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이 한국형 PA(Physician Assistant)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법·교육·안전·감독·협력 등 5대 설계 원칙을 제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for Quality in Health Care(IJQHC) 2025년 10월호(Vol.37, Issue 4)에 게재됐다.
이번 논문은 전공의 대규모 이탈 사태로 드러난 국내 의료인력체계의 구조적 취약성을 배경으로, PA 제도화 논의가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장기적으로 유지되기 위한 방향을 탐구했다. 연구진은 한국형 PA 제도가 단순한 단기 대체 인력이 아니라 의료체계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제도로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는 대만·호주·남아공 3개국의 PA 또는 유사 직군 도입 사례를 비교·분석했다. 대만은 의료계와 간호계 간 합의 부재로 PA 제도화에 실패했고, 2005년 이후 NP(전문간호사) 체계로 논의가 흡수되며 사실상 종결됐다. 호주는 농어촌 의사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PA 도입을 검토했으나 역할 불명확성과 의료 질 저하 우려, 직역단체 반발로 제도화가 이뤄지지 못했다. 반면 남아공은 ‘Clinical Associate’라는 새로운 직군을 도입해 국가 자격·교육과정·업무범위·감독체계를 명확히 규정하고, 의사의 지도 아래 근무할 수 있도록 설계해 안정적인 정착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들 사례를 토대로 “새로운 인력 제도를 비공식적·부분적으로 운용하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법적 지위와 자격·업무범위·책임·감독체계가 갖춰지지 않으면 갈등과 혼란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논문은 한국형 PA 제도가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을 담보하기 위해 다음의 다섯 가지 핵심 원칙을 제안했다: ▲법·규제 기반 마련 ▲교육 및 자격 표준화 ▲환자 안전 확보 ▲의사 지도·감독 체계 명확화 ▲직역 간 협력 구조 구축. 연구진은 이 원칙들이 충족될 때 비로소 한국에서 PA 제도가 제도권 내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