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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노재영칼럼/ “건기식 과장 마케팅, 신뢰의 위기…사전·사후 관리 강화해야”

건강을 약속하는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그 약속을 검증하는 장치는 여전히 허술하다. 최근 ‘먹는 알부민’ 논란은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다시 한번 드러낸 사례다. 의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음에도 피로 회복, 면역력 강화, 기력 증진 등 광범위한 효능을 내세운 광고가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먹는 알부민’이 의학적 효과가 있는 것처럼 홍보돼서는 안 된다”며 과학적 근거 부족을 지적했다. 아울러 일부 의료인의 광고 참여 행태를 비윤리적이라고 비판하고 자정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제 제기는 특정 제품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미 다수 의료계에서 건강기능식품 전반의 과대표현과 과대마케팅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문제의 핵심은 ‘식품’과 ‘의약품’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건강기능식품은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를 목적으로 하지 않음에도, 광고에서는 특정 질환 개선 효과가 있는 것처럼 묘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특정 성분의 생리적 기능을 설명한 뒤, 해당 성분이 포함된 제품 섭취 시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 것처럼 소비자를 유도하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 여기에 의료인이 등장해 신뢰를 더하는 순간, 정보 전달은 설명을 넘어 설득으로 변질된다.

이 같은 광고는 단순한 과장의 문제가 아니다. 소비자의 건강 판단을 왜곡하고, 불필요한 소비를 유도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게 할 위험까지 내포한다. 의료인의 전문성이 상업적 홍보 수단으로 활용되는 ‘쇼닥터’ 현상은 이러한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관리·감독의 한계 역시 분명하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건강기능식품 표시·광고를 주로 사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과 SNS를 중심으로 광고가 실시간 확산되는 환경에서 이러한 방식은 대응 속도에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인플루언서, 협찬 콘텐츠, 플랫폼 광고 등은 규제의 사각지대를 형성하며 소비자 오인을 키우고 있다.

해외의 규제 체계는 보다 엄격하다. 미국의 Food and Drug Administration는 건강보조식품에 대해 제조사의 책임을 강조하면서도 질병 치료를 암시하는 표현에 대해서는 강력히 제한하고 있다. 또한 Federal Trade Commission는 광고의 과학적 근거를 중시해 허위·과장 광고에 대해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한다. 유럽연합의 European Food Safety Authority 역시 건강 주장에 대해 사전 과학적 검증을 거쳐 승인된 표현만 허용하는 등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규제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국내는 여전히 ‘사후 대응’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다. 문제가 발생한 뒤 회수하거나 시정명령을 내리는 방식만으로는 빠르게 진화하는 마케팅 환경을 따라가기 어렵다. 이제는 사전 관리와 사후 규제를 결합한 입체적 관리 체계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우선, 기능성 표현에 대한 사전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 질병과의 연관성을 암시할 가능성이 있는 표현에 대해서는 사전 심사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의료인의 광고 참여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제재 기준을 마련해 전문직 신뢰의 상업적 남용을 차단해야 한다. 아울러 온라인과 플랫폼 광고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위반 시 즉각적인 노출 차단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성장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그러나 시장의 확대가 곧 신뢰의 확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과학적 근거 없이 남발되는 ‘건강 약속’은 결국 소비자 불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규제 강화가 아니라 신뢰 회복이다. 건강을 다루는 산업이라면, 그 출발점은 언제나 과학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원칙을 지키는 책임은 정부와 기업, 그리고 전문가 모두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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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영칼럼/ “건기식 과장 마케팅, 신뢰의 위기…사전·사후 관리 강화해야” 건강을 약속하는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그 약속을 검증하는 장치는 여전히 허술하다. 최근 ‘먹는 알부민’ 논란은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다시 한번 드러낸 사례다. 의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음에도 피로 회복, 면역력 강화, 기력 증진 등 광범위한 효능을 내세운 광고가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먹는 알부민’이 의학적 효과가 있는 것처럼 홍보돼서는 안 된다”며 과학적 근거 부족을 지적했다. 아울러 일부 의료인의 광고 참여 행태를 비윤리적이라고 비판하고 자정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제 제기는 특정 제품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미 다수 의료계에서 건강기능식품 전반의 과대표현과 과대마케팅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문제의 핵심은 ‘식품’과 ‘의약품’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건강기능식품은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를 목적으로 하지 않음에도, 광고에서는 특정 질환 개선 효과가 있는 것처럼 묘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특정 성분의 생리적 기능을 설명한 뒤, 해당 성분이 포함된 제품 섭취 시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 것처럼 소비자를 유도하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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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알부민, 혈중 수치 못 높인다”…의협, ‘쇼닥터 광고’ 강력 경고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홈쇼핑과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른바 ‘먹는 알부민’ 건강식품 광고에 대해 “의학적 효능을 가장한 과장 홍보”라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일부 의료인이 제품 개발 참여나 광고 모델로 등장해 효능을 강조하는 사례에 대해 “전문직 신뢰를 악용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의협은 “알부민은 간에서 합성되는 혈장 단백질로 체내 수분 균형 유지와 물질 운반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식품 형태로 섭취할 경우 소화 과정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된다”며 “이를 먹는다고 혈중 알부민 수치가 직접 증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주사제 알부민과 건강식품을 혼동하도록 유도하는 광고 표현에 대해 “의사로서의 윤리를 저버린 행위”라고 지적했다. 의협에 따르면 일반 건강인을 대상으로 ‘먹는 알부민’이 피로 회복이나 면역력 증진에 효과가 있다는 임상적 근거도 확인되지 않았다. 의협은 일부 광고가 알부민의 생리적 기능을 설명하면서 특정 제품 섭취 시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의료인이 등장해 신뢰도를 높이는 방식은 “의사의 사회적 신뢰를 상업적 이익에 활용하는 부적절한 행태”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