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입법예고한 「특수의료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령(안)」에 대해 대한자기공명의과학회가 MRI 운용 인력 기준 완화에 우려를 표하며 재검토를 촉구했다.
대한자기공명의과학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이번 정책이 보건 사각지대 해소라는 선의에서 출발했을 것이라 믿는다”면서도 “실제 수혜자가 누구인지,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가 충분히 검토됐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학회는 MRI 접근성 확대라는 명제가 표면적으로는 국민을 위한 정책처럼 보이지만, 현실적으로는 불필요한 검사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을 지적했다. 학회는 “MRI 장비 확산은 의료이용 증가를 초래해 국민 의료비 부담을 키우고,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내 의료기관의 대다수가 민간병원인 구조적 특성을 고려할 때, MRI 도입이 수익성이 높은 대도시 지역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학회는 “의료취약지구에 MRI를 확충하겠다는 정책 취지가 실제로는 달성되지 못하고, 장비의 도시 집중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학회는 MRI의 특수성을 강조했다. MRI는 고도의 전문성과 지속적인 품질 관리가 요구되는 정밀 의료영상검사로, 그동안 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두도록 한 것은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였다는 설명이다.
학회는 “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 의무 규정을 완화하는 것은 검사 질 저하와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국민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영상의학과 전문의 수급은 오랜 기간 정부의 정책적 관리 아래 이뤄져 온 사안인 만큼, 인력이 부족하다면 기준을 완화하기보다 전문의 양성 확대 등 근본적 대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학회는 MRI 품질과 안전 강화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현재 학회가 추진 중인 ‘MR 의학물리학자’ 제도를 언급하며, 이는 미국 등에서 시행 중인 고가 진단장비 관리 안전장치라고 설명했다. 학회는 “MRI 관리와 품질 보증을 강화해야 할 시점에, 인력 기준을 완화해 장비 도입을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학회는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전문가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건강한 국가를 만드는 길”이라며 “유관 단체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정책은 수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주의 정책 결정 과정은 쉽지 않지만, 입법의 정교함과 파장에 대한 충분한 예측, 난관을 극복할 방향 설정이 필수적”이라며 “국민건강을 위한 의료환경 조성을 위해 학회의 의견에 귀 기울여 달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