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15 (목)

  • 맑음동두천 8.0℃
  • 맑음강릉 12.1℃
  • 연무서울 9.2℃
  • 연무대전 11.9℃
  • 맑음대구 17.6℃
  • 맑음울산 18.0℃
  • 연무광주 13.9℃
  • 맑음부산 16.7℃
  • 맑음고창 10.6℃
  • 맑음제주 16.7℃
  • 맑음강화 6.0℃
  • 맑음보은 11.3℃
  • 맑음금산 11.5℃
  • 맑음강진군 14.9℃
  • 맑음경주시 17.7℃
  • 맑음거제 14.9℃
기상청 제공

/김승호 보령제약 그룹 회장 자서전/18/생약제제에 대한 집념, 그리고 ‘용각산’

아무리 여건이 좋지 않다고 해도 생약제제에 대한 집념을 떨칠 수는 없었고, 그 가장 적절한 제품이라고 판단되는 용각산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었다. 나는 용각산이야말로 생약제제에 대한 내 꿈을 실현할 절호의 기회라고 여겼고, 그것이 기회라고 생각된 이상 발걸음을 재촉해서 그 기회를 향해 달려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바로 이 무렵, 나는 귀중한 정보를 한 가지 얻게 되었다. 그것은 그 동안 비공식 루트를 통해 이따금 국내로 들어오다가 최근 수출입창구를 통해 소량 반입되고 있다는 어느 일본 약품에 관한 것이었다. 바로 ‘용각산’(龍角散)이라는 이름의 생약제품이었다.

용각산에 대해서는 나도 들은 바가 있었다. 용각산은 이미 일제시대에 국내에 들어와 널리 소개된 생약으로 가래와 기침, 특히 해소천식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던 약이었기 때문이었다.

일본에서 그 인기가 대단해 ‘주식회사 용각산’이 이 약품 하나로 굴지의 제약회사로 성장했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었다. 요컨대 용각산은 120년 역사를 지닌 생약이자 일본에서 최고의 명성을 가진 진해거담제였다.
그러나 내가 이 약품에 관한 정보에 귀가 솔깃해진 것은 비단 일본 내에서의 명성 때문만은 아니었다. 외국에서 ‘잘 나가는’ 인기 약품을 그대로 들여와서 그 명성을 등에 업고 히트를 쳐보자는 생각은 더더욱 아니었다.
내가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그 용각산이 다름 아닌 생약제제로 개발되어 성공한 약품이라는 사실이었다. 내가 구상하고 있는 약품 개발 방안이 이미 시현(示現)되어 각광을 받고 있다면 나로서는 그 자체가 관심사이자 연구 대상이었던 것이다.


김승호 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기술제휴 계약체결을 위해 방문한 일본 용각산 관계자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


용각산에 관한 정보를 처음 가져온 사람은 황덕진(黃德鎭)이라는 사원이었다. 일찍이 일본에서 태어나 일어에 능통했던 그는 입사 전에 해외의 각종 약품을 국내에 소개하는 등 약업계와도 많은 관련을 맺고 있다 1965년에 입사한 직원으로 사내에서는 몇 안되는 일본통이었다.

용각산에 대한 황덕진의 정보는 우선 용각산이 해방 전에 국내에서 큰 인기를 누리던 제품이었는데 일본으로부터 공급받을 길이 없어지자 지금까지 20여 년 동안 잊혀져왔던 제품이라는 사실이었다. 또 그동안 일본을 오가는 사람들 가운데 그 효력을 아는 사람들이 소량으로 들여와 사용하고 있을 뿐이며, 일부 밀수로 들어와 시중에 거래되고 있는 제품의 경우 그 인기가 여전하다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기술제휴를 통해 국내생산에 성공한다면 암거래를 없애는 동시에 국내의 잠재적인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으리라는 것이 그의 의견이었다.
이런 황덕진의 의견 제시는 그동안 생약제제의 개발문제와 일본측 관련 기술 도입 문제로 고심해왔던 내게 새로운 활로를 터 준 것이었다.

특히 경제부흥에 역점을 두면서 공해문제가 서서히 대두되는 동시에 기관지 계통의 질병이 늘어나고 있던 당시 국내 상황으로 봐서 도 용각산은 시기적으로 적절한 약품이었다.
그러나 정작 기술제휴에 있어서는 신중한 태도를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일본 측과의 접촉창구가 열려있지 않은 것도 문제였지만, 더욱이 일본으로부터의 기술도입이라는 사실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질지도 문제였다.



