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회장 이필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현장을 지키는 전문가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는 보건의료정책을 펼쳐달라"는 등 여섯가지 사항을 요청했다.
협회는 먼저"혼란과 격변의 시기,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선택으로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되신 것을 의료계를 대표하여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전제한 뒤 이같이 밝혔다.
협회는 "그동안 정부 정책은 우리나라 의료현실과 다소 동떨어진 내용이 많았다. 이유는 대한의사협회 등 전문가 단체와 충분한 논의나 소통 없이 일부 학자들의 잘못된 시각에 의존한, 의료현실과 맞지 않는 정책이 지속적으로 행해져 왔기 때문이다."며 "정답은 현장에 있다는 말이 있다. 현장 전문가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는 Bottom-up 방식으로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이제 임상경험이 전혀 없는 일부 의료관련 학자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탁상공론식 정책 결정은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또 "우리나라는 현재 OECD 국가들 중 의료의 질 지표가 가장 높은 나라입니다. 과거 우리나라가 부러워했던 유럽이나 일본 등 선진국보다 더 뛰어난 지표를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발표된 치료가능 사망률(Amenable Motality Ratio)의 경우 우리나라는 지난해 41명으로, 스위스 다음으로 낮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인구 500만명 정도인 스위스는 예외적으로 볼 수 있으니 사실상 세계 1위다. 국내 지역 간 편차도 적어서 서울이 36명, 충북이 47명 수준인데 충북의 수준이 OECD 5위 수준이. 여기에는 건강보험제도 도입 이후 원가에 못 미치는 저수가에도 사명감으로 국민건강을 지켜온 의료인들의 헌신과 노고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며 현저히 떨어져 있는 의료인들의 사기를 북돋아 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최근 2년여에 걸친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도 의료인들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런 의료인들의 헌신과 노력을 인정해주고 이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상과 존중을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협회는 이밖에 "건강보험 재정 위기에 대비해 줄것과,의료와 돌봄체계 정비,향후 반복적으로 나타나게 될 전염병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컨트롤타워로서 보건부 설립, 존폐 위기에 있는 필수의료체계를 서둘러 확립해 달라"고 요청했다.
협회는 "국내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공공기관이든 민간기관이든 정책만 뒷받침이 되면 공익적 의료를 잘 수행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모든 의료기관이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하에서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의료기관들이 필수의료를 잘 이행할 수 있도록 공익적 수가 제도를 개선하고, 공익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의료취약지 민간병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공공병원, 공공의대 신설보다 경제적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는 점도 강조했다.
또한 수술 후 발생하는 의료분쟁 때문에 기피과가 되어버린 외과계 필수의료과(흉부외과, 산부인과, 외과)를 살리기 위해 의료분쟁특례법을 제정하는 등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해 줄것도 희망했다.
그러면서 협회는 14만 의사회원들은 새 대통령과 정부가 국민을 보호하고 올바른 보건의료정책을 수행해나갈 수 있도록 최대한 협력할 것이며,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묵묵히 우리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코로나19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혼신 다해 의료의 최전선을 지킬 것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