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1 (일)

  • 맑음동두천 -10.1℃
  • 맑음강릉 -3.1℃
  • 맑음서울 -6.8℃
  • 박무대전 -4.2℃
  • 구름많음대구 -3.2℃
  • 구름많음울산 -2.7℃
  • 흐림광주 -1.4℃
  • 맑음부산 -1.6℃
  • 흐림고창 -3.2℃
  • 제주 5.7℃
  • 맑음강화 -8.7℃
  • 흐림보은 -3.8℃
  • 흐림금산 -3.5℃
  • 구름많음강진군 -3.4℃
  • 구름많음경주시 -6.6℃
  • 맑음거제 -1.7℃
기상청 제공

/김희수총장 자서전/ 3 / 대화하는 총장,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총장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어야 실질적 도움이 돼

  

총장 부임 후 내가 역점을 둔 일은 학내 모든 구성원과 대화를 갖는 일이었다. 교수들뿐만 아니라 학생들, 환경미화원, 버스기사, 경비원, 그리고 학교 주변의 상가 주인들과 원룸, 하숙집 주인들까지 직접 만나러 다녔다. 학내 사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학교와 학교 주변 환경이 어떤지 피상적으로 보고받는 것보다 내가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어야만 했다.


학생들과는 인성교육이나 동아리 발표 행사장에 찾아가 대화를 나누었고 강의실을 다니며 수업 받는 모습을 관찰하기도 했다. 교수님들뿐 아니라 학교의 궂은일을 담당하는 경비원이나 환경미화원, 버스기사 분들과도 오찬을 나누며 애로사항도 들었다. 그리고 부총장, 보직 교수들과 함께 ‘1일 미화원’으로 학내 청소를 함으로써, 환경미화원들의 어려움을 체험하는 시간도 가졌다.

 

우리가 매일 만나면서도 무심코 지나치는 미화원들의 업무를 실제로 해 봄으로써 그들도 학교의 일원으로서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자는 생각에서였다. 내가 이같이 계속 돌아다니고 사람들을 만난 것은 학내 사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학교와 주변 환경이 어떠한지 피상적으로 보고받는 것보다 내가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어야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나는 기숙사가 아닌 학교 밖에서 자취 생활하는 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먼 곳에서 우리 학교까지 자녀를 보내주신 학부모님들이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했다. 원룸이나 하숙집 주인들을 만나 학생들에게 애정을 갖고 각별히 신경을 써 달라고 부탁드렸다.

 

 학교 주변의 상가 주인들과도 식사를 하며 어린 학생들에게 술을 너무 많이 팔지 말라든가, 물건 값이나 밥값을 비싸지 않게 해주라는 등의 당부를 했다. 처음에는 학교에서 별 간섭을 다한다고 반발을 샀다. 그러나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권유하자 원룸과 하숙집 주인들의 반응이 달라졌고 학생들도 집주인으로부터 전보다 나은 서비스를 받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김희수 총장이 모범원룸 인증 및 명예사감 위촉식에서 좀더 책임감있게 학생들을 지도해달

라는 요지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인근 원룸 주인 70여 명을 명예 사감으로 위촉했고 좀더 책임감 있게 학생들을 지도해 달라고 부탁드렸다. 교수와 학부모, 학생들을 ‘교외 사감’으로 임명하여 원룸이나 자취방의 상태를 점검하게 했다. 일정 기준에 도달한 곳에는 인증서를 교부하고 학교 인터넷에 소개하기도 했다. 이렇게 학생들이 건전하고 성실하게 교외 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가자 학교와 자녀에 대한 학부모들의 신뢰감을 한층 높일 수 있었다.


나는 대화하는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백번 강조해도 모자란다고 생각한다. 대화가 있는 가정, 대화가 있는 학교, 대화가 있는 사회에서는 문제가 발생할 수 없다고 본다. 그래서 학교 스쿨버스를 자주 이용하면서 학생들과 만날 기회를 만들고, 총장실에서 가만히 앉아 있기보다 학교를 이곳저곳 순시하면서 학생들과 이야기 나누기를 즐긴다. 어느 대학에서는 4년 동안 학교에 다니면서 총장 얼굴도 모르는 학생들이 있다고 들었다.

 

처음에는 쑥스러워하고 어려워하던 학생들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나에게 다가오고 반갑게 인사를 한다. 대화를 통해 내가 학생들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여 시정할 부분은 시정하고 필요로 하는 것들은 즉시 해결해 주자, 오히려 나를 만나면 반기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했다. 여학생들은 나를 ‘총장 오빠’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들었다.
그리고 신입생 입학식이 있는 날이면 행사가 끝난 뒤 학부모님들과 대화를 갖는다. 학부모님들께 앞으로 전개될 학교의 교육 방침이나 생활지도 방침을 말씀드리고 학부모님들의 의견도 경청한다. 자식을 4년 동안 맡길 학교가 어떤 곳인지, 어떻게 공부를 시키는지, 졸업하고 나면 어떠한 전망이 있는지, 부모의 입장에서는 궁금한 점도 많고 학교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도 많을 것이다.

 

그래서 학부모와의 간담회는 진지한 이야기들이 오가고 예상 시간보다 훨씬 길어지기 일쑤이다. 한번은 총학생회에서 기숙사의 야간 귀사 시간인 밤 11시가 너무 빠르니 한 시간만 연장해 달라고 해서 학부모님들과 상의하여 대답을 주겠다고 했다. 입학식 때 학부모님들이 모인 자리에서 그 문제를 말씀드렸더니 대부분의 학부모님들이 시간을 당기면 당겼지 더 늦추는 것은 안 된다고 반대하셨다. 그 문제는 이후 다시 거론되지 않고 있다.


