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셋째 주 의료기기·식품·화장품 상장기업 공시에서는 업종별 현안이 뚜렷하게 갈렸다. 화장품에서는 최근 연매출의 절반을 넘는 중국 공급계약이 나왔고, 의료기기에서는 전략적 지분투자와 자기주식 취득·소각 등 자본정책이 이어졌다. 식품에서는 회계처리 문제와 과징금을 둘러싼 법적 절차가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이번 주 화장품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띈 공시는 뷰티스킨의 중국 공급계약이다. 뷰티스킨은 중국 광저우의 화장품 브랜드 관리·유통업체 GUANGZHOU QIANYU BRAND MANAGEMENT CO., LTD와 300억원 규모의 화장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2025년 연결 매출액 549억2209만원의 54.62%에 해당한다. 계약기간은 2026년 9월 15일부터 2029년 12월 31일까지다. 계약금액은 최소 구매금액을 기준으로 산정됐으며 계약 상대방이 최소 구매금액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미달 금액의 일정 부분을 위약금으로 지급하는 조건도 포함됐다.
계약 체결 후 90일 이내 계약금액의 5%를 선급금으로 지급하고 개별 발주 때 발주금액의 50%, 출고 때 나머지 50%를 지급하는 구조다. 계약 규모가 최근 연간 매출의 절반을 넘어서는 만큼 실제 발주와 납품이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중국 사업 확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2029년 말까지 이어지는 장기계약이어서 300억원 전체가 단기간에 매출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향후 실제 발주와 매출 인식 규모를 계속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의료기기에서는 멕아이씨에스의 자본 관련 공시가 두드러졌다. 중환자용 인공호흡기와 환자감시장치 등을 생산하는 멕아이씨에스는 14일 약 9억9000만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당 1760원에 보통주 56만2500주를 발행하며 배정 대상은 에스지헬스케어다.
조달 자금은 에스지헬스케어 주식 취득에 투입할 예정이다. 단순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증자라기보다 상대 회사 지분을 취득해 전략적 제휴와 사업 시너지를 추진하는 자본거래 성격이 강하다.
같은 날 멕아이씨에스는 보유 자기주식 37만5776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소각 예정금액은 취득단가 기준 약 32억5200만원이며 소각 예정일은 10월 19일이다. 회사는 주주가치 제고를 소각 목적으로 제시했다.
한 회사에서 제3자배정 신주 발행과 기존 자기주식 소각이 동시에 결정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전략적 투자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신주를 발행하면서 기존 보유 자기주식은 소각하는 방식이다. 향후 에스지헬스케어 지분 취득 이후 양사 협력이 실제 사업 확대와 실적으로 연결되는지가 후속 공시에서 살펴볼 대목이다.
의료기기 업체 신흥도 자기주식 취득에 나섰다. 신흥은 18일 보통주 10만주를 장내에서 직접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취득 예정금액은 약 14억500만원이며 취득기간은 오는 21일부터 12월 20일까지다. 회사가 밝힌 목적은 주주가치 제고다.
취득 결정 전 신흥이 보유한 자기주식은 3만4670주다. 이번 계획이 예정대로 완료되면 자기주식 보유량은 늘어나게 된다. 다만 이번 공시는 자기주식 ‘취득’ 결정으로, 향후 해당 주식을 소각할지는 별도의 결정 사항이다.
식품 분야에서는 성장이나 투자보다 회계와 규제 문제가 부각됐다. 해태제과식품은 과거 회계처리기준 위반 문제로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으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여부를 판단받는 절차에 들어갔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16일 회의에서 해태제과식품이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사실과 관련해 감사인 지정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회사는 2016~2019년 매출과 매출원가를 과대계상하고 문제가 된 재무제표가 포함된 증권신고서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거래소는 이에 따라 해태제과식품에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고 안내했다. 현재는 상장폐지가 결정된 단계가 아니라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대상에 해당하는지를 거래소가 판단하는 절차다. 금융당국의 후속 제재와 거래소의 실질심사 대상 여부 결정을 각각 구분해 지켜봐야 한다.
삼양사에서는 밀가루 담합과 관련해 부과된 947억8700만원 규모 과징금을 둘러싼 법적 절차가 이어졌다. 삼양사는 17일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공정거래위원회의 가격재결정명령과 과징금 납부명령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 인용 결정을 송달받았다고 정정 공시했다.
과징금 규모는 2025년 말 연결 기준 자기자본의 5.31%에 해당한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명령의 효력은 관련 본안사건 판결 선고일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정지된다. 이는 과징금이 취소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최종 부담 여부와 금액은 향후 본안소송 결과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9월 14~18일 공시를 종합하면 화장품은 해외시장 확대, 의료기기는 전략투자와 주주환원, 식품은 회계·규제 문제가 각각 중심에 섰다.
특히 뷰티스킨의 300억원 중국 공급계약은 이번 주 세 업종 가운데 사업 확장 측면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공시 중 하나다. 계약금액이 최근 연매출의 54.62%에 달한다는 점에서 향후 중국 사업의 실제 매출 전환 여부가 중요해졌다.
의료기기에서는 멕아이씨에스가 전략적 투자와 자기주식 소각을 동시에 추진하고 신흥이 자기주식 취득에 나서면서 제품 허가나 연구개발 외에 기업의 자본정책도 주요 공시 변수로 등장했다.
반면 식품업계에서는 해태제과식품의 과거 회계처리 문제가 현재 상장 유지 관련 절차로 이어졌고 삼양사는 900억원대 과징금을 놓고 법적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 두 사안 모두 최종 결과가 확정된 단계가 아닌 만큼 후속 공시를 통해 진행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이번 주 공시는 의료기기·식품·화장품을 하나의 소비·헬스케어 산업군으로 묶더라도 기업들이 마주한 경영 현안은 상당히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화장품은 해외 판로 확대, 의료기기는 전략적 제휴와 자본 효율화, 식품은 회계 투명성과 규제 대응이 각각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떠올랐다.
다음 주에는 뷰티스킨 중국 계약의 실제 발주 여부와 멕아이씨에스의 에스지헬스케어 투자 진행 상황, 신흥의 자기주식 취득 현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동시에 해태제과식품의 상장적격성 관련 거래소 절차와 삼양사의 과징금 관련 본안소송 진행 상황도 주요 후속 점검 대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