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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총장 자서전/73/나의 아내에 대하여

은행원 출신으로서 금전처리 분명하고 사치와 낭비 몰라



나의 아내는 스물세 살에 스물일곱 살인 나와 결혼하여 1남 3녀를 낳아 기르며 자상한 어머니로, 성실한 내조자로서 현모양처의 역할을 다해 왔다. 이만큼 가정을 꾸려오고 병원과 대학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아내의 헌신적인 노력과 부지런함 때문이었다.


1954년 결혼할 때 나는 대전보건소에서 근무하였고, 전후 잿더미 위에서 모든 것이 다 부족하고 궁핍한 시절이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가장 어려웠던 그 시절이 가장 행복했던 것 같다. 결혼한 지 일 년 후에 장녀 용애를 출산하였고 첫딸에 대한 사랑과 처에 대한 정은 더욱 더 깊어져 갔다. 결혼 생활 3년여 되는 해 나는 가족의 생활 대책도 세워놓지 못한 채 도미(渡美) 유학길에 올랐다. 여유가 없는 생활이다 보니 가족이 걱정되면서도 청운의 꿈을 안고 미국을 향해 떠났다.

 

경상학관 앞에서 부인 김영이여사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처와 딸아이의 생활비가 걱정되어 태평양 선상에서 대양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궁리를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생활비는 가끔 월급에서 절약하여 보내준 일이 있지만 그것으로 생활을 하자니 아마 의식주가 말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도 처는 한마디 불평이 없었다. 오히려 나의 미국 유학기간 동안 미용사 자격증을 받아 미장원을 개업하여 혼자 가사를 돌보며 아이를 키워냈다.


전형적인 한국의 가정주부이지만, 아내는 어려움을 극복해 낼 수 있는 슬기로움과 용기를 지니고 있다. 내가 유학에서 돌아와 병원을 개업할 때나 요즘처럼 육영사업을 크게 벌여 놓아도 한번도 반대하지 않고 내조를 아끼지 않았다. 아내의 이러한 성품은 내가 여러 가지 큰일을 계획하고 실행할 때에 많은 의지가 되었다.


아내는 결혼 초기부터 부모님에 대한 효성도 지극했다. 가끔 아버님 건강에 좋다는 보약도 지어다 드리고, 춘추복 등을 사서 버스 편을 이용하여 고향인 양촌에 다녀와서는 흐뭇해하곤 했다. 시부모님을 자신의 친부모 이상으로 정성껏 받들었으며 병간호도 하고 지성껏 봉양해 드렸다. 방이 여유가 있어 동생과 조카가 기숙을 하며 대학에 다닐 때도 단 한번 불평하는 일 없었다. 나로서는 마음 속 깊이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으나 밖으로 표현해 본 적이 없어서 미안할 따름이다.


1남 3녀를 기르는 일도 나는 별로 신경을 쓰지 못하고 전적으로 아내의 몫이었다. 아이들이 아플 때도 혼자 밤샘을 하며 간호했고,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도 혼자 따라다니며 남다른 열성을 쏟아주었다. 나의 처가 4남매 모두에게 가정교육을 어떻게 했는지 잘 모르지만, 친척이나 이웃으로부터 아이들이 잘못되었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훌륭하게 키워준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엄마는 일을 많이 해 손금이 닳아 없어졌을 거야!”라고 어느 날 딸아이가 안쓰러워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돈이 많을 터인데 사치를 모른다고 이웃들이 말한다는 소리도 들었다. 정말 부지런하고 검소하며 인정도 많은 아내였다. 나 자신이 늘 ‘검소’를 강조해왔지만 그것을 행동에 옮기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아내는 손발이 닳도록 평생 일에만 매달렸다. 아내가 일밖에 모르는 건 어쩌면 천성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더 늙기 전에 편안하게 해주고 그간의 노고를 위로해 주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아 늘 미안하게 생각한다.


