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는 한의과대학에서 이루어지는 현대의학 관련 교육이 무자격자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등 매우 부실하여 피교육자인 학생들이 과연 충분한 교육을 받았는지 의문이 든다며,한의대 교육 이수를 근거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주장하는 것은 허무맹랑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보건의료 기요틴 발표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이 논란이 된 이후, 한의사협회는 지난 1월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의대와 한의대의 교육과정이 75% 유사하여 이미 동등한 수준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가 따라오지 못한다며, 진단방사선학과 진단의학 등 관련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한의사가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의협의 이 같은 분석은 국내 최고의 한의과대학으로 불리는 K대 한의과대학의 교과과정을 분석한 결과에서 비롯됐다.
의협은 K대학 홈페이지 등 공개된 자료를 확인한 결과, 방사선학, 진단검사의학, 병리학, 응급의학 등 현대의학 관련 개설교과목의 교수진이 교육을 할 만한 자격이 있는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한의사의 X-ray 사용 근거로 많이 활용되는 한의대 방사선학 수업의 경우, K대는 3학년에 과정이 개설되어 있는데, 교수진 4명 모두가 의사 면허가 없고 관련 학위도 전무하며 개원한 한의사일 뿐이었다. 또 이들은 K대학 전임교원이 아니며, 객원교수인 상황으로 상식적으로 어떻게 이런 수준의 교수진이 초음파나 X-ray 등을 가르칠 수 있는지 개탄스러운 상황이다.
또 다른 예로 진단검사의학의 경우도 교수진은 의사 면허가 없는 한의사이며, 병리학 등등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의협 신현영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대학교육의 질적수준은 교수진과 시설 등 인프라에 대한 종합적 판단이 필요하다”면서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교수진이 무자격자 내지는 역량이 부적합한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변명의 여지가 없이 부실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근거”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음파나 X-ray 등 의료기기를 사용하기 전에 검증된 교육과정을 통한 면허인정이 선행되어야 하지만, 국내 최고의 한의과대학에서조차도 질이 낮은 교육수준과 임상실습이 부재한 상태임을 확인한 것에 의미가 있다”며, “누구나 조금만 유심히 살펴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을 왜곡하고 조직적인 거짓말을 통해 국민 건강에 위해가 되는 주장을 하는 것은 전문가 단체로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편 의과대학은 교육과정과 교수, 시설, 운영체계 등 인프라를 평가하여 인증하는 의학교육평가인증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어 의과대학 교육의 양적·질적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교수진 관련 전임교수 확보 수준과 교수의 교육·연구업무 수행능력 등을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