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중파 건강프로그램에서 탈모방지샴푸와 치료약의 차이를 비교 방송하여 화제가 된 바 있다. 지난 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 5명 중 1명이 탈모를 경험하는 시대가 되었지만 예방과 치료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건국대학교병원 이양원 교수는 “다양한 탈모 유형 중 약 70%를 차지하는 남성형 탈모는 단순한 노화가 아닌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피부과 질환으로 탈모방지 샴푸 사용만으로 치료 효과를 보긴 어렵다”며 “탈모는 유형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 하에 자신의 탈모 상태에 맞는 치료를 일찍부터 받는 것이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사실 탈모는 단순하고 간단한 질환처럼 보이지만 한 번 시작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증상을 느끼는 즉시 효과가 검증된 올바른 방법으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이에 건국대학교병원 이양원 교수의 도움말로 현대인들을 괴롭히는 탈모를 성공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지침을 알아본다.
◆ 잘못된 속설 맹신은 금물! 오히려 탈모 증상 악화될 수 있어
탈모 인구가 점점 늘어나면서 탈모 질환에 대한 정보 또한 방대해졌다. 이들 중에는 탈모에 효과가 있다는 민간요법 및 자가치료법 등 여러 가지 속설 등이 상당해 제대로 된 치료 정보를 찾기란 쉽지 않다. 이를 무턱대고 따라 했다가 치료를 방해하거나 오히려 피해는 보는 경우도 있다.
탈모환자들에게 흔히 알려져 있는 자가 치료법으로 ‘빗으로 두피를 두드리면 탈모가 좋아진다’, ‘식초로 머리를 감으면 탈모가 좋아진다’, ‘빨래비누로 머리를 감으면 좋다’ 등이 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치료효과가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방법들로 이로 인해 오히려 탈모 증상이 심해지거나 두피에 상처를 낼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참빗처럼 촘촘한 빗은 견인성 탈모를 유발할 수 있고, 식초는 두피에 자극성 피부염이나 모발 손상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 화상까지도 입을 수 있다. 또한 빨래비누로 두피나 모발을 위한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두피 건조를 유발하고 머릿결을 손상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샴푸로 탈모를 치료한다? 샴푸는 샴푸일 뿐, 치료제로 오해하지 말자!
샴푸를 탈모를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샴푸는 말 그대로 생활 속에서 생긴 두피의 오염물질을 씻겨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샴푸를 쓰는 것이 두피 청결 차원에서 탈모 관리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탈모의 발현을 막거나 이미 진행된 탈모를 치료하지는 못한다.
식약청에 따르면 현재 탈모방지 및 모발에 영양을 공급하는 양모효과를 표방한 제품은 의약외품인 양모제로, 탈모증상의 중단 및 발모와 같은 의학적 탈모증 치료효과를 검증 받은 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다. 이에 따라 탈모증상의 예방을 위해서는 의약외품으로 등록된 탈모 샴푸를 사용하고, 이미 탈모가 시작되어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가까운 피부과를 찾아 자신의 탈모 증상을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한편 비듬이 있는 경우 두피 염증이 동반되면서 모발이 가늘어지고 모발성장에도 악영향을 준다. 또한 가려움증 등으로 두피를 긁으면서 모발이 쉽게 부러지면서 조기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비듬이 있다면 항진균 성분이 포함된 비듬방지 샴푸를 쓰는 것이 도움이 된다.
◆ 근본적인 탈모 치료 위해서는 검증된 치료제로!
탈모 치료의 지름길은 탈모 증상이 의심될 때 주저하지 말고 가까운 피부과를 찾아 상담을 받고, 치료가 필요한 경우 의료진의 안내에 따라 의학적으로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된 탈모 치료법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다. 이러한 탈모 치료법은 크게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로 나뉠 수 있다. 흔히 젊은 환자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남성형 탈모의 경우 초기에는 약물치료를 통해 충분히 치료 가능하다.
미 FDA와 국내 식약청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 받은 약물치료로는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이 있으며, 피나스테리드제제와 미녹시딜제제가 해당된다. 남성형 탈모의 경우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변환물질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에 민감한 경우 발생하게 되는데 피나스테리드 제제의 경우 테스토스테론이 DHT로 변환되는 것을 막고 DHT의 농도를 낮춰 탈모 증상을 지연시키거나 새로운 머리카락이 나는 것을 돕는다.
한편 바르는 약의 경우 미녹시딜 제제가 가장 대표적인데, 이는 두피의 혈액순환을 도와 모근에 영양공급을 증가시켜 발모에 도움을 준다. 농도에 따라 사용 대상이 달라지는데 5% 미녹시딜의 경우 주로 남성이, 3%의 경우 여성이 하루에 두 번씩 약 1ml 정도를 두피에 마사지하면서 바르면 된다. 모든 치료가 그러하듯 탈모 치료 또한 꾸준히 진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탈모치료는 모두 똑같다? 단계별 효과적인 탈모 치료법 달라
탈모는 단순하고 간단해 보이지만 효과적인 치료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의료진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탈모 증상 및 진행 단계를 정확하게 파악한 뒤,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법을 시행해야 한다. 탈모의 진행 단계는 크게 1단계(초기), 2단계(중기), 3단계(말기)로 나눌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1단계(초기) 탈모에서는 약물치료만으로 치료 가능하며, 2단계(중기) 탈모의 경우 약물치료 혹은 필요한 경우 자신의 후두부 모발을 탈모 부위에 옮겨 심은 모발이식 수술을 병행하게 된다. 만약 치료 시기를 놓쳐 탈모가 많이 진행된 3단계(말기)에 이르게 되면 모발이식이나 가발을 이용해야 한다.
흔히 모발이식 수술이 탈모 치료의 끝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지만 이는 오산이다. 최근 모발이식 수술이 발전하면서 모발이식수술의 성공률도 높아지고 있지만 이식 후에도 추가적인 탈모진행을 막는 약물치료는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이를 소홀할 경우 전체적인 헤어스타일이 어색해 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이, 탈모 치료 또한 아는 만큼 제대로 치료할 수 있다. 탈모 고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잘못된 속설에 의지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평소 자신의 모발 변화에 관심을 갖고 탈모 증상이 의심될 때는 가까운 피부과를 찾는 것이 첫걸음이며, 상담을 통해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바로 치료를 시작해야 자신의 모발을 온전히 지킬 수 있다. 또한 질환을 특성을 고려했을 때 조기 치료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치료하는 장기적인 치료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