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노조가 인제대학교 백중앙의료원의 수련규칙 변경과 임금체계 개편을 둘러싸고 위법성을 주장하며 관계기관에 진정을 제기한 가운데, 의료원 측은 근무체계 변화에 따른 정당한 조치라는 입장을 밝히며 양측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전공의노조는 지난 27일 백중앙의료원이 수련규칙을 무단으로 변경하고 계약서 서명을 강요했으며 임금을 체불했다며 노동청과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진정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근로기준법 제94조 위반을 비롯해 수당 삭감에 따른 임금체불, 해고 협박을 통한 동의 강요, 직장 내 괴롭힘 및 부당노동행위 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백병원 전공의들은 그동안 통상시급 축소 산정으로 인한 임금체불, 휴게시간 미보장, 수당 및 복지 차별 등 열악한 근로환경에 놓여 있었다. 특히 올해 3월 신입 전공의 입사 이후 임금 정상화 대신 오히려 임금이 감소하는 방향으로 수련규칙 변경이 추진되면서 병원 측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원은 지난 3월 10일 부산백병원에서 설명회를 열고 취업(수련)규칙과 임금체계 변경을 안내했으며, 이후 각 병원에서도 설명회를 이어가며 해당 규정이 3월 1일부로 변경됐다고 공지해 왔다.
그러나 노조는 이러한 설명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다. 전공의노조 법규부장 김기홍 노무사는 “의료원이 시급제 전환 과정에서 수당을 삭감해 임금을 줄이려 하면서, 구성원 동의를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이미 변경된 것처럼 꾸미고 개별 동의를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3월 1일 입사한 신입 전공의들에게 기존보다 낮은 임금을 적용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의료원 산하 4개 병원 전공의들은 3~4월 급여에서 이전보다 약 100만 원가량 줄어든 임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를 일방적으로 변경된 수련규칙 적용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 3월 10일 이전까지 수련규칙 변경과 관련한 사전 설명이나 협의가 없었으며, 신규 전공의들은 근로조건 설명과 계약서 작성 없이 근무를 시작한 뒤 변경 규칙에 대한 동의를 강요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난 3월 25일 교섭을 공식 요구하며 임금 삭감 중단과 규칙 변경 협의를 요청했지만, 현장에서는 보직자들이 전공의를 압박하고 계약서 서명을 종용하는 상황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최근 해운대백병원 설명회에서도 경영진이 ‘배상보험 가입을 위해 계약서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서명을 유도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백중앙의료원 측은 어제 본보 기사에 대한 반론에서 전공의 근무체계 변화에 따라 임금체계를 실근무시간 기반으로 재편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원 노무담당자는 “전공의노조의 교섭 요청에 따라 재직 중인 전공의들에 대해서는 수련규칙 변경 절차를 중단한 상태”라면서도 “신규 임용 전공의들은 새로운 취업 규칙을 적용해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노조 요청에 따라 교섭을 준비 중인 상황에서 노조가 교섭 대상을 근거 없이 비난하고 있어 신의와 성실의 원칙에 따른 교섭이 가능할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94조는 취업규칙을 변경할 경우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청취해야 하며,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일 경우 동의를 반드시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