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갈면서 나는 소리는 단순히 시끄러운 소음의 정도를 벗어나 소름끼치는 소리이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을 매우 괴롭게 하는 수면장애 질환이다.
또한 사람은 자면서 이갈이를 할 때 평소에 줄 수 있는 힘의 몇 배까지 발휘되기 때문에 쉽게 치아가 닳아 부정교합과 턱관절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만약 성장기에 있는 이갈이 환자라면 얼굴모양이 변형될 수 있는 위험도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내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갈이는 상당히 흔히 관찰되는 증상이지만 대개 9~12세 정도가 되면 증상이 경미해져서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를 가는지 잘 모르지만 간혹 자주 깨어나서 다음날 피곤함이 지속되거나 자고 일어난 아침에 턱이 아픈 증상이 나타나면서 이갈이를 자각하게 된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이갈이의 가장 흔한 원인은 잘 때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쉬는 구강 호흡이다. 콧속이나 폐가 좋지 않거나 잘 때 자세 때문에 숨을 충분히 들이 마시기 어려우면 입을 살짝 벌리고 자게 되는 때 이 때 코를 골면서 이를 가는 경우가 많게 되고 이는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남성에게서 종종 관찰되는 현상이다”고 설명했다.
서울수면센터 연구팀에 따르면 이갈이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한 결과 전체 이갈이 환자의 85%가 수면호흡장애를 동반하고 있어 이갈이와 수면호흡장애 사이에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이 나타났다. 수면호흡장애는 면역력을 약화시켜 심장 및 뇌질환의 발생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다른 수면장애와 마찬가지로 정확하고 정밀한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
이갈이 환자의 대부분은 수면 자세만 바꿔줘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한진규 원장은 "이갈이 환자의 대다수가 특정 수면자세를 취하면 이갈이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똑바로 눕지 않고 옆으로 누워 자는 등 수면자세만 바꿔도 이갈이 증상을 상당부분 완화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우선은 스트레스 등이 이갈이를 악화시키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노력하고, 일시적으로 이갈이가 심해지는 경우에는 약물적인 치료가 도움이 될 수는 있다. 잠들기 전 수건을 따뜻하게 데워 뺨에서 턱까지 감싸 얼굴, 목, 턱의 근육을 부드럽게 주물러주면서 턱관절을 이완시켜주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증세가 계속해서 심해진다면 수면클리닉에서 전문의와의 상담 및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갈이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치과, 이비인후과, 신경과, 심리적 치료를 병행해야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술, 커피, 기타 약물 등도 깊은 수면을 방해하여 이갈이를 심하게 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주류, 커피 등을 멀리하고 질긴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