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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ㆍ병원

홍승봉교수 칼럼/자살예방 긴급 점검 필요

공황장애로 소아청소년 정신과의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15살 남학생이 방문했다. 간헐적인 기억 소실의 원인을 찾기 위하여 뇌전증클리닉을 찾았다. 정신건강 평가 결과 매우 심한 우울증 (PHQ-9=27점)과 불안증을 보였고, mini-Plus 자살경향성 척도는 33점으로 자살 최고위험군이다. 매일 자살생각과 계획을 하고 있으며 어제는 아파트 8층 집에서 시도했다고 한다. 같은 집에 사는 부모는 전혀 모르고 있었고, 정신과 의사는 소량의 항우울제(렉사프로 5mg)와 항불안제(알프람 0.125mg)만 투여하고 있었다. 

자살예방 대책은 전무했다. 학생은 외동아들이다. 필자는 자살예방을 위하여 긴급 입원이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에게 전화를 하여서 오늘 오후 진료를 하고 적절한 조치를 부탁했다. 하지만 아이는 부모에게 단호하게 정신과에 가거나 입원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필자는 학생에게 “지금은 자살충동을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 오늘 꼭 정신과 진료를 받자. 선생님과 상담만 하면 되. 그렇게 할래?”라고 물어보았더니 ‘예’하고 고개를 끄떡였다. 나의 간절한 마음이 아이에게 전해진 것이다. 주치의는 환자를 가장 잘 설득할 수 있고, 자살예방 능력도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살예방 대책에 모든 비정신과 의사들을 제외한 한국 정부는 이것을 모르는 것 같다. 정부와 국민들은 정신과에 다닌다고 자살이 예방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그동안 정신과 진료를 받다가 자살을 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병의원에서 어떤 예방조치를 하였고 어떤 투약을 했는지부터 긴급히 조사해야 한다. 심리부검만 할 것이 아니라 자살예방을 위하여 적절한 투약과 조치가 있었는지도 분석해야 한다. 심한 우울증 환자가 정신과에 다녀도 자살생각을 자주 해도 자살예방약 리튬(표준진료지침 권장)을 처방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응급 자살방지약인 스프라바토(비강 분무 형태의 신약)는 투여 후 의료진이 2시간 동안 혈압, 호흡과 맥박을 감시해야 하므로 의원에서 사용하기 어렵다. 자살이 임박한 사람들에게 적절한 치료와 조치를 하려면 정신과 병동이 있는 상급병원으로 바로 이동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필자는 삼성서울병원 명예교수이기 때문에 위와 같이 전화로 정신과 교수에게 직접 부탁할 수 있지만 다른 의사들이나 일반 사람들은 불가능하다. 119에 전화해도 정신과 입원을 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어렵다. 위 학생의 경우 하루만 늦어도 생명을 잃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 마땅한 대책이 없다. 필자는 모든 신환에서 PHQ-9 우울척도와 mini-Plus 자살경향성 척도로 정신건강 평가를 하기 때문에 자살 최고위험군 학생을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다른 의사들은 거의 다 못하고 있다. 정신과도 제대로 못하는 것 같다. 한국에는 자살예방의 근본이 없다. 가장 위태로운 자살이 임박한 사람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자살 고위험군은 PHQ-9 척도 등으로 스크리닝하고 물어보고 찾아야 하는데 찾은 후 대처할 방법이 없다면 누가 찾겠는가. 

자살 최고위험군을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찾았을 때 119와 같은 긴급 자살방지 시스템이 구축될 때까지는 자살예방은 요원하다. 자살예방대책 정부 예산은 자살이 임박한 최고위험군(학생, 성인)의 조기 발견과 긴급 대처에 사용되어야 실효가 있다. 위에 기술한 학생이 삼성서울병원에서 어떻게 조치가 될지 모르므로 내일 오후에 뇌전증도움전화(1670-1142) 의료사회복지사가 부모와 학생에게 전화를 하여서 어떤 조치가 이루어졌는지 확인하도록 요청했다. 

지난 5년 동안 전국의 뇌전증 환자와 가족들에게 의료, 사회복지, 심리, 돌연사 및 자살 예방 상담을 제공해 온 뇌전증 생명의 전화인 뇌전증도움전화가 뜻하지 않게 1670-1142로 변경되었다. 뇌전증도움전화가 변경된 것을 모르는 환자와 가족들이 불편을 겪고 소중한 기회를 놓칠까 매우 걱정된다. 뇌전증지원센터(국제뇌전증협회 공인)는 새로운 번호의 뇌전증도움전화(1670-1142)로 더 향상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뇌전증도움전화는 전국의 뇌전증 환자들이 각 지역에서 고루 최적의 뇌전증 치료와 사회복지 지원을 받을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이 필요하다. 본 칼럼 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다. 

홍승봉교수 (대한우울자살예방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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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대미 의약품 관세 100% 부과 강행 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상당한 충격" 미국이 오는 10월 1일부터 의약품 수입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국회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과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트럼프 정부 의약품 관세 부과 대응 관련 산업계 긴급간담회’를 개최해 산업계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국회 차원의 지원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대웅제약,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GC녹십자 등 미국에 의약품을 수출 중인 기업들이 참석했다. 특허·브랜드 의약품에 100%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에 특허·브랜드 의약품을 수출하는 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파트너사를 통해 유통하는 기업들 또한 장기 계약 조건 변경 요청 등의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미국 시장에 신제품 출시를 계획하는 기업들도 향후 출시시기를 재검토해야 하는 등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제약바이오협회는 산업계를 대표해 ▲브랜드 의약품 관세 15% 상한 ▲필수의약품 및 원료의약품 무관세 적용 ▲생산시설 인수 등 대규모 투자 기업 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 등의 필요성을 전달했다. 협회는 “대미 의약품 관세 100% 부과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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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풀·쑥·환삼덩굴 꽃가루 급증..가을철 알레르기 비염 주의보 가을은 비염 환자에게 봄 못지않게 힘든 계절이다. 아침저녁 큰 일교차와 건조한 바람은 비점막을 예민하게 만들고, 돼지풀·쑥·환삼덩굴 등 잡초류 꽃가루가 급증해 증상을 악화시킨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혈관운동성 및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는 봄과 비교했을 때 9~11월 가을철에도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알레르기 비염은 장기적으로도 증가세다. 국내 분석에서 성인 약 5명 중 1명이 평생 한 번은 진단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며, 이는 도시화로 인한 실내 알레르겐 노출, 반려동물 양육 증가, 대기오염, 기후변화로 인한 꽃가루 시즌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비염은 비강 점막의 염증으로 코막힘과 콧물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방치하면 부비동염·중이염·결막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고, 수면장애·두통·집중력 저하를 동반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알레르기 비염은 특정 흡입성 알레르겐에 노출될 때 나타난다. 국내에서 흔한 원인은 집먼지진드기, 동물의 털·비듬, 곰팡이, 바퀴벌레, 그리고 계절성 잡초류 꽃가루다. 특히 건조하고 바람이 강한 날에는 대기 중 꽃가루 농도가 높아져 증상이 쉽게 악화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