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대학교의료원이 미래병원 구현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에 본격 착수하며, 국내 의료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했다.
고려대학교의료원(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윤을식.위 사진)은 지난 3월 31일 서울 포시즌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동탄 제4고대병원’ 건립을 중심으로 한 미래의료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윤을식 의무부총장은 인공지능(AI)과 의료 융합을 핵심으로 하는 ‘미래병원’ 비전을 강조하며 동탄병원의 역할과 의미를 집중 설명했다.
윤 의무부총장은 “안암·구로·안산병원의 경우 미래의학 확장에 일정한 인프라 한계가 있다”며 “2035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동탄 제4병원을 통해 미래병원의 완성형 모델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기존 병원들이 미래병원 추진을 멈춘다는 의미가 아니라, 인프라 확장의 어려움을 보완하는 것”이라며 “미래의학은 의료원의 핵심 과제로 지속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동탄병원은 수도권 남부 의료 허브이자 지역 의료전달체계를 강화하는 핵심 기관이 될 것”이라며 “첨단 AI 기반 정밀의료와 환자 경험 혁신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병원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700병상 규모 ‘미래형 의료복합 플랫폼’ 구축
동탄병원은 단순한 분원이 아닌 ‘미래병원 프로젝트’의 집약체다. 약 700병상 규모의 최상급 종합병원으로 조성되며, 회복기 재활병원과 노인복지주택 등을 포함한 전 생애주기 복합케어 플랫폼으로 구축된다.
앞서 고려대의료원은 화성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우미건설, 미래에셋증권, 리즈인터내셔날과 6자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구 100만 명을 넘어선 화성시는 빠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중증·필수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으로 꼽힌다. 동탄병원이 들어서면 중증·희귀난치질환 치료 역량 강화는 물론, 수도권 남부 전반의 의료 공백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광교·용인 테크노밸리와 오송 생명과학단지를 잇는 바이오 클러스터의 핵심 축으로 기능하며, 산학연 융복합 연구 생태계 확장에도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에이전틱 AI’·디지털트윈…완전히 새로운 병원 시스템
동탄병원의 가장 큰 특징은 병원 운영 전반에 ‘자율형 AI(에이전틱 AI)’가 적용된다는 점이다.
병원 중앙에는 ‘디지털 커맨드 센터(Digital Command Center)’가 구축돼 환자의 입·퇴원, 수술실, 병상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최적의 진료 환경을 자동으로 배치한다. 항공 관제 시스템과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구조다.
이와 함께 병원 전체를 가상공간에 복제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시뮬레이션 기반 운영 최적화와 안전성 확보도 동시에 달성한다.
진료 영역에서는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의료정보시스템이 도입된다. AI가 환자의 복잡한 병력을 요약·분석해 핵심 진단 포인트를 제시함으로써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의료진의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특히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을 적용해 AI 오류(환각 현상)를 최소화하고 신뢰도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데이터 중심 정밀의료…‘데이터 메쉬’ 인프라 구축
미래의료의 핵심인 데이터 관리 체계도 혁신적으로 설계된다.
병원 내부 서버와 클라우드를 결합한 ‘데이터 메쉬(Data Mesh)’ 구조를 통해 개인정보는 안전하게 보호하면서도 고도 분석이 필요한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 서비스를 고도화한다는 전략이다.
병실 환경 역시 변화한다. 환자와 의료진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랙티브 대시보드’가 구축되고, 센서 기반 시스템이 환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낙상 위험 등을 사전에 알리는 스마트 케어 환경이 구현된다.
또한 감염병이나 재난 상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병원 구조를 유연하게 바꿀 수 있는 ‘모듈형 설계(Plug & Play)’ 개념이 도입된다.
기존 병원과 ‘쿼드 체제’…글로벌 도약 가속
동탄병원은 기존 안암·구로·안산병원과 함께 ‘쿼드(Quad) 병원 체제’를 구축하며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기존 병원에는 NPU 기반 AI 플랫폼을 도입해 실시간 데이터 분석과 업무 처리를 병원 내부에서 수행하도록 하고, 정릉 메디사이언스파크에는 GPU 기반 중앙 AI 허브를 구축해 대규모 의료데이터 학습과 고도화를 추진한다.
이를 기반으로 고려대의료원은 ‘KU Medicine 빅데이터 허브’를 한층 고도화하고, 맞춤형 진료와 희귀난치질환 연구, 바이오헬스 R&D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윤을식 의무부총장은 “새로운 쿼드 체제를 통해 중증·희귀난치질환 극복과 융복합 연구 생태계 확장을 이루겠다”며 “글로벌 탑티어 의료기관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대의료원의 이번 동탄병원 프로젝트는 기존 병원의 데이터와 경험을 기반으로 미래의료를 확장하고, 신규 병원을 통해 그 정점을 완성하는 전략으로 요약된다.
단순한 병원 신설을 넘어, AI·데이터·정밀의료가 융합된 ‘완전히 새로운 병원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국내 의료계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