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더위 탓에 옷차림도 가벼워지고 피서계획에 마음도 가볍지만, 반갑지 않은 여름철 질환도 벌써부터 급증하고 있다.
이에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김철환 교수는 여름철 주요 질환에 대한 원인과 증상, 그리고 치료에서 예방까지 한 번에 알아볼 수 있는 "여름철 건강법"을 제시하였다.
■ 식중독에 의한 장염
식중독에 의한 장염은 대부분 상한 음식을 섭취하여 발생하는데, 주로 세균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흔한 식중독 관련 세균성 장염은 살모넬라균이나 포도상구균의 독소 등이다.
보통 하루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구토와 복통, 지속적인 고열이 나며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 증세를 동반한다.
치료는 구토나 설사로 인한 체내 수분 손실이 발생함으로 수분 및 전해질 보충이 주요 치료법이다. 그러므로 보통 수액 공급 등이 주요 치료 방법이 되고 간혹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식물을 조리하거나 만질 때는 반드시 손을 씻고 만져야 하고 가급적 생음식 보다는 가열한 식품을 먹는 게 좋다.
■ 사타구니 습진
사타구니 습진은 고온 다습한 날씨와 더불어 피부가 겹치는 부위라 습기와 땀이 차게 된다. 습기와 땀이 차면 곰팡이가 쉽게 증식하는 환경이 되어 사타구니 습진이 발생하게 된다.
색소침착과 함께 사타구니 부위와 생식기 부위가 가려운 것이 대표 증상이며 심하면 악취가 나기도 한다.
치료 방법으로는 사타구니 습진이 발생한 부위를 건조시키고 마찰을 최소화하며 항진균제를 발생 부위에 바른다.
사타구니 습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청결과 통풍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꽉 조이는 옷을 피하고 접히는 부위가 시원하게 건조되도록 유지한다. 옷을 입으면서 무좀균들이 피부에 묻어 전염될 수 있기 때문에 발무좀이나 발톱무좀을 치료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 일광화상
일광화상은 여름철 바닷가나 산등에서 햇빛을 지나치게 받았을 경우 발생하는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이다.
햇빛에 노출된 부분이 열이 나고 화끈거리며 심하면 통증이 발생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치료 방법으로는 찬물에 노출 부위를 담그거나 냉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냉찜질이 좋다고 얼음을 그대로 피부에 접촉 할 경우 오히려 동상을 일으킬 수도 있으니 주의하여야 한다.
화상이 심해 물집이 생길 경우에는 물집을 터트리면 상처를 통해 세균관염이 될 수 있으니 절대로 터트리지 말고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태양광선이 가장 강한 시기인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창이 큰 모자를 쓰고 긴 소매옷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썬크림 등을 바르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 일사병, 열사병
일사병, 열사병은 오랜 시간 햇빛이나 더위에 노출됐을 때 나타난다.
현기증이나 두통 등의 증세를 보이며, 심할 경우 의식장애나 경련 등이 나타난다.
의식이 있을 경우 수액과 전해질을 공급해 주면 잘 회복되며, 대개 입원할 필요까지는 없다. 열사병은 일사병보다 더 심한 경우로 환자가 의식이 없어지고 체온이 40.5℃ 이상까지 오르나 땀은 나지 않는 증상을 보이는데, 가능한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열사병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체온을 떨어뜨려 주는 것으로 환자의 옷을 벗기고 물로 몸을 닦아 주는 등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한 조치를 취하면서 병원으로 빨리 이송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예방법으로는 더운 환경에 노출되기 전후 그리고 작업 중에는 충분히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또한 뜨거운 햇볕아래나 더운 환경에서 격렬한 운동이나 심한 작업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더위를 많이 느낄 때에는 찬물에 샤워를 하거나 물 속에 몸을 담그는 것도 좋은 예방법 중 하나이다.
■ 냉방병
냉방병의 발병 원인이 확실하지는 않지만 차가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됨으로 신체 온도 조절 능력의 이상으로 발생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대부분의 증상은 감기 증상과 유사한데, 두통, 미열, 피로감, 전신 통증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주변 환경을 변화시키거나(실내온도를 적절하게 유지), 증상에 따라 약물을 복용하면 수일 내로 회복된다.
냉방병의 예방은 적절한 실내온도와 습도 유지가 필수다. 냉방기를 너무 오랜 시간 가동하지 말고 실내외 온도차를 5~8℃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고 더워도 1시간에 1회씩은 실내공기를 환기 시켜야 한다.
■ 결막염
결막은 안구를 외부에서 감싸고 있는 조직이며 결막염은 이 결막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세균성 결막염과 바이러스성 결막염, 알레르기성 결막염으로 나뉜다.
주요 증상은 눈의 통증, 이물감(눈에 무엇인가 들어있는 느낌), 눈꼽, 가려움증(알레르기성 결막염) 등이 있고,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으로는 충혈, 결막부종, 결막하출혈 등이 있다.
세균성 결막염은 적절한 항생제 성분의 안약을 눈에 넣어 치료하면 쉽게 낫게 되며, 바이러스성 결막염은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적으로 낫게 된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완치는 어려우며, 증상이 있을 때마다 증상 완화를 위한 치료를 하게 된다. 항알레르기 점안약, 항알레르기 약물 복용 등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결막염을 예방하는 방법으로는 손이나 세균성 기타 감염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눈을 만지지 않고 눈병이 유행할 때는 수영장 등 사람 많은 곳에 가지 않는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다녀 온 후에는 인공눈물로 눈을 깨끗하게 세척하는 게 좋다.
■ A형 간염
A형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함으로써 전염된다.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과거에는 어릴 때 감기와 유사한 증상으로 가볍게 앓고 지나가 A형간염에 대한 면역이 발생하였지만, 최근 위생상태의 개선으로 소아기 감염이 줄어 면역력이 없는 성인들이 많아지는 상태다.
이렇게 면역력이 없는 성인에서 A형간염이 발병하게 되면 입원이 필요할 정도로 심한 증상이 발생한다.
초기에는 피로감이나 메스꺼움, 구토, 식욕부진, 발열, 복부 통증 등 증세가 나타난다.
초기 증세 후 일주일 안에 검은색 소변과 전신이 가려운 황달 징후가 나타나고 보통 2주 이상 지속된다.
A형간염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약물이나 도움을 줄 수 있는 특별한 약물은 없다. A형 간염의 치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절대적인 안정이다.
대부분 입원하여 절대적인 안정을 취하게 되면 1주일 이내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에서는 드물게 전격성 간염이라는 아주 위험한 간염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A형 간염에는 예방 백신이 있다. 보통 한 번 접종한 후에 백신의 종류에 따라 6~12개월 후 추가 접종을 함으로써 95% 이상의 간염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