용각산 생산의 주역들.(맨 왼쪽에 서있는 사람이 황덕진 사원, 다음으로 앉아 있는 사람이 김승호 회장)


당시는 ‘일본’이라는 소리만 들어도 거부반응을 일으키던 때였으므로 제 아무리 좋은 약을 들여온다는 명분이 있다 해도 결코 국민감정이 좋을 리 없었다. 나로서는 일본회사와의 제휴를 통해 장차 두고두고 기업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점도 걱정거리였다.

또 다른 근원적인 문제는 과연 용각산 같은 일본 유수의 제약회사가 이제 갓 출발한 한국의 보령제약 같은 신생회사와 기술제휴를 해 주겠는가 하는 점이었다.
그들의 입장에서 볼 때 보령제약은 기술이나 규모, 경험 등 모든 면에서 안심하고 기술을 넘길 수 있을 만한

믿음직한 파트너가 아닐 것이라는 사실을 나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해 볼 때도 그것은 결코 무리한 생각은 아니었다. 오랜 역사를 지닌 데다 당시 일본 내에서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제약회사의 하나인 용각산인데, 어찌 허술한 파트너와 기술제휴를 하려고 하겠는가.

하지만 아무리 여건이 좋지 않다고 해도 생약제제에 대한 집념을 떨칠 수는 없었고, 그 가장 적절한 제품이라고 판단되는 용각산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었다.
나는 용각산이야말로 생약제제에 대한 내 꿈을 실현할 절호의 기회라고 여겼고, 그것이 기회라고 생각된 이상 발걸음을 재촉해서 그 기회를 향해 달려갈 수밖에 없었다.


배너
배너

배너

행정

더보기
“면역 기반 혁신치료제, 급여 지연은 생명 지연”…한국혈액암협회,국회에 신속 결정 촉구 사단법인 한국혈액암협회가 치료제가 있음에도 보험 급여 지연으로 담도암 환자들이 치료 기회를 잃고 있다며, 면역 기반 혁신 치료제에 대한 신속한 급여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혈액암협회(회장 장태평)는 1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방문해 담도암 환자의 면역 기반 혁신 치료제에 대한 신속한 급여 결정을 요청하는 성명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허가된 치료제가 있음에도 급여 지연과 제한적 적용으로 상당수 환자가 치료를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현실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담도암은 조기 진단이 어렵고 진행 속도가 빠른 고위험 암종으로,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생명과 직결된다. 환자들은 황달과 담즙 정체로 인한 염증, 고열, 극심한 가려움과 통증에 시달리며 배액관 삽입과 반복적인 입·퇴원을 겪는다. 이로 인해 일상생활은 물론 생계 유지까지 어려워지고, 가족 역시 돌봄과 경제적 부담을 함께 떠안는 상황에 놓인다. 문제는 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약제가 이미 허가를 받았음에도 보험 적용이 이뤄지지 않거나 매우 제한적으로만 인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비용 부담과 복잡한 절차로 치료가 지연되는 사이 환자의 병세는 악화되고, 치료 가능 시점은 점점 좁아진다. 해외

배너
배너

제약ㆍ약사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의료·병원

더보기
장내 미생물 불균형, 자가면역·대사성 질환 발병 위험 높여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오신주 교수 새해 건강관리 계획과 식습관 개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오신주 교수는 “면역 기능과 염증 조절의 핵심 기관인 ‘장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전신 건강을 지키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가장 큰 면역 기관 ‘장’, 미생물의 다양성과 균형 중요장(腸)은 음식물의 소화와 흡수뿐 아니라 체내 면역 기능과 염증 반응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 점막은 신체에서 가장 큰 면역 기관으로 전체 림프구의 약 70~75%가 집중돼 있으며, 외부 항원에 대한 방어와 면역 반응을 동시에 조절한다. 특히 장 점막 면역계는 장내 미생물과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며 면역 균형을 유지한다. 단쇄지방산, 2차 담즙산 등 장내 미생물이 생성하는 대사산물은 면역세포에 신호를 전달해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병원체가 침입할 경우 효과적인 면역 반응이 일어나도록 조절한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오신주 교수는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높을수록 염증 반응 억제와 대사 기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데, 유해균과 유익균 간의 균형 또한 중요하다”며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은 유익균의 장 점막 방어 기능을 약화시켜 면역 조절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내 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