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30 (금)

  • 구름많음동두천 -2.4℃
  • 맑음강릉 0.6℃
  • 구름많음서울 -2.1℃
  • 구름조금대전 0.5℃
  • 흐림대구 1.1℃
  • 흐림울산 1.2℃
  • 구름많음광주 1.0℃
  • 흐림부산 2.1℃
  • 구름많음고창 -0.1℃
  • 흐림제주 4.8℃
  • 구름많음강화 -3.4℃
  • 맑음보은 -1.0℃
  • 구름조금금산 -0.2℃
  • 구름많음강진군 2.4℃
  • 흐림경주시 0.8℃
  • 흐림거제 2.5℃
기상청 제공

/김희수총장 자서전/73/나의 아내에 대하여

은행원 출신으로서 금전처리 분명하고 사치와 낭비 몰라



나의 아내는 스물세 살에 스물일곱 살인 나와 결혼하여 1남 3녀를 낳아 기르며 자상한 어머니로, 성실한 내조자로서 현모양처의 역할을 다해 왔다. 이만큼 가정을 꾸려오고 병원과 대학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아내의 헌신적인 노력과 부지런함 때문이었다.


1954년 결혼할 때 나는 대전보건소에서 근무하였고, 전후 잿더미 위에서 모든 것이 다 부족하고 궁핍한 시절이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가장 어려웠던 그 시절이 가장 행복했던 것 같다. 결혼한 지 일 년 후에 장녀 용애를 출산하였고 첫딸에 대한 사랑과 처에 대한 정은 더욱 더 깊어져 갔다. 결혼 생활 3년여 되는 해 나는 가족의 생활 대책도 세워놓지 못한 채 도미(渡美) 유학길에 올랐다. 여유가 없는 생활이다 보니 가족이 걱정되면서도 청운의 꿈을 안고 미국을 향해 떠났다.

 

경상학관 앞에서 부인 김영이여사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처와 딸아이의 생활비가 걱정되어 태평양 선상에서 대양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궁리를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생활비는 가끔 월급에서 절약하여 보내준 일이 있지만 그것으로 생활을 하자니 아마 의식주가 말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도 처는 한마디 불평이 없었다. 오히려 나의 미국 유학기간 동안 미용사 자격증을 받아 미장원을 개업하여 혼자 가사를 돌보며 아이를 키워냈다.


전형적인 한국의 가정주부이지만, 아내는 어려움을 극복해 낼 수 있는 슬기로움과 용기를 지니고 있다. 내가 유학에서 돌아와 병원을 개업할 때나 요즘처럼 육영사업을 크게 벌여 놓아도 한번도 반대하지 않고 내조를 아끼지 않았다. 아내의 이러한 성품은 내가 여러 가지 큰일을 계획하고 실행할 때에 많은 의지가 되었다.


아내는 결혼 초기부터 부모님에 대한 효성도 지극했다. 가끔 아버님 건강에 좋다는 보약도 지어다 드리고, 춘추복 등을 사서 버스 편을 이용하여 고향인 양촌에 다녀와서는 흐뭇해하곤 했다. 시부모님을 자신의 친부모 이상으로 정성껏 받들었으며 병간호도 하고 지성껏 봉양해 드렸다. 방이 여유가 있어 동생과 조카가 기숙을 하며 대학에 다닐 때도 단 한번 불평하는 일 없었다. 나로서는 마음 속 깊이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으나 밖으로 표현해 본 적이 없어서 미안할 따름이다.


1남 3녀를 기르는 일도 나는 별로 신경을 쓰지 못하고 전적으로 아내의 몫이었다. 아이들이 아플 때도 혼자 밤샘을 하며 간호했고,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도 혼자 따라다니며 남다른 열성을 쏟아주었다. 나의 처가 4남매 모두에게 가정교육을 어떻게 했는지 잘 모르지만, 친척이나 이웃으로부터 아이들이 잘못되었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훌륭하게 키워준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엄마는 일을 많이 해 손금이 닳아 없어졌을 거야!”라고 어느 날 딸아이가 안쓰러워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돈이 많을 터인데 사치를 모른다고 이웃들이 말한다는 소리도 들었다. 정말 부지런하고 검소하며 인정도 많은 아내였다. 나 자신이 늘 ‘검소’를 강조해왔지만 그것을 행동에 옮기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아내는 손발이 닳도록 평생 일에만 매달렸다. 아내가 일밖에 모르는 건 어쩌면 천성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더 늙기 전에 편안하게 해주고 그간의 노고를 위로해 주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아 늘 미안하게 생각한다.


