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미술 작가 조로사가 영국 런던의 명문 사치 갤러리(Saatchi Gallery)에서 최근 개최된 'FOCUS Art Fair London 2025'에서 대표작 '달빛(Moonlight)' 과 ‘내면의 풍경-2(Inner Space-2) 두 작품을 전시했다고 16일 밝혔다.
런던 첼시 킹스 로드에 위치한 사치 갤러리에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이번 아트페어는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중동 지역의 주요 작가와 갤러리가 참여하는 아시아 현대미술의 대표적 국제 행사다. 조로사 작가는 각각 72.7×60.6cm 크기의 유화 작품 두 점을 통해 자신만의 독창적 예술 세계를 집약적으로 선보이며 유럽 컬렉터들과 큐레이터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번 전시에서 조로사 작가가 선보인 두 작품은 그의 예술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개념들을 완벽하게 보여준다. '내면의 풍경-2'는 다층적으로 겹쳐진 반투명한 천들이 파도처럼 물결치며, 그 위에 녹색의 이끼와 비누방울울들이 부유하는 장면을 담았다. 화면 상단의 빛줄기 아래 빛나는 황금빛 초승달이 조형적 축을 형성하며, 오로라 같은 색띠가 흐르는 이 작품은 인간 내면의 광활한 우주를 시각화한다.
'달빛'은 공중에 떠 있는 하나의 천 위에 작은 생태계가 자리한 보다 집중적인 구성으로, 초승달과 비누방울울들이 청명한 밤의 고요 속에서 내적 사유의 시간을 상징한다. 두 작품 모두 조로사 작가 특유의 '투명성의 다층적 레이어링' 기법과 '생명체적 공간' 개념, 그리고 초승달 모티프를 공유하면서도, 각각 복잡성과 명료성이라는 서로 다른 감성을 전달한다.
한 미술비평가는 "두 작품은 조로사 작가의 시그니처 요소인 천, 이끼, 비누방울, 빛, 초승달이 통합적으로 작동하며 강력한 브랜드 정체성을 형성한다"며 "'내면의 풍경-2'가 내면 세계의 복잡하고 다층적인 구조를 보여준다면, '달빛'은 그 순수하고 서정적인 본질을 담아낸다. 두 작품을 함께 보는 것은 작가의 예술 세계 전체를 경험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페어 이후 유럽 미술계에서 조로사 작가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경계 흐림(boundary blurring)'이라는 그만의 예술 철학이 두 작품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에 큰 주목을 받았다. 물질과 비물질, 현실과 환상, 의식과 무의식, 생성과 소멸의 경계가 투명한 레이어를 통해 자연스럽게 해체되며, 관람자들은 마치 꿈속을 떠다니는 듯한 몽환적 경험을 하게 된다.
현장을 찾았던 영국인 큐레이터는 "'내면의 풍경-2'에서 천 위의 이끼와 비누방울 속 이끼가 반복 요소를 이루며 자연과 환상을 연결하는 방식이 탁월하다"며 "빛줄기와 초승달이 만드는 조형적 축은 화면 전체를 하나의 명상적 공간으로 완성시킨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컬렉터는 "'달빛'의 경우,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 담긴 상징의 깊이가 놀랍다. 천 위에 자리한 작은 생태계는 불가능해 보이는 곳에서도 생명이 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말했다.
미술계 전문가들은 두 작품을 "현대적 낭만주의 회화(contemporary romantic painting)"의 대표작으로 규정하며, "동양적 명상과 서양적 사실주의 기법의 완벽한 조화, 부드러운 환상성과 생태적 서정성의 결합이 조로사 작가만의 독자적 영역을 공고히 한다"고 강조했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에서 회화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한 조로사 작가는 개인전 13회, 아트페어 17회, 해외전시 11회, 단체전 80여회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한국미술협회 회원이자 JTBC 드라마 협찬작가, 2023·2024 아시아프(ASYAAF) 선정작가로도 활동하며 한국 미술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해 오고있다.
그의 작품 세계는 비눗방울과 이끼를 주요 소재로 생명의 신비와 삶의 순환, 결핍과 욕망 등 현대적 실존 조건을 탐구한다. "현실에 스민 환상"이라는 주제로 꿈과 현실, 환상 속의 자아를 캔버스에 표현하는 그의 작업은 불안과 피로가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내면의 평화와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는 치유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번 FOCUS Art Fair London은 실험적 재료와 전통의 대담한 재해석을 통해 예술, 정체성, 글로벌 관점을 연결하는 선구적 작가들을 소개하는 행사로, 아시아 현대미술에 관심 있는 컬렉터와 애호가들의 최고 목적지로 인정받고 있다.
평론가들은 '내면의 풍경-2'에 대해 "비누방울 속의 작은 섬들은 기억의 보관소, 조각난 내면 세계를 시사하며, 빛줄기는 영감의 순간, 내면의 문이 열리는 찰나를 상징한다"고 해석했다. 또한 "'달빛'은 밤의 고요 속에서 들려오는 자아의 목소리를 담아내며, 천 위의 작은 생태계는 새로운 생명, 인간 존재의 소중한 순간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고 분석했다.
두 작품 모두 결핍에서 비롯된 욕망이 새로운 에너지와 가능성을 품는 공간을 상징하며, 관람자로 하여금 자신의 내면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한다. 특히 초승달이라는 공통 모티프는 새로운 시작과 희망, 어둠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인간 내면의 가능성을 의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