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의 몸으로 아이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정신병원에 강제 수용된 17세 소녀의 삶을 그린 실화 장편소설 ‘갇힌 소녀’가 올리브나무에서 출간됐다.
‘갇힌 소녀’는 세계 각국의 상처 입은 사람들을 만나온 영국의 정신과 전문의 브렌다 데이비스 박사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78세에 발표한 첫 장편소설이다. 출간 이후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독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소설의 출발점은 1939년 영국의 매서운 겨울이다. 열일곱 살 소녀 노라는 미혼 상태에서 임신했다는 이유만으로 ‘도덕적 결함자’라는 낙인이 찍혀 정신병원에 강제로 수용된다.
그곳에서 살아남으려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숨긴 채 이른바 ‘길들여진 토끼’처럼 행동해야 한다. 사회의 도덕적 잣대에 의해 한순간에 일상과 자유를 빼앗긴 노라는 폐쇄적인 시스템 속에서 세상으로부터 철저하게 지워진 존재가 된다.
작품은 노라가 정신병원에 갇히게 되는 과정에만 머물지 않는다. 한 사회와 어른들이 한 소녀에게 가한 폭력이 한 인간의 삶을 어떻게 뒤틀어 놓는지를 따라가는 동시에, 깊은 상처를 입은 사람이 다시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회복의 여정을 함께 보여준다.
특히 오랫동안 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하며 상처 입은 사람들의 내면을 들여다본 브렌다 데이비스의 경험은 작품 전반에 녹아 있다. 인간의 상처와 고립, 수치심을 바라보는 시선과 함께 한 사람이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갇힌 소녀’가 던지는 질문은 분명하다. 사회가 정한 기준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만으로 한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빼앗을 수 있는가, 그리고 그렇게 파괴된 삶은 다시 회복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노라가 빼앗긴 자신의 인생을 되찾기 위해 걸어가는 과정에서 작품은 결국 인간을 다시 일으키는 힘으로 사랑과 연민, 그리고 존엄의 회복을 이야기한다.
출판사 측은 “상처 입은 영혼들을 만나며 쌓아온 작가의 깊은 이해와 연민이 문장 곳곳에 스며 있는 작품”이라며 “한 사회와 어른들이 가녀린 한 소녀에게 저지른 폭력이 삶을 어떻게 변질시키는지, 그리고 그 삶이 어떻게 다시 기적적인 회생의 길을 걸을 수 있는지를 사랑의 힘을 통해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