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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총장 자서전/22/이명박 대통령과 등록금 동결



2010년 1월 15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께서 주요 대학 총장 초청 오찬간담회를 여는 자리에 참석하게 되었다.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 이장무 서울대 총장, 이기수 고려대 총장, 서정돈 성균관대 총장, 노동일 경북대 총장, 김인세 부산대 총장 등 전국 21개 대학 총장들과, 정정길 대통령 실장, 진동섭 교육과학문화수석,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등도 함께 한 자리였다. 이날 대통령께서는 청년 취업 문제, 등록금 문제, 입학사정관제 문제 등을 거론하셨고 정부의 대학 정책과 G20 정상회의 등에 대해 총장단의 의견을 구하셨다.

 

그리고 당시 국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던 등록금 상한제를 언급하면서 등록금은 대학 자율로 정해야 하지 법으로 결정할 문제라 아니라고 하면서, 지난해 대학에서 스스로 등록금을 동결해 주어서 감사하다고 치하하셨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만큼 졸업생들의 취업에도 신경을 써달라고 하셨다. 또 입학사정관제가 처음 시행되는 만큼 이에 대한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에 힘쓰고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한 제도이니 만큼 대학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하셨다.


사실 건양대는 2009년부터 등록금을 동결하여 올해까지 3년 연속 등록금을 인상하지 않았다. 2009년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 세계 경기가 침체되어서 각 대학이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발적으로 등록금을 동결한 데가 많았다. 학교 재정을 등록금에 의존하는 대학들은 오르는 물가에 따라 학비를 인상해야지만 운영이 가능하다. 그래서 2010년에 이어 올해까지 계속 등록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대학들이 많았던 것이다. 우리 대학의 경우 학생 등록금보다 재단 이입금이 더 많기 때문에 등록금에 크게 좌지우지 되지 않는다. 우리 대학이 3년 연속 지역에서 가장 먼저 등록금 동결을 선언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가능한 것이다.

김희수 총장이 교육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무궁화장을 받았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 대학의 등록금 동결 비결은 비효율적인 예산을 줄이거나 축소하는 데 있다. 대학이 예산을 방만하게 경영하면 지금 당장이야 교직원들이나 학생들이 좋다고 하겠지만, 앞으로 대학의 존립 위기가 닥치면 독자 생존할 수 없게 된다. 나는 교직원들로부터 짜다는 소리를 듣겠지만, 학생들의 등록금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아무리 적은 지출이라도 철두철미하게 따져본다. 그렇게 아낀 돈으로 내가 호의호식을 하거나 다른 곳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늘 떳떳하다. 그리고 절약한 비용들은 모두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환원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기 마련이다.


입학사정관제 역시 우리 대학은 2008년 시범운영 때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우수대학으로 평가받아 3년 연속 선정된 것이다. 입학사정관제는 시험 성적 위주의 학생선발에서 탈피하여 학생의 적성과 특기, 잠재력과 창의성 등을 평가하여 뽑는 것으로, 2010년에서 3백여 명, 올해는 4백여 명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였다. 지난 3월에는 고등학교 선생님들과 전국 입학사정관들을 대상으로 관저캠퍼스 명곡홀에서 입학사정관제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하여 나도 관심이 많은 터라 참석해 보았다.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는 학생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그런지 2백 여 명에 가까운 분들이 참석하여 시종일관 진지하게 강연을 듣는 분위기였다.


입학사정관제도의 취지가 좋기 때문에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만 이루어진다면 수시전형의 경우는 이 제도를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잠재력보다는 시험 성적에 맞춰 학과를 선택하는 경우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대학에 와서 전공이 자신의 적성과 맞지 않으면 중도에 포기하게 되거나, 전공 자체에 흥미를 잃어 개인적으로 많은 손실을 입기 마련이다. 매년 제도를 잘 개선하여 입학사정관제도가 안착된다면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문제인 입시제도가 해결될 수도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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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영칼럼/ 숫자를 늘리면 의료가 해결된다는 착각 의사 수 증원 논쟁은 언제나 같은 전제에서 출발한다. 의사가 부족하니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전제는 한 번도 제대로 검증된 적이 없다. 부족한 것은 의사의 ‘수’가 아니라, 의사가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다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 구분을 하지 않는 순간, 의사인력 정책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숫자 논란에 직면하게 된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일본 의사인력 정책 분석 보고서는 이 점을 정면으로 드러낸다. 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의사 수 증원과 감축을 반복해 온 국가다. 그리고 일본이 수십 년의 시행착오 끝에 얻은 결론은 분명하다. 총량 증원은 쉽지만, 의료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이제 의사 수를 얼마나 늘릴 것인가보다, 어디에 어떤 의사가 필요한지를 먼저 묻는다. 의대 정원 조정은 정책 수단의 하나일 뿐, 정책의 중심이 아니다. 지역·분야별 의사 배치, 근무 여건과 처우, 교육과 수련 체계, 의료 전달체계 전반을 함께 설계하지 않으면 총량 증원은 공허한 숫자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정책의 출발점이다. 이러한 전환은 정책 내용만의 변화가 아니다. 정책을 만드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 일본의 의사인력 정책은 단일 부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