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이하 KRPIA)는 지난 6일 보건복지미래위원회에서 진행된 "약품비 지출 합리화 및 제약산업 발전방안"에 대한 토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약품 가격인하 정책 검토안에 따르면, 향후 3년 내 특허 만료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가가 30%까지 인하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KRPIA는 건강보험재정 적자에 대한 문제와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공감하고 있으나, 약가 인하에 대한 제반 정책에 대한 평가와 분석 없이 추가적으로 약가를 인하하는 방안은 제약업계가 수용하기에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KRPIA는 이번 보건복지미래위원회의 검토안에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였다.
■ 약가 인하 조정 인하폭이 너무 커 특허 만료 오리지널 의약품과 제네릭 의약품을 현행 80%에서 50% 수준으로 낮출 경우 3조원의 매출 손실이 예상
전체 보험의약품 시장 규모는 12조 3천억 원인데, 평균 24%의 인하가 이루어진다면 약 3조원의 전체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도 예측된 바 있다.
추가적인 약가 인하로 예상되는 제약업계의 경영상의 어려움, R&D 투자 감소 등으로 제약 시장의 규모는 축소되고 제약산업의 발전은 기대할 수 조차 없다.
■ 이번 정책은 정부의 정책목표와 관련하여 제시된 약가 하향 조정 비율에 대해 명확한 기준이 없다.
정부가 건강보험재정 안정화 방안의 일환으로 약가를 인하하는 것이 주요한 목적이라면 지금 검토하고 계신 인하비율로 건강보험 재정은 안정화되는지, 또 이에 따른 제약산업의 부담은 다른 이해관계자들과 비교할 때 적정한 규모인지, 또 이와 같은 비율로 전체 의료비 중 약제비 비중이나 이의 증가율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거 제시가 필요하다.
■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과 제네릭 의약품 간 형평성이 유지되어야 한다.
두 약제간의 인하폭의 큰 차이와 차후 동일가격을 부여하는 방식은 신약 개발 R&D 에 매진해 온 연구중심 제약사에 더 큰 재정 부담을 분담시킬 우려가 있다.
특히 최소 10년 이상의 연구 기간과 수 조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신약 R&D의 가치를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과 제네릭 의약품에 동일가격을 부여하는 방식은 연구중심 제약사들의 R&D 개발 의지를 상실시킬 수 있다.
■이미 시행되고 있는 약가 인하 정책과 중복 적용된다면 R&D 투자 및 신약개발의지가 크게 저하되고 신약공급이 어려워 질 것
약가 정책이 자주 바뀌게 되면 신약을 개발한다 해도 등재 여부 및 R&D에 대한 적정 평가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예측이 매우 불확실하다.
KRPIA 회원 제약사들의 연간 R&D투자는 2,500 억원 수준인데, 개발비용회수기간이 매우 긴 R&D 투자 및 신약개발 동기를 약화시키게 된다.
■ BT 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로 한 정부 정책방향과도 일치하지 않다.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의 가격을 장기적으로 50% 수준으로 대폭 인하하는 것은 R&D 연구의 적정한 가치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시장에 알림으로써 제약사의 투자의욕을 꺾는 결과가 되어 BT 산업육성 정책과 배치될 수 있다.
■ 신약을 적정하게 보상할 수 있는 새로운 가격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 국내 신약의 가치는 적절하게 평가 받지 못하고 있으며, 약제비적정화방안 제도에서 등재된 신약의 가격은 선진 7개 국가의 등재가격대비 45% 미만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에 더하여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의 가격까지 인하된다면 제약산업의 R&D 투자 의욕은 크게 저하되며, 신약 개발이 더욱 어렵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