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에게만 나타나는 질환으로 알려졌던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최근 성인층에서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ADHD 진료 환자는 2020년 7만 8,958명에 서 2024년 25만6,922명으로 225% 증가했다. 특히 20대 이상 성인 환자 수는 같은 기간 2만4,715명에서 12만3,294명으로 399%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사람들이 ADHD를 소아 청소년기에만 발생하는 질환으로 오해하지만, 실제로는 성인기까지 이어지거나 성인이 되어 새롭게 발병하기도 한다. 단순히 타고난 성격이나 성향 탓으로 치부해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성인 ADHD, 성격 문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환
성인 ADHD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소아기에 나타난 증상이 성인까지 이어지는 유형과, 성인이 된 후 새롭게 발병하는 사례다. 그러나 많은 환자들이 이를 ‘타고난 성격’이나 ‘개인 성향’ 정도로 여기고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성인 ADHD 환자들은 업무와 학업에서 집중력이 떨어지고, 감정 기복으로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 증상으로는 △한 가지 일을 끝내지 못함 △물건을 자주 잃어버림 △정리정돈의 어려움 △즉흥적 행동 △기한 내 업무 처리 곤란 △감정 기복과 예민함 △자극 추구 성향 △도박·게임·음주 등 과몰입 행동 등이 있다.
소아기에 비해 과잉 행동은 줄어드는 대신, 집중력 부족이 주요 증상으로 남는 경우가 많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성인 ADHD를 직장 내 무단 결근, 업무 효율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성민 전문의는 “성인 ADHD는 단순한 게으름이나 성격 문제가 아니라 뇌 발달과 신경 전달 물질 이상으로 발생하는 의학적 질환”이라며, “방치하면 학업과 직장 생활, 대인관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인과 치료, 그리고 생활 관리
성인 ADHD는 유전적 요인뿐만 아니라 △도파민 감소 △대뇌피질 발달 지연과 같은 신경학적 요인 △조산, 음주, 임신 중 스트레스 등의 환경적 요인도 영향을 미친다.
치료법은 환자가 질환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질환 교육’, 주의 집중력을 높이는 ‘약물 치료’, 사고와 행동 변화를 돕는 ‘인지행동치료’ 등이 있다. 또한 생활 속에서 △계획 세우기 △할 일 목록 작성 △알람 활용 △정해진 장소에 물건 두기 △규칙적인 생활 습관 유지 등이 증상 관리에 도움이 된다.
성인 ADHD는 단순히 게으르거나 산만한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학업과 업무 성과, 대인관계, 심리적 건강에까지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를 통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정성민 전문의는 “혹시 나도 성인 ADHD일지 의심된다면 전문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유를 알 수 없었던 일상의 어려움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전문적인 도움을 받길 권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