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윈(VETWEEN)과 수의미래연구소는 전국 10개 수의과대학 부속 동물병원에서 근무 및 수련 중인 전공수의사(임상 대학원생 수의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5 전공수의사 실태조사’ 결과를 29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0개 대학동물병원에서 수련 중인 전공수의사 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응답자 중 남성은 66%, 여성은 34%이었으며, 평균 연령은 만 28.34세로 나타났다. 남성(만 28.91세)이 여성(만 27.29세)보다 평균적으로 약 1.6세 높았고, 전체 응답자의 약 70%가 26-30세 구간에 집중되어 있었다. 최연소 응답자는 25세, 최고령 응답자는 37세였다. 이러한 결과는 전공수의사 대부분이 수의과대학 졸업 직후 대학동물병원에 진입하여 수련 과정을 밟는 20대 후반 중심 구조임을 보여준다.
전공 분포를 살펴보면, 외과(일반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와 내과 계열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 외에도 영상의학과·방사선종양학과 및 마취통증의학과·응급의학과의 비중이 높았고, 안과·치과, 피부과·임상병리학과 및 특수동물과 전공자도 포함되어, 대학동물병원의 수련 과정이 다양한 임상 영역 전반에 걸쳐 운영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수도권 대학동물병원 평균 급여 122.3만원, 비수도권의 2배 수준
응답자 50명 중 수도권(서울대학교·건국대학교) 대학동물병원 근무자 29명의 평균 급여는 122.3만 원, 비수도권 대학동물병원 근무자 21명은 평균 62.5만 원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대학동물병원의 급여 편차는 매우 컸다. 이는 대학 간, 진료과 간, 연차별 격차가 모두 존재함을 보여준다. 서울대학교 동물병원의 경우 대부분의 전공수의사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일정 수준의 급여를 보장받고 있으며, 전임수의사(팀장) 직급은 300만 원 이상을 수령해 전체 평균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일부 대학에서는 무급 또는 소액 연구비 형태(25-75만 원 이하)로 운영되고 있었으며 비수도권 대학동물병원의 급여 수준은 상대적으로 균질했으며, 응답자의 다수가 25–75만 원 구간에 집중되어 있었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약 8%는 급여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일부 대학동물병원에서는 여전히 무급 수련 구조가 존재함이 드러났다.
평균 근무시간 주 61.4시간… 당직일 3.7시간 수면, 절반 이상은 오프도 못 간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0%)이 주 60시간 이상 근무하며, 6%는 주 80시간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근무시간은 주 61.4시간으로 이는 하루 평균 10-12시간 이상 근무하는 수준에 해당한다.
근무 강도에 비해 수면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정규 근무일의 평균 수면시간은 5.7시간, 당직일에는 3.7시간으로 급감했으며, 실제로 3-4시간만 잔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2시간 이하로 잔다는 사례도 10명 중 1명꼴이었다.
또한 ‘당직 오프’가 항상 보장된다는 응답은 44%에 불과했고, 56%는 보장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즉, 절반 이상이 4시간 이하의 수면 상태에서 밤을 새운 뒤 곧바로 다음 근무에 투입되는 구조가 일상화되어 있었다.
휴무일의 평균 수면시간은 8.1시간으로, 일반 성인의 권장 수면량(7-9시간)과 유사했다.
폭언·욕설 경험 40%, 신체폭행 6%… 내부 위계와 직역 간 갈등도 드러나
응답자의 40%가 폭언·욕설, 6%가 신체폭행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가해 주체로는 교수(26%), 보호자(22%), 동료 수의사(22%), 그리고 동물보건사(8%)가 꼽혔다. 이는 외부 보호자뿐 아니라 병원 내부에서도 위계와 직역 간 갈등이 혼재된 구조적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일부 동물보건사와의 관계에서 언어폭력 사례가 보고된 점은, 대학동물병원 내 직역 간 역할과 권한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현실의 단면으로 해석된다. 또한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수련 환경 내 문제를 자유롭게 제기하기 어렵다”고 답해, 내부 신고체계와 인권보호 장치의 실효성 부족도 함께 드러났다.
수련 포기 고민 66%… 전공수의사협회 설립 필요성 90% 공감
응답자의 66%가 ‘수련을 중도에 포기하고 싶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장시간 근무와 불규칙한 당직, 낮은 급여, 인권적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전공수의사들의 상당수가 신체적·정신적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
이러한 개인의 피로와 소진은 제도적 보호망의 부재와 맞닿아 있다. 응답자의 90% 이상이 ‘전공수의사협회 설립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근로자이자 수련자로서의 지위가 불명확하다”, “수련기관 별 처우 격차를 조정할 통합 창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