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말 뇌전증지원센터의 정부지원은 중단되었고, 2기 센터 공모가 지연되면서 뇌전증도움전화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예상되는 혼란과 피해를 막기 위하여 홍승봉센터장은 뇌전증도움전화를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자비로 내용을 더 향상시켜서 운영하고 있었다. 그동안 단 한번 연락도 없다가 9월 초에 갑자기 지난 5년간 사용하고 많은 노력과 사랑으로 이룩한 뇌전증도움전화 번호와 홈페이지를 보건복지부와 2기 센터의 강한 반납 요청으로 뇌전증도움전화를 새롭게 1670-1142로 변경하였다. 죄송하다거나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 예의도 염치도 배려도 없었다.
1기와 2기 뇌전증지원센터는 센터장, 구성원, 내용, 정책 등이 다르다. 선배, 스승의 노력과 업적을 양해나 상의도 없이 아래 직원들을 시켜서 가져갔다. 2019년 뇌전증지원예산 확보와 1기 센터 운영에 전혀 기여하지 않은 사람이다. 필자는 이 과정에서 많은 스트레스와 모멸감을 느꼈지만 전국 뇌전증 환자들을 위하여 1기 뇌전증지원센터를 계속 유지하기로 결정하였고 이제 서울에 뇌전증지원센터 2개(1호, 2호)가 운영하게 되었다. 새로운 명칭의 국제뇌전증협회 공인 뇌전증지원센터(홍승봉센터장, 1호)는 지하철 시청역 8번 출구에서 100m 떨어진 서울시청 2청사 바로 옆 대양빌딩 5층으로 이사하여 환자와 가족들의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 홈페이지도 더 향상된 모습으로 새로 만들고 있다.
인구 분포로 볼 때 뇌전증지원센터(겸 뇌전증거점병원)는 궁극적으로 인구의 50%가 사는 서울-경기도에 4개(서울 2개, 경기도 2개), 부산, 광주, 대구, 대전, 인천, 전주, 원주, 제주에 각 1개씩 총 약 12개 (일본 뇌전증지원거점병원은 현재 30개가 지정되었고, 앞으로 49개까지 확대함)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꺼져가는 뇌전증 지역 의료가 살아나고 중증 뇌전증 환자들이 헤매지 않고 가까운 지역 거점병원과 지원센터의 포괄적인 관리를 받게 된다. 갑자기 발작이 발생하여 머리 부상, 골절, 타박상,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중증 뇌전증 환자들이 왜 멀리 서울까지 와야 하나.
뇌전증지원거점병원 오사카대학병원은 지역에서 뇌전증 진료를 하는 158개 병의원을 관리(자문, 교육, 환자 의뢰-되의뢰, 정보공유, 대국민 교육 등)하고 있다. 지금까지 뇌전증도움전화(1670-1142)는 21,000건 도움전화로 뇌전증 환자와 가족들에게 뇌전증 119 역할을 해 왔다.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전북대병원 등에 입원 치료 중인 중증 뇌전증 환자 가족이 전화로 도움을 요청한다. ”지금 병원에서 아들, 딸을 더 이상 치료할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살려주십시오.“라고 매달린다. 뇌전증도움전화(1670-1142)는 그 병원에서 아직 시도하지 않았던 치료법을 알려준다.
각 환자의 주치의에게 이메일로 상담 내용을 보내주었다. 전북대병원 중환자실 뇌전증 환자는 다른 치료를 받기 위하여 4차 뇌전증센터인 해운대백병원 중환자실로 전원시켜 주었다. 환자 가족과 주치의 모두 감사하고 있다.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의사는 의대 원로, 명예교수뿐이다. 한국 의사들은 자존심이 커서 다른 의사가 자기 치료에 의견을 주는 것을 싫어한다. 하지만 스승 나이의 선배 의사가 하는 조언은 기꺼이 받는다. 한국 의대 교수들은 환자 진료, 연구, 교육, 학회 등으로 바빠서 새로운 의료지식과 정보를 모두 습득할 시간이 없다. 더욱이 뇌전증 수술 병원과 수술 건수는 너무 적어서 대부분 경험이 없다. 환자 부모들은 “뇌전증도움전화의 권고를 담당 교수님께 말씀드려도 괜찮을까요? 혹시 화내시지 않을까요?”하면서 걱정한다.
필자는 괜찮다고 말하고 바로 그 환자의 주치의에게 이메일로 뇌전증도움전화의 권고 사항과 새로운 정보를 알린다. 뇌전증도움전화(1670-1142)는 전국 어느 병원에 있어도 직간접적으로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도와준다. 뇌전증지원사업이 2차례 연속으로 서울의 같은 대형병원을 선정한 것은 서울 집중과 지방 의료 붕괴를 심화시키는 것으로 유감스럽다. 정부 지원이 정말 필요한 병원은 뇌파기사 1명 (연봉 4-5천만원)이 없어서 뇌전증 수술을 못하는 지방대 병원들이다. 앞으로 뇌전증지원센터 정부 지원 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줄이고 전국 광역시(부산, 광주, 대전, 대구, 인천 식으로)를 돌아가면서 뇌전증지원센터를 세우고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 소멸되고 있는 중증 뇌전증의 지방 의료를 살릴 수 있다. 그 후에는 작은 지원으로 자체적으로 운영하게 해야 한다. 2015년부터 매년 3-4개씩 지정된 일본의 30개 현의 뇌전증지원거점병원들은 노동후생성과 지자체에서 매년 각각 1백만엔 총 2백만엔을 지원하면서 잘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뇌전증지원센터 설립 및 운영 예산은 3년 동안 시드머니로 주고 그 후에는 작은 유지비용을 지원하면서 자체적으로 운영하게 유도해야 한다.
