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토피피부염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100만 명에 육박한 가운데 9세 이하 어린이가 전체 연령대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린이는 가려움을 참기 어려워 반복적으로 피부를 긁기 쉬운 만큼 피부 장벽 관리와 적절한 치료를 통해 ‘가려움-긁기’의 악순환을 끊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5년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총 99만8,54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9세 이하가 23만1,335명으로 전체의 약 23.2%를 차지해 연령대별로 가장 많았다.
아토피피부염은 피부 장벽 손상과 면역체계 이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건강한 피부는 외부 자극이 몸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보호막 역할을 하지만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피부 장벽 기능이 약해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고 외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약해진 피부 장벽을 통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나 외부 자극이 침투하면 염증이 발생할 수 있고, 염증은 다시 피부 장벽을 손상시켜 증상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가려워 긁고, 긁어서 더 가려워지는 악순환
대표적인 증상은 가려움이다. 가려운 피부를 계속 긁으면 미세한 상처가 생기면서 염증이 심해지고 다시 가려움이 커지는 ‘가려움-긁기’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손상된 피부를 통해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농가진이나 포진상 습진 등 2차 감염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어린아이들은 가려움을 참기 어렵고 무의식적으로 피부를 반복해서 긁을 가능성이 높다. 아이가 밤에도 계속 피부를 긁거나 가려움 때문에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피부에 진물이 나거나 상처가 반복된다면 단순한 피부 건조로 넘기지 말고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아토피피부염이 나타나는 부위는 연령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인다. 영아기에는 주로 얼굴과 팔다리 바깥쪽에 습진성 병변이 나타나고, 소아기에는 팔꿈치 안쪽이나 무릎 뒤쪽처럼 피부가 접히는 부위에서 흔히 나타난다.
증상이 만성화되고 반복해서 긁으면 피부가 건조하고 두꺼워질 수 있다. 성장 과정에서 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 등 다른 알레르기 질환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아토피 행진’이라고 한다.
치료 기본은 피부 장벽 회복과 염증 조절
아토피피부염 치료의 기본은 피부 장벽의 회복을 돕고 염증을 조절하는 것이다.
충분한 보습과 함께 증상의 정도와 발생 부위에 따라 스테로이드 연고 등 바르는 치료제를 사용한다. 기본적인 치료에도 증상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거나 중등도 이상의 환자에서는 환자 상태에 따라 생물학적제제 등의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가정에서의 꾸준한 피부 관리도 중요하다. 샤워나 목욕을 마친 뒤에는 피부의 수분이 날아가기 전에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고 평소에도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땀을 많이 흘렸다면 피부에 오랫동안 남아 있지 않도록 씻어낸 뒤 다시 보습제를 바른다. 아이의 손톱을 짧고 깨끗하게 관리해 긁을 때 피부에 상처가 생길 가능성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역시 증상 악화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수면도 필요하다.
아토피 있다고 음식부터 제한하면 안 돼
아토피피부염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음식을 무조건 먹지 못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명확한 음식 알레르기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러 음식을 임의로 제한할 경우 오히려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고 어린이의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정 음식을 먹은 뒤 증상이 악화되는 것으로 의심되더라도 부모의 판단만으로 해당 음식을 식단에서 제외하기보다는 의료진과 상담해 실제 음식 알레르기가 있는지 확인한 뒤 관리하는 것이 권장된다.
손상욱 고려대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아토피피부염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가려움을 참으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가렵지 않도록 제대로 치료하고 관리해주는 것”이라며 “전문의와 상담해 아이의 피부 상태를 살피고 가려움과 긁기가 반복되는 악순환을 끊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