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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응급실 뺑뺑이’ 해법 찾는다…응급의료 형사책임·환자 보상체계 국회 논의

19일 국회 토론회…공적 이송체계 협조 의료진·선의의 응급처치 법적 보호 범위 검토
“의료진 면책만으로는 부족”…피해 환자 공적 보상과 적극 수용 병원 지원도 논의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해소하기 위해 중증 응급환자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의료진의 형사책임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피해 환자와 유족을 위한 공적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방안이 국회에서 논의된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주관하고 국민의힘 최보윤 국회의원이 주최하는 ‘응급실 뺑뺑이 해소를 위한 응급의료 형사책임 개선과 피해 환자 보상체계 구축 방안 국회 토론회’가 오는 19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다.

이번 토론회는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의 이송병원 선정·조정에 따라 중증 응급환자를 수용한 의료기관과 의료진의 응급의료행위를 어디까지 법적으로 보호할 것인지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생명이 위급한 사람을 돕기 위해 일반 국민이나 의료인이 제공한 선의의 응급처치에 대한 보호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과 함께, 응급의료 과정에서 피해를 본 환자와 유족을 위한 공적 보상체계 구축도 핵심 의제로 다뤄진다.

‘응급실 뺑뺑이’는 중증 응급환자가 상태에 적합한 병원을 제때 찾지 못해 구급차에서 장시간 대기하거나 여러 의료기관을 전전하는 상황을 말한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응급의료기관의 인력과 병상 부족이 심화하면서 환자가 치료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하거나 중대한 장애를 입는 사례가 여러 지역에서 반복됐다.

정부는 환자의 중증도와 의료기관의 진료역량을 고려해 적정 병원으로 신속하게 이송하는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은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광주·전북·전남에서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실시했으며, 이를 토대로 시·도별 이송지침을 정비해 오는 9월까지 전국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그러나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의 조정에 협조해 환자를 수용한 의료진이 치료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사고로 환자가 사망하거나 상해를 입으면 형사책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은 응급환자 수용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현행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63조는 응급의료종사자가 생명의 위험이나 중대한 위해를 막기 위해 긴급히 응급의료를 제공했고, 해당 의료행위가 불가피했으며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일정한 요건 아래 법원이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어서 의료진이 경찰 수사와 검찰 기소, 형사재판 절차에 놓일 가능성 자체를 차단하지는 못한다. 이에 따라 공적 이송체계에 협조해 중증 응급환자를 수용한 의료진에게 일반적인 응급의료행위와 다른 별도의 법적 보호가 필요한지 사회적 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일반 국민과 업무수행 중이 아닌 의료인의 선의의 응급처치에 대한 법적 보호도 논의 대상이다.

현행법 제5조의2, 이른바 ‘선한 사마리아인법’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선의의 응급의료에 대해 재산상 손해와 상해에 관한 민·형사책임을 면제한다. 다만 환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형사책임을 반드시 면제하는 것이 아니라 감경하거나 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 유죄판결 가능성과 별개로 선의로 응급환자를 도운 국민이나 의료인이 수사와 재판을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주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론회에서는 의료인의 형사책임 특례를 무조건 확대하는 데 대한 우려도 함께 다룬다. 법적 보호가 지나치게 강화되면 환자의 생명과 안전이 경시되거나 피해구제 권리가 제한될 수 있고, 정당한 이유 없는 환자 수용 거부나 면책제도 남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주최 측은 형사책임 특례의 기준이 의료인과 환자 어느 한쪽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응급환자의 생명과 안전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진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환자의 피해구제 권리가 후퇴해서도 안 되지만, 사고 결과에 대한 책임만 강조해 긴급하고 불가피한 응급의료행위를 위축시켜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형사책임 조정과 함께 피해 환자 및 유족을 위한 공적 보상체계 도입도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제한된 시간과 정보 속에서 최선의 응급의료를 제공했음에도 불가피하게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다면 그 부담을 환자 가족이나 의료진 개인에게만 전가하지 않고 국가가 응급의료체계 운영에 따른 위험을 분담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의 요청에 따라 중증 응급환자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의료기관과 의료진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과 인센티브 마련도 논의된다. 중증 환자를 많이 수용할수록 의료진의 업무와 의료사고 위험, 병상 운영 부담이 커지는 구조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토론회 좌장은 이기일 서울시립대학교 도시보건대학원 교수가 맡는다. 최보윤 의원의 인사말과 참석 의원들의 축사에 이어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가 ‘응급실 뺑뺑이 해소: 환자 생명과 안전을 기준으로’를 주제로 첫 번째 발제를 한다.

박성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응급환자 수용 촉진을 위한 형사책임 개선과 피해 환자 보상체계 검토’를 주제로 발표한다.

패널토론에는 조용수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광주응급의료지원단장, 정경원 아주대병원 외상외과 교수·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정종헌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박호균 법무법인 히포크라테스 대표변호사·한국의료변호사협회 회장, 이중규 보건복지부 공공정책관이 참여한다.

주최 측은 “의료진과 국민이 법적 두려움 때문에 응급환자 수용이나 응급처치를 주저하지 않으면서도 피해 환자와 유족이 충분히 보호받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입법·정책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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