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올라가며 본격적인 초여름 날씨가 시작됨에 따라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물놀이와 여행이 많아지는 시기에 ‘헤르페스 바이러스 각막염’ 발생이 증가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여행지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감염 위험이 더 높을 수 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강해 단순 접촉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으며 감염된 바이러스는 평생 몸속에 머물며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눈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피부에 감염되면 물집이나 포진이 생기지만 눈에 침투하면 각막염이나 결막염으로 이어진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일단 감염되면 체내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저하될 때 다시 활성화되는 특징이 있다. 1형부터 8형까지로 나뉘며 이중 눈, 입술, 피부 등에 감염되는 바이러스는 1형으로 알려져 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눈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헤르페스 각막염은 포진성 각막염의 일종으로 각막상피, 각막실질, 각막내피 모든 층에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영향을 주는 눈 부위에 따라 눈꺼풀염, 각막염, 결막염 등으로 나타나며 이외에도 포도막, 망막 등 눈과 주변 조직에 침투해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 감염 초기에는 눈 주변이 간지럽고 눈꺼풀이나 눈 점막에 작은 수포가 올라오거나 염증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때 피부 질환으로 오인하거나 단순 눈병으로 생각하기 쉽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눈이 더 뻑뻑해지고 눈물이 자주 흐르거나 시야가 뿌옇게 흐려질 수 있고 심한 경우 각막에 궤양이 생겨 시력이 저하될 수도 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재발 가능성이 높다. 바이러스가 눈에 반복적으로 나타나 각막염 증상이 재발되면 각막에 흉터가 남고 시력이 저하되거나 각막혼탁이 발생해 영구적인 시력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재발하기 쉽기 때문에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눈의 세부 부위와 증상에 따라 다르게 시행한다. 각막 표면이 감염되었다면 점안액 형태의 항바이러스제나 눈에 바르는 안연고, 약 복용 등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각막 표면보다 더 깊은 곳에 염증이 생겼다면 스테로이드 안약을 점안하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서 치료용 콘택트렌즈 착용과 항생제 복용이 필요할 수도 있다. 감염 위치뿐만 아니라 증상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어 안과에 방문해 정확한 눈 상태를 파악한 다음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헤르페스 바이러스 각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오염된 손으로 눈을 만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피곤할 때 입 주변이나 피부에 작은 수포들이 올라온다면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원인일 수 있는데, 이때 수포를 손으로 만졌다가 무의식 중에 눈을 비빌 경우 바이러스가 눈으로 옮을 수 있다. 이미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있다면 재발 방지를 위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 신체 기능과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황규연 전문의는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눈에 감염되고 재발이 반복된다면 시력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사람들이 밀집된 곳에 갔다 온 후 눈이 가렵거나 염증이 나타난다면 안과에 방문하여 정확한 상태를 빠르게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안과병원 각막센터는 11명의 전문의가 연간 66,000여 명의 외래환자를 진료하고 안구건조증, 각막염, 각막이상, 선천성 혼탁, 원추각막, 각막궤양 등 각막질환 치료에 힘쓰며 국내 각막질환 분야에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