내가 아내를 가장 기쁘게 해 주었던 일은 지금 생각해 보면 김안과를 개업하고 2년 만에  대지 50여 평에 방이 3개, 부엌이 달린 집을 처음 사 들였을 때였던 것 같다. 큰 병원을 건립했을 때나 대학을 세웠을 때보다 더 기뻐한 것 같다. 내가 벌어 처음 구입한 집은 한옥이라 별로 볼품이 없었지만 아내는 손수 도배도 하고 방 살림과 부엌살림도 하나씩 장만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2~3년 후에는 좀 큰 집으로 방 4개에 대청마루도 있는 가옥을 구입하자 부모님께서도 시골에서 올라오셔서 꽤나 좋아하셨던 기억이 나기도 한다.


주변에서 우리를 보고 ‘잉꼬부부’라 부러워하는 이도 있었다. 아내는 1남 3녀를 낳아 기르며 자상한 어머니로, 성실한 내조자로서 현모양처의 역할을 다해 왔다. 또 체구는 작지만 참을성이 많고 하는 일이 아주 야무진 면이 있다. 은행원 출신이어서 지금도 금전 처리가 분명하다. 아마 아내가 사치와 낭비를 했다면 대학 설립의 꿈은 실현되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와서 아내는 머리도 희어지고 허리도 구부정하지만 크게 아픈 곳은 없으며, 주말이면 청계 농장에 가서 조림수 손질을 하는 게 하루 일과가 되었다. 아내는 조림, 조경에 일가견이 있어 30여 년 손질한 농장은 제법 울창하고 조화 있게 가꾸어져 있다. 누가 보아도 훌륭한 휴양지로 느낄 만하게 정성을 쏟았다. 이 농장은 우리 가족의 주말 모임터이기도 하고 가끔 생일이나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 파티장으로 사용된다. 이 모두가 아내가 정성껏 심고 가꾼 덕분이다.


우리 집의 화목도 청계 농장처럼 아내의 헌신적인 내조와 정성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현재 하는 일들이 모두 잘 풀리고 자손들도 탈 없이 성장하고 있는 것이 모두 아내의 덕분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늘 미안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배너
배너

배너

행정

더보기

배너
배너

제약ㆍ약사

더보기
해외 허가 애로 해결 ‘원스톱 창구’…의약품 수출규제지원 사무국 가동 한국제약바이오협회(회장 노연홍) 와 식품의약품안전처(오유경 처장)는 30일 의약품분야 수출규제 지원 및 수출기업 규제정보 제공 ·애로상담을 위한 ‘의약품 수출규제지원 사무국’을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의약품 수출규제지원 사무국’(이하 사무국 )은 우리 기업들이 국가별로 복잡한 허가 제도와 규제장벽을 넘지 못해 겪는 어려움을 민-관 협력으로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신설되어, 기업들이 의약품 수출국가의 인허가를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해외 인허가 사례와 허가제도 분석 ·제공, 규제 애로사항 상담, 수출국 규제당국과의 소통기회 마련 등을 통해 기업을 지원한다. 그간 협회는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해 관계 부처 및 해외 규제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왔으며, 최근 2년간 200건 이상의 수출 규제 애로사항을 발굴·건의하는 등 업계를 대변하는 핵심 소통채널로 기능해 왔다. 특히 베트남·인도네시아·일본 등 주요 수출국을 대상으로 민관 합동 대표단 파견, 현지 규제기관과의 양자 협의 의제 발굴 , 인허가 제도 세미나 및 비즈니스 미팅 등을 진행하며 규제분야 지원 역량을 축적해 왔다. 협회는 수출허가지원 사무국 운영을 통해 기업의 수출 및 허가 관련 애로사항을 상

배너
배너
배너

의료·병원

더보기
서울특별시의사회,‘수급 불안정 의약품 대책, 성분명 처방이 해법인가’ 토론회 개최 서울특별시의사회(회장 황규석)는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과 함께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수급 불안정 의약품 대책, 성분명 처방이 해법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의약품 수급 불안정 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목으로 ‘성분명 처방’을 의무화하는 입법이 추진되자 이번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과 해법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에 참석한 의료계와 환자단체, 노인단체, 정부 관계자들은 의약품 수급 문제와 성분명 처방의 적정성을 놓고 심도 있는 논의를 벌였다. 패널 토론에 나선 대한노인회와 대한파킨슨병협회 관계자는 성분명 처방과 선택분업 논의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임세규 사무처장은 “선택분업은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노인의 생존과 안전 문제”라고 주장했다. 임 처장은 “다질환·다약제 복용이 일반적인 고령 환자의 경우 약 이름과 모양이 자주 바뀌면 혼란과 복약 오류 위험이 커진다”며 “노인들의 특성상 변화에 대한 대응 능력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진료 공간과 조제 공간이 분리된 현재 구조는 약물 설명에 대한 연속성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복약 오류와 약물 오·남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