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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뺑뺑이' 해결 방안 없나...

최근 사회적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는 단순한 응급실 과밀이나 환자 분산 실패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이는 우리나라 필수의료 체계 전반에 누적돼 온 구조적 취약성이 응급 상황에서 그대로 드러난 결과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중증·응급환자가 응급실을 거쳐 수술이나 중재적 시술, 중환자 치료로 이어지는 최종 치료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는 현실은 응급의료의 병목이 응급실 문 앞이 아니라 그 이후의 진료 연속성 전반에 있음을 보여준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이러한 문제 인식에 공감하며, ‘응급실 뺑뺑이’ 해소와 필수의료 정상화를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핵심 축으로 마취의료를 제시하고 있다. 학회는 응급의료와 마취의료가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응급의료 정상화는 마취의료 정상화 없이는 실현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마취통증의학과는 흔히 수술 중 마취를 담당하는 진료과로 인식되지만, 실제로는 그 역할이 훨씬 넓다. 중증 외상 환자, 응급 수술 환자, 고위험 분만, 심뇌혈관 응급 질환, 중환자 치료 등 생명과 직결된 모든 의료 현장에서 환자의 생리적 안정성을 유지하며 치료가 가능하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응급수술이 가능한지, 중환자실 입실이 가능한지, 고위험 환자를 안전하게 처치할 수 있는지는 결국 숙련된 마취의료 인력이 확보돼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문제는 이러한 마취의료가 대표적인 필수의료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제도적·재정적 환경에서는 지속 가능성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점이다. 주간 수술 진료를 마친 뒤에도 야간과 휴일 응급수술을 감당해야 하는 구조 속에서 충분한 인력 보충이나 합당한 보상 체계는 마련되지 못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마취통증의학과 의료진의 업무 부담과 소진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저평가된 수가 구조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병원 입장에서는 마취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유지하는 데 현실적인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고, 고위험 응급마취나 중환자 마취처럼 높은 전문성과 책임이 요구되는 영역에서도 이에 상응하는 보상은 매우 제한적이다. 이러한 환경은 젊은 의사들의 필수의료 기피로 이어지며, 결과적으로 응급·마취의료 인력 공백을 더욱 확대시키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응급실 배치 조정이나 전원 체계 개선만으로 해결하려는 접근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중증 환자가 응급실을 벗어나 최종 치료에 도달하지 못하는 근본 원인은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등 후속 치료 단계가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마취의료는 모든 필수의료 영역을 연결하는 공통 기반 인프라로 작동한다.

마취 인력이 부족하면 응급수술은 지연되거나 중단되고, 중환자 치료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응급의료체계 전반의 병목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응급의료 정상화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마취의료의 역할과 현실을 함께 조명하지 않는다면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는 것이 학회의 입장이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사회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응급실 뺑뺑이’ 문제에 대한 우려와 필수의료 정상화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 동시에 이러한 논의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응급의료의 보이지 않는 중심축인 마취의료의 중요성이 함께 인식되고, 제도적·재정적 지원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학회는 앞으로도 의료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필수의료 체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논의와 사회적 협력에 적극 참여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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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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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 팬데믹 선제적 대응..백신 임상시험 효능평가 속도 가속화 질병관리청과 국립보건연구원이 차기 팬데믹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내 백신 임상시험 검체분석 역량을 대폭 강화한다. 질병관리청(청장 임승관)과 국립보건연구원(원장 직무대리 김원호)은 12월 19일, 신종 감염병 발생 시 글로벌 수준의 백신 임상시험 효능평가 결과를 신속히 도출하기 위한 업무협력협약(MOU)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는 국립보건연구원을 비롯해 국제백신연구소, 국립중앙의료원,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백신혁신센터 등 생물안전 3등급(BL3) 시설을 보유한 국내 임상시험검체분석기관 6곳이 참여한다. 이번 협력체계는 故 이건희 회장 유족의 기부금으로 조성된 ‘감염병 극복 연구 역량 강화 사업’의 지원을 받아 2025년 9월부터 6년간 운영될 예정으로, 사업의 안정적 추진 기반도 함께 마련됐다.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국내에서 백신 임상시험 효능평가를 수행할 수 있었던 기관은 국립보건연구원과 국제백신연구소 2곳에 불과해, 미국·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고위험 병원체 대응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번 협약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국가 차원의 백신 임상시험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추진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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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ㆍ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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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중외제약, 혈액내과 대상 ‘HAPPY 심포지엄’ 개최 JW중외제약은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서울 이태원동 소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혈액내과 및 소아혈종내과 의료진을 대상으로 ‘HAPPY 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HAPPY 심포지엄은 JW중외제약의 혈액질환 관련 치료제인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 고용량 철분주사제 ‘페린젝트’, 면역질환 치료제 ‘악템라’,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ITP) 치료제 ‘타발리스’의 최신 연구 데이터와 실제 진료 현장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통합 학술 행사다. 심포지엄 첫날인 13일에는 세브란스병원 소아혈액종양과 한정우 교수가 ‘혈우병 최신 치료 방안과 동반질환 관리’를 주제로 강연했다. 한 교수는 혈우병 환자의 기대 수명 증가에 따른 심혈관 질환 등 동반 질환 관리 중요성을 강조하며 “헴리브라(성분명 에미시주맙) 예방요법은 안정적인 기저 지혈 수준을 제공해 항혈전 치료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병행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종양혈액내과 김경하 교수는 ‘CAR-T 세포 치료 후 부작용 관리’ 주제의 강연에서 “CAR-T 치료 이후 주된 부작용인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이 발생할 경우 악템라(성분명 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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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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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단체“건보공단 특사경, 공권력 비대화 우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특별사법경찰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 의료계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건보공단 특사경 도입은 법과 원칙에 따른 절차적 정당성과 합리성이 전제돼야 할 뿐만 아니라, 사후적 처벌 강화보다는 불법 의료기관의 사전 개설을 방지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이유다. 서울특별시의사회·서울특별시치과의사회·서울특별시한의사회 등 서울지역 3개 의료단체는 19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한 서울시의사회관 5층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6일 보건복지부와 관련 기관 업무보고에서 건보공단 특사경에 대해 "필요한 만큼 (인원을) 지정하라"고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지시했다. 건보공단에 특사경이 도입되면 불법 개설 의료기관(사무장 병원)을 공단이 직접 수사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의료계 단체들은 “특사경은 단순한 행정 권한이 아니라 강력한 수사권을 수반하는 제도”라며 “정치적 필요나 여론에 따라 성급히 추진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국민 건강권 보호라는 정책적 목표에는 공감하지만, 그 접근 방식에 있어서는 반드시 법과 원칙에 따른 절차적 정당성과 합리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건보공단은 의료기관과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