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무호흡증(Obstructive Sleep Apnea, OSA)이 임신부의 임신중독증(자간전증) 위험을 최대 5배까지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수면 관련 증상을 간과하지 말고 조기 진단과 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최근 국내외 여러 연구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을 겪는 임신부는 정상적인 수면을 유지하는 임신부에 비해 고혈압성 질환을 포함한 임신중독증의 발병률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만, 고령 임신, 당뇨병 등의 위험 인자가 동반될 경우 그 위험은 더욱 증가한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자는 동안 상기도가 반복적으로 막히면서 산소 부족(hypoxia)을 유발한다. 이로 인해 체내 산화 스트레스와 혈관 기능 이상이 발생하고, 결국 고혈압, 태반 혈류 이상, 전신 염증 반응으로 이어져 임신중독증의 병리적 기반을 형성하게 된다.
이에 따라 미국 산부인과학회(ACOG) 및 수면의학 관련 학회에서는 고위험 임신부를 대상으로 수면무호흡증 선별검사 및 진단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코골이, 주간 졸림증, 야간 빈호흡 등의 증상이 있다면 전문적인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진단은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를 통해 가능하며, 수면무호흡증으로 판정된 경우 CPAP(지속적 기도 양압 장치) 치료가 효과적인 대안으로 제시된다. 이 장치는 기도를 열어주는 압력을 제공해 무호흡을 예방하고, 산소 공급을 정상화시켜 합병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한 수면의 질 문제를 넘어서 산모와 태아 모두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고위험군 임신부는 수면 건강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때는 양압기 치료가 최선이다.”고 강조했다.
양압기 치료는 기도를 열어주는 일정한 압력을 제공해 수면 중 무호흡을 방지하고 산소 공급을 정상화함으로써, 혈압 안정 및 태반 기능 유지에 도움을 준다. 실제로 양압기 치료를 받은 임신부는 임신중독증 및 조산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는 임상 데이터가 많다.
한편, 수면 자세 개선, 적절한 체중 조절, 규칙적인 생활 습관 등도 수면무호흡증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