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은 초기 발견하면 생존율이 크게 높아진다. 특히 조기 암일 경우 폐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수술로, 생존을 넘어서 수술 후 삶의 질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 최근 저선량 흉부 CT 검진이 확대되면서 종양 크기가 2cm 이하인 조기 폐암 발견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처럼 폐엽 전체를 잘라내는 방식 대신, 정상 폐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는 정밀 수술이 새로운 치료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손종배 교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과거 폐암 수술은 광범위 절제로, 기능 보존 어려워
과거 폐암 수술은 ‘암을 얼마나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가’에 집중됐다. 폐엽 전체를 절제하거나, 심한 경우 폐 한쪽 전체를 절제하는 방식이 주로 시행됐다. 그러나 이런 광범위 절제술은 폐 기능을 크게 떨어뜨려 수술 후 호흡곤란과 운동 제한을 초래했다. 그 결과 환자들은 계단 오르기나 가벼운 운동조차 힘들어하며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되는 경우가 많았다. 치료 성과는 얻더라도 환자의 일상 회복에는 한계가 있었다.
조기 발견 많아지면서, 폐 기능 보존하는 수술 늘어
저선량 CT 검진이 국가검진에 도입되면서 조기 폐암 발견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종양 크기가 2cm 이하인 초기 단계 암이 잡히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불필요하게 큰 절제를 피하고, 폐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정밀 수술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게 됐다. 기능 보존 수술은 단순히 생존율을 확보하는 차원을 넘어 환자의 숨쉬기 능력과 생활의 질까지 지켜주는 수술법이다.
폐의 한 ‘구역’만 절제해 기능 최대한 보존
가장 많이 시행되는 수술은 구역절제술이다. 폐엽을 이루는 작은 단위인 ‘구역’을 기준으로 암이 위치한 구역만 절제하는 방식이다. 전체 엽을 절제하지 않으므로 폐 기능을 5~10% 더 보존할 수 있으며, 특히 2cm 이하 조기 폐암 환자에서 그 효과가 크다. 수술 후에도 환자가 호흡 곤란을 덜 겪고, 일상생활 복귀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손종배 흉부외과 교수는 “구역절제술은 단순히 암 제거를 넘어 환자의 호흡 기능과 삶의 질을 지키는 정밀 수술”이라고 설명했다.
표준 치료로 자리매김한 구역절제술
구역절제술의 안전성과 효과는 이미 다양한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2cm 이하 조기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 구역절제술과 폐엽절제술 간 5년 생존율과 재발률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알려져 있다. 구역절제술이 예후를 해치지 않으면서 폐 기능 보존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연구다. 손종배 교수는 “구역절제술은 더 이상 보조적 수술이 아니라 조기 폐암에서 표준 수술로 자리매김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