내가 아내를 가장 기쁘게 해 주었던 일은 지금 생각해 보면 김안과를 개업하고 2년 만에  대지 50여 평에 방이 3개, 부엌이 달린 집을 처음 사 들였을 때였던 것 같다. 큰 병원을 건립했을 때나 대학을 세웠을 때보다 더 기뻐한 것 같다. 내가 벌어 처음 구입한 집은 한옥이라 별로 볼품이 없었지만 아내는 손수 도배도 하고 방 살림과 부엌살림도 하나씩 장만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2~3년 후에는 좀 큰 집으로 방 4개에 대청마루도 있는 가옥을 구입하자 부모님께서도 시골에서 올라오셔서 꽤나 좋아하셨던 기억이 나기도 한다.


주변에서 우리를 보고 ‘잉꼬부부’라 부러워하는 이도 있었다. 아내는 1남 3녀를 낳아 기르며 자상한 어머니로, 성실한 내조자로서 현모양처의 역할을 다해 왔다. 또 체구는 작지만 참을성이 많고 하는 일이 아주 야무진 면이 있다. 은행원 출신이어서 지금도 금전 처리가 분명하다. 아마 아내가 사치와 낭비를 했다면 대학 설립의 꿈은 실현되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와서 아내는 머리도 희어지고 허리도 구부정하지만 크게 아픈 곳은 없으며, 주말이면 청계 농장에 가서 조림수 손질을 하는 게 하루 일과가 되었다. 아내는 조림, 조경에 일가견이 있어 30여 년 손질한 농장은 제법 울창하고 조화 있게 가꾸어져 있다. 누가 보아도 훌륭한 휴양지로 느낄 만하게 정성을 쏟았다. 이 농장은 우리 가족의 주말 모임터이기도 하고 가끔 생일이나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 파티장으로 사용된다. 이 모두가 아내가 정성껏 심고 가꾼 덕분이다.


우리 집의 화목도 청계 농장처럼 아내의 헌신적인 내조와 정성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현재 하는 일들이 모두 잘 풀리고 자손들도 탈 없이 성장하고 있는 것이 모두 아내의 덕분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늘 미안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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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연구 협력 강화 업무협약 체결 질병관리청(청장 지영미)은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이사장 장안수)와 2025년 7월 2일(수), 알레르기질환의 효과적인 예방관리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알레르기질환의 발생·악화 요인 증가로 일상생활에서의 영향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와 전문기관의 협력을 통해 전문 지식에 기반한 교육·홍보, 연구 등을 강화하고, 국민의 건강 수준을 향상하기 위한 목적에서 추진되었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알레르기질환의 인식 제고와 예방관리를 위한 교육·홍보 활동, ▲의과학적 근거 기반의 교육 및 홍보자료의 개발과 활용, ▲알레르기질환 관련 정책 수립 및 개선을 위한 자문 제공, ▲알레르기질환 발생원인 규명 및 예방관리 기술 개발 등의 사항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력 체계를 구축·운영하는 것이다. 특히, 양 기관은 협약 체결에 앞서 ‘2025 세계 알레르기 주간(6.29.~7.5.)’을 맞아, 아나필락시스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대처법을 주제로 한 교육 영상을 공동 제작하여 배포한 바 있다. 질병관리청과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정책 수립과 실행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알레르기질환에 대한 국민 인식 제고와 자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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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이증, 3D프린팅 기술 활용..."귀 재건 수술법 개발" 소이증은 외이가 선천적으로 충분히 자라지 않아 귀의 모양이 작거나 형성되지 않는 질환이다. 신생아 7천~8천 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하며, 선천성 안면기형에 속하는 질환이다. 대부분 한쪽 귀에서만 증상이 나타나지만, 전체 환자의 약 5%에서는 양측성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소이증은 태아가 자라면서 외이의 생성점에 이상이 생기며 발병한다. 단순히 외형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청력 손실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외이도 폐쇄나 중이 기형이 동반된 경우 소리를 듣는데 큰 어려움이 따르며, 아동의 언어 발달이나 사회성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청력 손실이 동반된 소이증은 이비인후과 진료를 통해 청각재건수술 또는 보청기 이식이 필요하다. 외이도 성형술을 통해 막힌 외이도를 열거나, 골전도 보청기를 이식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합한 수술법이 선택되며, 지속적인 청각 재활을 통해 청력을 개선해야 한다. 귀의 형태에만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귀의 외형을 재건하는 수술이 시행된다. 환자의 가슴 연골을 떼어 귀 모양으로 조각하고 결손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이 대표적으로 활용되며, 연골이 귀 모양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