대에는 야외활동과 작업을 줄여야 한다. 외출할 때는 밝고 헐렁한 옷을 입고 모자나 양산으로 햇볕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야외에서 활동해야 한다면 중간중간 시원한 장소에서 충분히 쉬고, 두통이나 어지럼증, 메스꺼움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지 수시로 살펴야 한다.

온열질환은 야외뿐 아니라 냉방과 환기가 충분하지 않은 실내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폭염이 이어질 때는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을 적절히 사용해 실내 온도가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특히 고령자와 어린이, 만성질환자는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거나 탈수 위험이 높아 가족과 주변인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몸을 식히고, 휴식과 수분 섭취 후에도 증상이 계속되거나 의식이 흐려지면 지체하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김정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온열질환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지만,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참을 경우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며 “더운 날에는 자신의 몸 상태를 자주 확인하고, 이상 증상이 느껴지면 즉시 더위를 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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