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 고혈압·당뇨병·심혈관질환 등 각종 만성질환 위험을 높이는 가운데, 최근 위고비·마운자로 등 GLP-1 계열 주사제가 비만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 위고비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이를 ‘치료 실패’로 단정하기보다 개인별 반응 차이를 고려한 치료 전략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비만은 단순한 체중 증가가 아니라 체중 감량 이후에도 다시 살이 쉽게 찌는 만성 질환이다. 국내 비만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고도비만 환자는 당뇨병, 고혈압, 관절염, 뇌졸중, 관상동맥질환, 지방간, 우울증 등 다양한 질환에 동시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실제로 고도비만 환자의 당뇨병 발병 위험은 일반인보다 최대 5배, 고혈압 발생 위험은 3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GLP-1 계열 비만 치료제가 도입되며 치료 선택지가 확대됐지만, 위고비 사용 후 체중 감량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비만당뇨수술센터 정윤아 외과전문의는 “위고비에 대한 반응이 미미하다고 해서 모든 GLP-1 계열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며 “약물마다 작용 특성과 개인별 대사 반응이 달라 다른 GLP-1 제제나 GLP-1·GIP 이중작용제에서 효과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치료 효과는 투약 용량과 기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목표 용량에 도달하지 못한 채 저용량을 장기간 유지할 경우 체중 감량 폭이 줄고 정체기가 빨리 나타날 수 있어, 단기간 결과만으로 약물 효과를 판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특정 시점에 약효가 가장 강하다’거나 ‘근육량 감소를 유발한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과도한 걱정은 불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 설명이다. 주 1회 투여 후 1~3일 사이 혈중 농도가 상승하면서 약효나 부작용을 더 강하게 체감할 수 있으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체중 감량 과정에서의 근육 감소 역시 특정 약물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정 전문의는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목표 용량에 도달한 뒤 충분한 기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백질 섭취 관리와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체중 감량 효과를 높이고 근손실과 요요 위험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비만 치료는 약물치료, 생활습관 개선, 수술적 치료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통합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전문의는 “고도비만이나 당뇨병 등 합병증이 동반된 환자에게는 수술이 약물 치료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며 “비만 치료는 약물과 수술을 대립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환자 상태에 따라 순차적·보완적으로 적용하는 맞춤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비만을 개인 책임으로만 보는 인식에서 벗어나, 의료적 관리가 필요한 질병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올바른 비만 인식이 합병증 위험에 놓인 환자의 건강 회복을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