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자기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졌다가 잠시 뒤 정상으로 돌아왔다면 괜찮아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본격적인 뇌졸중에 앞서 나타나는 일과성 뇌허혈발작(TIA)일 가능성이 있어 증상이 사라졌더라도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야 한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조직이 손상되는 응급질환이다. 치료가 늦어질수록 사망 위험과 심각한 후유증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 증상을 빠르게 알아차리고 적절한 치료가 가능한 병원에 도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이일형 교수의 도움말로 뇌졸중의 주요 증상과 치료, 예방법을 알아본다.
◇혈관 막히면 ‘뇌경색’, 터지면 ‘뇌출혈’
뇌졸중은 크게 뇌혈관이 막혀 뇌의 일부가 손상되는 뇌경색인 ‘허혈성 뇌졸중’과 혈관이 파열돼 뇌 안에 피가 고이는 뇌출혈인 ‘출혈성 뇌졸중’로 구분한다.
두 질환 모두 고혈압과 당뇨병,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과 혈관질환, 혈액응고 이상 등이 주요 위험요인이다.
뇌경색은 심방세동을 비롯한 심장질환이나 일부 자가면역질환 등과 관련될 수 있으며 뇌출혈은 뇌동맥류와 혈관기형, 뇌종양, 외상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뇌졸중은 국내 주요 사망원인 가운데 하나다. 통계청 ‘2024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뇌혈관질환은 암, 심장질환, 폐렴에 이어 국내 사망원인 4위를 차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서도 뇌경색 환자는 2021년 50만8415명에서 2025년 54만2750명으로 증가했다. 뇌출혈 환자 역시 같은 기간 10만390명에서 10만5710명으로 늘었다.
◇한쪽 팔다리 마비·발음 이상 나타나면 뇌졸중 의심
뇌졸중 증상은 뇌의 어느 부위가 손상됐는지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한쪽 팔다리의 마비나 감각 이상이다. 발음이 갑자기 어눌해지는 구음장애, 말을 이해하거나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기 어려운 실어증, 시야장애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심한 어지럼증이나 보행장애, 의식저하가 발생하거나 심한 두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증상만으로 뇌경색과 뇌출혈을 정확하게 구별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응급실에서는 영상검사를 통해 원인을 신속하게 확인한다.
일반적으로 CT를 통해 뇌출혈 여부를 우선 확인하고 필요하면 CT 혈관촬영을 통해 뇌혈관 상태와 막힌 혈관의 위치 등을 살핀다. 초기 뇌경색 병변을 보다 정밀하게 확인하기 위해 MRI 검사를 시행할 수도 있다.
의료진은 검사 결과와 증상,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 등을 종합해 약물치료나 혈전제거술, 수술 등 치료방법을 결정한다.
◇뇌졸중은 ‘시간과의 싸움’…빨리 병원 가야 치료 기회 넓어져
뇌경색은 항혈전제 등을 이용한 내과적 치료를 기본으로 하며 환자의 상태와 증상 발생 시점, 영상검사 결과 등을 고려해 정맥 내 혈전용해제를 투여하거나 카테터를 이용해 혈전을 직접 제거하는 혈전제거술을 시행할 수 있다.
뇌출혈은 혈압 조절과 지혈 등 내과적 치료와 함께 출혈 부위와 정도, 환자 상태 등에 따라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이일형 교수는 “혈전용해제는 증상 발생 후 3~4.5시간, 혈전제거술은 22~23시간 이내에 판단해야 하지만 시간만 맞는다고 무조건 시행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환자의 상태와 치료에 따른 이득과 위험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만큼 최대한 빨리 병원에 도착해야 치료 선택의 폭을 넓히고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상 사라져도 안심 금물…TIA 가능성
뇌졸중 치료 시기를 놓치는 대표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초기 증상을 단순한 피로나 일시적인 몸 상태 변화로 생각하는 것이다.
한쪽 팔다리에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발음이 어눌해졌는데도 ‘조금 쉬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기다리다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더욱 주의해야 할 경우는 증상이 실제로 잠시 뒤 사라졌을 때다.
증상이 호전됐더라도 ‘일과성 뇌허혈발작(TIA)’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뇌혈류가 감소하면서 뇌졸중과 유사한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났다가 회복되는 것으로, 이후 뇌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있어 신속한 진료와 평가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몸 상태가 평소와 다르거나 주변에서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증상이 잠시 좋아졌더라도 지체하지 말고 응급실을 찾아 정확한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혈압·당뇨병 관리가 기본…발병 후에는 재발 예방 중요
뇌졸중은 한 번 발생해 뇌조직이 손상되면 완전한 회복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평소 고혈압과 당뇨병 등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만성질환을 꾸준히 관리하고 금연과 절주를 실천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와 무리한 운동을 피하고 균형 잡힌 식사와 적절한 수분 섭취를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미 뇌졸중을 경험했다면 적절한 치료와 함께 재발을 막기 위한 2차 예방과 위험인자 관리가 중요하다.
이 교수는 “평소 만성질환 관리 등 예방이 가장 중요하지만 뇌졸중이 발생했더라도 희망을 잃을 필요는 없다”며 “치료법이 계속 발전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와 2차 예방을 통해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