전국 광역시 순환 뇌전증지원 사업 정책의 초안을 다음과 같다. 정부와 국회가 거시적인 안목으로 반영하길 간절히 바란다. 내년부터라도 일부 예산(2-3억원)을 지방으로 분산한다면 뇌전증지원 광역화가 더 빨리 시작된다. 그래야 중증 뇌전증 환자를 한 명 더 살릴 수 있다.
- 1기 사업 (2020 – 2024년; 서울): 강남베드로병원(홍승봉센터장)이 1호 뇌전증지원센터를 공익 활동(자비)으로 계속 운영하고 있음,
- 2기 사업 (2025 – 2027년; 서울): 끝나면 삼성서울병원이 2호 뇌전증지원센터를 계속 운영.
- 3기 사업 (2028 – 2030년; 광주, 대전, 부산): 병원 당 3년 간 년 3억원씩 지원하여 4차 뇌전증센터로 육성하고, 각 광역시 뇌전증지원센터(3,4,5호)로 계속 운영.
- 4기 사업 (2031 – 2033년: 인천, 대구, 전주): 병원 당 3년 간 년 3억원씩 지원하여 4차 뇌전증센터로 육성하고, 각 광역시 뇌전증지원센터(6,7,8호)로 계속 운영.
- 5기 사업 (2034 - 2037년: 경기도 2, 제주, 원주): 병원 당 3년 간 년 3억원씩 지원하여 4차 뇌전증센터로 육성하고, 각 광역시 뇌전증지원센터(9,10,11,12호)로 계속 운영.
3년 사업 기간이 끝나면 각 광역 뇌전증지원센터에 년 1억원씩 운영 예산은 지원한다. 그럼 12개 뇌전증지원센터(겸 뇌전증거점병원)들에 총 년 12억원만 지원하면 된다. 10년 후에는 4차 뇌전증센터가 18개로 늘어나서 현재 일본과 비슷해진다. 뇌전증 환자 수의 약 2배인 치매 지원 예산 년 2,000억원에 비하여 정말 적은 예산이다. 보건복지부와 전국 뇌전증지원센터(겸 거점병원)들이 모여서 전국뇌전증지원협의체를 구성하고 정기적인 모임과 사업 계획 및 실적 발표, 성공 사례 공유, 상호 자문, 교육, 기술 이전, 지역 1-2-3차 진료/수술 연계 등을 하는 것이다.
일본이 이렇게 하고 있다. 서울과 부산 외에는 뇌전증 수술 무의촌이다. 무의촌에 지원할 예산을 왜 빅4에 주나. 충남대병원, 전남대병원, 경북대병원, 가천대길병원, 전북대병원 등 광역시 대학병원들은 예산지원(년 1억원: 뇌파기사 2명)과 수술 로봇 공동 사용(년 3-4개월)만 가능하다면 뇌전증 수술을 시작할 수 있다. 뇌전증지원 예산 년 6억원을 조금 늘려서 매 사업기간 동안 3개 광역시 뇌전증거점병원들을 지정하여 3년 동안 3억원씩 지원하면 이 병원들이 4차 뇌전증센터(겸 광역 뇌전증지원센터)가 될 수 있다.
또한 년 사용률이 5 – 15% (하루에 1건 로봇 수술로 계산 시, 하루 2건으로 계산하면 2.5-7.5%)밖에 되지 않는 정부 지원 고가 뇌수술 로봇(보건복지부 5대, 산자부 5대)은 로봇 1개를 2개 이상의 병원들이 공동으로 사용하게 해야 한다 (예: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서울대성인병원 공동 사용, 고대구로병원->충남대병원, 이대목동병원->전남대병원, 해운대백병원->부산대병원, 인천성모병원->가천대길병원, 성빈센트병원->아주대병원, 세브란스병원->분당서울대병원 식으로). 정부 예산 지원(로봇 값의 70%)로 구입하였으므로 30%(1년에 4개월)는 다른 병원이 공동으로 사용해야 한다. 회사에 확인한 결과 수술 로봇의 이동이 가능하다. 그래야 뇌수술 로봇의 가동률(=정부 예산 결과물)을 높이고 전국 뇌전증 환자들이 고루 혜택을 받게 된다.
거점 지방대병원들은 예산지원이 전무하여 죽을 지경인데 이미 4차 뇌전증센터이고 환경이 가장 좋은 삼성서울병원에 왜 또 지원했나. 지금의 뇌전증지원 방식은 지원이 불필요한 대형 병원의 배만 불리는 것이다. 이재명정부의 약자 지원 정책에도 반하고 있다. 1기 뇌전증지원센터를 성공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전국 광역 뇌전증지원센터 사업(일본의 뇌전증지원거점병원 지정과 비슷함)의 모델이 될 것이다.
질병정책과는 일부 의사들의 독선적이고 근거 없는 주장 보다 전국 뇌전증 환자들의 생명과 가족들의 근심을 훨씬 더 중시해야 한다. 더욱이 한국 사회는 공익 정신이 부족하다. 정부 정책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회사대표, 고액 자산가, 의사, 변호사 등이 공익 활동과 기부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공무원은 규정 이전에 환자, 국민, 사회, 그리고 상식과 기본 도리(道理)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것이 한국이 선진국이 되고 모두가 사는 길이다. 뇌전증 지원 광역화 정책은 지방의료를 살리는 좋은 모델이 될 것이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및 국회의장의 관심과 지지를 간절히 바란다.
홍승봉 교수 뇌전증지원센터장 (국제뇌전증협회 공인.성대의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