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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 보령제약 그룹 회장 자서전/09/“종로 5가 행인 다섯 가운데 하나는 보령약국 손님”

"보령약국의 문전성시(門前成市)에 안주하고 싶지 않아 도매전환"

일단 공급가는 낮추되 전표제를 통해 판매가격만은 철저하게 지킨다는 원칙을 세우자 소비자들의 신뢰도 그만큼 커졌다. 고객이 일단 우리 약국에 들어서면 어느 약사에게 처방을 받더라도 똑같은 가격을 지불하였고, 이는 보령약국 전체에 대한 신뢰로 굳어갔던 것이다.

약국개업 5년만인 1962년으로 접어들자 보령약국은 이미 국내 최대 규모의 소매약국으로 성장하였다.
업계에서는 ‘종로 5가를 지나는 행인 다섯 가운데 한 명은 보령약국에 가는 손님’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실제로 약국 안은 항상 고객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었고, 약사들은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하지만 나는 보령약국의 그 같은 문전성시(門前成市)에 안주하고 싶지는 않았다. 기왕 소매약국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으니까 이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었고, 그 결론이 바로 도매업으로의 전환이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 무렵 제약업계는 국산 의약품 생산의 활성화로 대규모 의약품 도매상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을 때였다.
국산의약품이 대량 유통되면서 그동안 도매상들이 취급해오던 완제 수입의약품의 유통량이 크게 떨어졌고, 그만큼 도매상들의 판매마진도 줄어들었다.
국산의약품은 수입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윤 폭이 적었던 것이다. 이 여파로 60년대에 접어들면서 기존의 유명 도매업소의 절반 이상이 문을 닫기에 이르렀다.
이 같은 여건 속에서 보령약국이 도매업으로의 전환을 모색하자 업계에서는 대부분 의아스러운 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미 도매상 이상의 규모로 영업을 하고 있는 마당에 언제까지나 고객 개개인만을 상대하는 소매약국을 고집할 수는 없었다.

전반적인 도매상의 위기 속에서 오히려 도매업으로의 전환이라는 정공법(正攻法)을 택하는 것이 바로 위기를 기회로 뒤바꿀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1962년 3월, 보령약국은 정식으로 도매상 허가를 받고, ‘보령약품’(保寧藥品)‘이라는 이름으로 도매업에 진출했다. 영업장소는 일단 약국과 함께 쓰기로 하고, 대신 많은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종로 4가 1번지 47.5평짜리 철근 콘크리트 3층 건물을 매입하여 창고로 사용했다.
도매업은 소매업과는 달리 보다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관리가 필요했다. 본의든
아니든, 약업계 전반에서 나를 신진 경영인으로 봐주는 것도 새로운 관리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부담으로 다가온 것이 사실이었다.

영업이 제 자리를 잡아가던 1962년 12월, 나는 영업부와 경리부, 그리고 창고부 등 세 부서로 조직을 정리하였다. 이 때까지는 보령약국을 ‘현매부(現賣部)’로, 보령약품을 ‘도매부’로 단순화하여 구별했지만, 영업규모가 커짐에 따라 보다 체계적인 조직과 업무 분담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이와 더불어 실행에 옮긴 것이 매장 내에 약품 진열대를 설치하는 일이었다. 이전까지는 약품이 반입되면 이를 품목별로 분류해서 적당한 곳에 쌓아두었던 것이 고작이어서, 사실상 주먹구구식의 물품관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하지만 물품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방안이 필요했고, 그 가장 우선적인 조치가 바로 새로운 진열대 설치였다.
진열대는 전면과 측면을 층층이 칸으로 나누어서, 고객이 매장에 들어오면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제작했다. 약품을 종류별로 구분하여 진열함으로써 고객들에게 약국 내부의 상황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하는 동시에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도록 하자는 의도였다.
이 방식은 당시로서는 어느 약국도 시도한 바 없는 새로운 것이었고, 그만큼 고객들에게 호감과 신뢰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나를 비롯한 약국 직원들 또한 예전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약품을 찾을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이렇게 곧바로 효과가 나타나자 여러 약국에서 견학을 오는가 하면, 돌아가자마자 그대로 우리의 진열 방식을 채택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내가 개선한 관리방식 중 하나는 전표제(傳票制)도입이었다.
전표제는 고객의 요청이나 약사의 처방에의해 특정약품이 필요하게되면 일단 창구에서 그 내용을 전표에 기입한 후 관리부서로 넘겨주고, 이 전표의 내용을 확인한 후 약품을 반출하는 것이다. 관리에 계수(計數)개념을 도입함으로써 물품 및 영업관리를 과학화하자는 의도에서 착안한 제도였다.
그러나 이같은 제도가 처음이다 보니 초창기에는 전표제를 정착시키는 데 여러 가지 어려움도 따랐다. 사람이 설 자리도 없을 만큼 고객이 밀려들어 일일이 응대하기도 바쁜 터에, 하나하나 약품명을 장부에 기입하고 약품을 반출하자니 그 번거로움이  여간 아니었다.
관리약사들 스스로 자신들이 혹 불신을 당하고 있지나 않나 우려하며 전표제운용을 극구 반대하는 것도 문제였다.

하지만 나는 당장의 번거로움이나 반대 의사에도 불구하고 전표제 도입을 강행하였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봤을 때 전표제 도입을 통한 관리의 과학화가 언젠가는 그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비록 적지 않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되기는 했지만 보령약국의 모든 직원들이 차차 전표기입에 익숙해지면서 하나 둘 그 장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선 약품의 유통량이 정확히 파악되어 수급면의 효율성을 배가 할 수 있었고,
아울러 약품의 적절한 재고관리까지 가능해졌다. 이전까지는 밀려드는 고객의 수요에만 맞춰 그 때 그 때 주먹구구식으로 약품을 구입했었으나 전표제도입이후 잘 팔리는 품목과 그렇지 못한 품목의 구분이 명확해졌고, 오랫동안 재고로 남아 약효를 상실하는 약품이 사라지게 되었다. 실제 전표제 도입과 동시에 창고를 정리하자 쓸모없이 되어버린 약품이 무려 두 트럭분이나 나오기도 했다.

다음으로 공급가를 철저하게 지킬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당시만 해도 이른바 군소 제약업체들의 특매(特賣)가 연중 계속되고 있는 터라 일부 약품의 경우 암암리에 20-30%에 이르는 이윤을 보장해주는 품목이 있었다.
따라서 다른 소매약국에서는 이 같은 이윤을 고스란히 소매가격에 붙여서 약품을 판매하고 있었지만 우리는 그보다 낮은 적정 이윤만을 붙인 후 이를 철저하게 지키면서 약품을 공급했다.

일단 공급가는 낮추되 전표제를 통해 판매가격만은 철저하게 지킨다는 원칙을 세우자 소비자들의 신뢰도 그만큼 커졌다. 고객이 일단 우리 약국에 들어서면 어느 약사에게 처방을 받더라도 똑같은 가격을 지불하였고, 이는 보령약국 전체에 대한 신뢰로 굳어갔던 것이다.
진열대와 전표제의 도입은, 돌이켜보면 당시로서는 내 나름대로 약국 경영의 시스템화를 이룬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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