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총장의 임기를 마무리 짓는 2006년은 개교 15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했다. ‘건양 15년사’를 발간하고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하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20주년으로 미루고, 간단히 비전 선포식과 기념 엠블럼과 캐릭터를 발표하는 것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또 학교 역사관을 개관하여 초창기부터의 자료를 모아 전시하는 것으로 의의를 찾고자 했다. 자료 수집은 시간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손실되거나 손상될 우려가 있으므로 빨리 시작해 놓는 것이 좋을 듯 싶었다.
5월 16일 개교기념일에 콘서트홀에서 15주년 기념식을 갖고 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교수 연구역량 강화, 학생 해외취업 활성화, 대전ㆍ계룡 평생교육원 운영 등 2015년까지 완성할 10대 과제를 발표했다. 학생들에게 기념 티셔츠를 배부했고, 대전캠퍼스 준공을 기념해 300여명의 학생이 사이클 자전거를 타고 대전부터 논산까지 이동하는 `한아름 띠잇기행사'도 가졌다.
건양역사관은 5월 18일에 개관식을 가졌다. 마침 명곡정보관이 완공되어 대학본부가 옮겨가서 경상학관 2층의 총장실과 이사장실이 비어있던 터라 두 방을 터서 리모델링을 하니 제법 근사한 공간이 생겼다. 우리 대학에 처음 들어선 건물이기도 하여 더욱 의미가 깊었다.
역사관은 설립자관과 교사자료관으로 나뉘어졌는데 학보 창간호를 비롯하여 초창기의 교직원연락망, 출석부, 신분증, 학회지 창간호 등 귀중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영문과의 홍승욱 교수님이 기증한 것이라고 했는데 나중에 감사패를 드렸다.
교사자료관은 우리 대학 15년의 역사를 시기별로 나누어 정리한 판넬이 전시되어 있었다. 설립자관에는 건양학원의 전반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나의 학위기며 미국에서 공부할 때 필기한 노트, 미국서 가져온 초기 안과 진료장비까지 전시되어 있었다.
특히 내 눈길을 끈 것은 건양대 학맥을 조선시대 사립대학이라 할 수 있는 돈암서원을 연원으로 기술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돈암서원은 사계 김장생 선생을 배향하기 위해 세운 교육기관으로 나는 사계의 후손이다. 논산이 조선 예학의 본산이고 내가 조선 최고 유학자의 후손이라는 점에서 우리 대학이 논산에 자리잡게 된 것이 우연의 일치만은 아니라는 자각을 갖게 했다.
15년밖에 되지 않은 짧은 역사지만 이렇게 전시관을 만들고 보니 외부에서 손님이 오거나 입시홍보철에 선생님이나 학부모님들이 와도 우리 학교가 발전해 온 모습을 한눈에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 신입생들도 입학 후 반드시 둘러보는 필수 코스가 되었다.
올해 20주년을 맞아 건양역사관은 건양회관 2층 라운지로 옯겨 뮤지엄 카페로 새로 개관했다. 건양회관 2층은 학생들의 발걸음이 잦은 곳으로 학교의 역사를 바로 알고 학교와 더욱 친밀해지도록 이전을 계획한 것이다. 뮤지엄 카페에는 학교 역사에 대한 소개뿐만 아니라 초기 김안과 진료실 내부도 실물로 꾸며놓고, 나의 밀랍인형도 만들어 놓았다.
랍인형을 만들 때 몇 번 가서 지켜보았는데, 실제 사람과 너무나 똑같이 만드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 영상실도 따로 만들어 학교 홍보영상물을 상시 볼 수 있게 하고, 대학캠퍼스와 병원 등의 모형을 제작하여 위치 버튼을 누르면 불이 들어오도록 만들어 재미있게 돌아볼 수 있는 공간이 된 것 같다.
건양역사관은 학교의 발전상을 한 눈에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