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올라가면서 일부 남자들의 고민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들은 남들보다 유독 돌출된 가슴을 가진 ‘여성형 유방증(이하 여유증)’ 환자들이다. 평소 봉긋한 가슴을 가리기 위해 늘 어깨와 등을 움츠려 의기소침해 보이며, 심하면 대인기피증, 우울증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는 경우도 있다.
여유증은 남성의 가슴에 유선조직이 발달하거나 지방이 쌓여 마치 여성의 유방처럼 커지는 증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여유증 환자는 지난 5년간 3천명 이상 증가한 1만 7,758명으로, 수술 환자 또한 69%가 증가해 최근 남성 유방내분비외과 질환 중 가장 많은 환자 증가율을 보였다.
나 남잔데… 왜 가슴이 나오나요?
여유증은 원인에 따라 ‘지방형 여유증’과 ‘유선조직형 여유증’으로 나뉜다. 지방형 여유증은 유선조직의 발달보다는 지방으로 이루어진 경우로 비만인 사람들에게 주로 나타난다. 살이 찌면서 다른 부위와 마찬가지로 가슴에도 피하지방이 축적돼 가슴이 튀어나오고 처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의 경우 살을 빼면 같이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유선조직형 여유증은 여성과 같이 유선조직이 발달된 경우이다. 이 경우는 아무리 살을 뺀다고 해도 가슴이 없어지지 않는다. 유선조직형 여유증은 유선조직이 호르몬에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여성호르몬이 갑자기 증가한 경우에 쉽게 생긴다. 특히 내분비 질환이 있거나 스테로이드제, 근육강화제를 과용한 경우 남성 호르몬과 여성 호르몬의 균형이 깨지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여유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가슴 모양과 증상은 개개인 별로 차이가 나므로 정확한 진단은 초음파 검사를 통해 확인을 해봐야 되지만 어느 정도는 자가진단으로 알아볼 수 있다. 유두 주변을 손가락으로 만졌을 때 주변과 구별될 정도로 딱딱한 유선조직이 만져지는지 확인한다. 또 옆으로 서서 거울을 봤을 때 유륜이 튀어나와 있는지, 유륜이 넓어져 있는 지를 살펴본다. 유륜은 30mm 정도가 정상범위인데 이보다 크다면 여유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남자 본연의 가슴으로 되돌아가자!
먼저 과체중이나 비만으로 인한 여유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달리기나 줄넘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해줘야 한다. 식습관 개선 역시 중요하다.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섭취하거나 육류 위주의 식단은 과체중과 비만을 야기해 여유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내분비계 질환이나 유방암과 같은 질환만 생기지 않는다면 여성형 유방증이 있다고 해서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 하지만 여유증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비만 때문에 지방이 쌓여 여유증이 생긴 경우라면 미니 지방흡입이나 젤틱 냉각지방파괴술처럼 비만교정 시술로 쉽게 교정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유선 조직이 발달하면서 지방이 함께 쌓이는 경우라서 피하 유방 절제술을 실시해 유선 조직과 지방을 함께 제거하는 방법을 쓴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증상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으나, 이전부터 오랜 기간 증상을 방치했을 경우에는 섬유화가 진행돼 자연적인 호전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수술적 치료를 추천한다.
바노바기 성형외과 반재상 원장은 “여성형 유방증은 개인마다 유선조직의 발달 정도가 다르고, 자칫 잘못 수술했을 경우 유선조직이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아 여유증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먼저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며, “다른 곳은 말랐는데 가슴만 나왔거나, 과거 비만이었다가 살을 빼고도 증상이 남아 있다면 지방을 제거하고 유선조직을 절제하는 수술적 치료로 개선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