나는 나의 교육관을 혼자 실행하기보다 우리 학교 교수님들께도 강력하게 권장하고 있다. 권위 있고 존경받는 교수도 좋지만 친근하면서 존경받는 교수가 더욱 바람직하다고 본다. 권위도 필요하지만, 아무래도 거리감이 있고 친밀한 유대관계가 형성되기 어렵다. 학생들과 접촉하는 시간이 가장 많은 사람이 교수인데, 사제 간에 따듯한 정이 흐르지 않는다면 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애정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총장에 취임하면서 교수님들을 대상으로 매달 서비스 교육을 실시했다. 교수님들의 권위주의적 태도를 바꿔보자는 취지에서였다. 또 담임교수제라 하여 한 학생을 한 명의 교수가 4년 동안 전담하여 주기적인 상담을 하도록 하고 그 내용을 의무적으로 기록하도록 했다. 교수들이 지속적인 관심으로 학생들을 보살피고 더 나아가 학생의 장래 문제와 취업에까지 책임지는 제도라 할 수 있다. 담임교수제를 형식적인 학교 시스템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그렇게 만남을 갖다 보면 사제지간의 따듯한 정이 축적되기 마련이다.

 


어느 해 대전 유성의 어느 호텔에서 <학사보고회>를 가졌는데 신입생 한 명이 사례 발표를 한 적이 있었다. 그 학생은 대전의 모 국립대학과 우리 대학에 동시 합격했는데, 스스로 우리 학교를 선택한 학생이었다. 집에서 학교까지 거리도 멀고 부모님과 고등학교 선생님들까지 반대했는데도 우리 학교에 입학한 이유는 바로 교수님과의 친밀한 유대관계 때문이라고 했다.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국립대학에서는 졸업할 때까지 개인적으로 교수님을 만나볼 기회가 거의 없는 데 반해, 건양대는 언제든지 교수님을 만날 수 있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하여 우리 학교에 오게 됐다는 것이다.

 


또 우리 대학은 다른 학교로 편입 가는 학생들이 드문데, 그 이유가 교수님과의 인간관계 때문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교수님들이 학생들의 연애사까지 훤히 꿰뚫고 계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만큼 학생들과의 친밀도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본다. 학생들이 학교에 대한 소속감과 애교심을 가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인간관계인 것이다. 학교 구성원들의 깊은 신뢰감과 친밀한 유대감이야말로 교육 현장에서 최우선 순위로 꼽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상호간의 대화가 필수적이며 의도적이더라도 자주 만나 서로를 이해해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나도 총장실에만 있는 총장, 지시만 내리는 총장이 아니라, 교정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총장,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총장, 그래서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총장으로 오랫동안 기억되고 싶다.

 

배너
배너

배너

행정

더보기

배너
배너

제약ㆍ약사

더보기
해외 허가 애로 해결 ‘원스톱 창구’…의약품 수출규제지원 사무국 가동 한국제약바이오협회(회장 노연홍) 와 식품의약품안전처(오유경 처장)는 30일 의약품분야 수출규제 지원 및 수출기업 규제정보 제공 ·애로상담을 위한 ‘의약품 수출규제지원 사무국’을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의약품 수출규제지원 사무국’(이하 사무국 )은 우리 기업들이 국가별로 복잡한 허가 제도와 규제장벽을 넘지 못해 겪는 어려움을 민-관 협력으로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신설되어, 기업들이 의약품 수출국가의 인허가를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해외 인허가 사례와 허가제도 분석 ·제공, 규제 애로사항 상담, 수출국 규제당국과의 소통기회 마련 등을 통해 기업을 지원한다. 그간 협회는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해 관계 부처 및 해외 규제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왔으며, 최근 2년간 200건 이상의 수출 규제 애로사항을 발굴·건의하는 등 업계를 대변하는 핵심 소통채널로 기능해 왔다. 특히 베트남·인도네시아·일본 등 주요 수출국을 대상으로 민관 합동 대표단 파견, 현지 규제기관과의 양자 협의 의제 발굴 , 인허가 제도 세미나 및 비즈니스 미팅 등을 진행하며 규제분야 지원 역량을 축적해 왔다. 협회는 수출허가지원 사무국 운영을 통해 기업의 수출 및 허가 관련 애로사항을 상

배너
배너
배너

의료·병원

더보기
노재영칼럼/ 숫자를 늘리면 의료가 해결된다는 착각 의사 수 증원 논쟁은 언제나 같은 전제에서 출발한다. 의사가 부족하니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전제는 한 번도 제대로 검증된 적이 없다. 부족한 것은 의사의 ‘수’가 아니라, 의사가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다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 구분을 하지 않는 순간, 의사인력 정책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숫자 논란에 직면하게 된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일본 의사인력 정책 분석 보고서는 이 점을 정면으로 드러낸다. 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의사 수 증원과 감축을 반복해 온 국가다. 그리고 일본이 수십 년의 시행착오 끝에 얻은 결론은 분명하다. 총량 증원은 쉽지만, 의료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이제 의사 수를 얼마나 늘릴 것인가보다, 어디에 어떤 의사가 필요한지를 먼저 묻는다. 의대 정원 조정은 정책 수단의 하나일 뿐, 정책의 중심이 아니다. 지역·분야별 의사 배치, 근무 여건과 처우, 교육과 수련 체계, 의료 전달체계 전반을 함께 설계하지 않으면 총량 증원은 공허한 숫자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정책의 출발점이다. 이러한 전환은 정책 내용만의 변화가 아니다. 정책을 만드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 일본의 의사인력 정책은 단일 부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