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뇌사자 공여 신장의 허혈성 신장 손상(신장의 혈류 부족한 상태)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방법은 이식 가능한 신장을 확보하고, 신장이식의 성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민상일 교수와 경희대 의과대학 김도경 교수 공동 연구팀이 시스테인이라는 아미노산의 증가를 식별하는 형광 분자 프로브(NPO)를 활용해 허혈성 신장 손상을 진단하는 방법을 6일 발표했다. 시스테인은 신장 손상 시 그 수치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장 이식은 말기 신장 질환 환자에게 투석보다 더 나은 생존율과 비용 효율성을 제공하는 치료 방법이다. 그러나 뇌사자 기증 신장은 허혈성 신장 손상의 위험이 높아 이식 전에 손상 정도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의 신장 기능 평가 바이오마커들은 급성 신장 손상을 진단하는 데 민감도와 특이도가 부족하고, 조직학적 손상 심각도와의 상관관계가 뚜렷하지 않아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NPO라는 형광 분자 프로브를 사용하여 신장 손상을 진단했다. 이 프로브는 시스테인과 반응하여 형광을 발산하며, 이를 통해 손상된 신장에서 시스테인의 증가를 감지할 수 있다. 인간 신장 세포를 이용한 실험에서는 저산소 상태에서 시스테인 수치가 유의미하게 증가함을 확인했다.
동물 모델 실험에서는 마우스를 이용한 허혈-재관류 손상 모델에서 NPO 프로브를 사용하여 정상 쥐와 허혈 손상 쥐의 신장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허혈 손상 쥐의 신장에서 NPO 형광 강도가 정상 쥐보다 훨씬 강하게 나타났다. 이는 NPO를 통해 신장 손상의 심각도를 효과적으로 진단하고 시각화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