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경부 종양 수술 영역에서 로봇 수술의 역할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기존에는 접근이 까다롭고 미용적 부담이 컸던 안면부·이하선 전방 종양에서도 로봇 수술이 개방 수술과 동등한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출혈 감소와 흉터 만족도 측면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김주현·최은창 교수팀은 이하선 전방 및 볼 중앙 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로봇 수술과 개방 수술의 임상 결과를 비교한 연구에서, 로봇 수술이 종양 제거 효과와 합병증, 재발률 측면에서 기존 수술과 차이가 없으면서도 미용적 결과에서는 뚜렷한 장점을 보였다고 밝혔다.
-고난도 안면부 종양, 로봇 수술 ‘시험대’ 넘어
이하선 전방과 볼 중앙은 안면신경 가지와 침샘관이 밀집된 부위로, 수술 중 신경 손상 시 안면마비로 이어질 수 있어 두경부 외과 영역에서도 대표적인 고난도 수술 부위로 꼽힌다. 그동안 개방 수술이 표준 치료로 시행돼 왔지만, 넓은 절개로 인한 흉터와 신경 손상 위험은 꾸준한 한계로 지적돼 왔다.
로봇 수술은 3차원 확대 시야와 손떨림을 최소화한 정교한 기구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아 왔다. 다만 실제 임상에서 개방 수술과 직접 비교한 근거는 충분하지 않았다.
-출혈 감소·흉터 만족도 개선…‘환자 중심 지표’에서 차별성
연구팀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시행한 후향적 분석 결과, 로봇 수술군은 수술 중 출혈량이 유의하게 적었고 안면신경 손상 사례도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수술 후 흉터에 대한 환자 만족도를 시각 아날로그 척도(VAS)로 평가한 결과, 로봇 수술군은 평균 1.4점으로 개방 수술군(5.09점)에 비해 현저히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는 환자가 체감하는 미용적 만족도에서 로봇 수술이 뚜렷한 우위를 가진다는 점을 시사한다.
수술 시간은 로봇 수술군에서 더 길었지만, 이는 로봇 장비 준비 과정이 포함된 결과로 해석됐다. 입원 기간과 회복 속도, 합병증 발생률, 평균 2년 이상 추적 관찰한 재발률에서는 두 수술법 간 차이가 없었다.
-‘완치’에서 ‘삶의 질’로…수술 기술 평가 기준 변화
이번 연구는 두경부 종양 수술에서 기술 평가의 기준이 단순한 종양 제거 여부를 넘어, 신경 보존과 미용, 삶의 질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안면부 종양은 치료 성공 이후에도 흉터와 기능 장애가 환자의 일상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환자 중심 지표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영역이다.
김주현 교수는 “로봇 수술은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유지하면서도 미용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안면부 종양 치료의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며 “향후 장기 추적 연구와 대상 환자 확대를 통해 두경부 종양 전반으로 로봇 수술의 적용 가능성을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두경부 외과 로봇 수술, ‘보조 기술’에서 ‘전략 기술’로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를 계기로 두경부 외과 영역에서 로봇 수술이 보조적 기술을 넘어 전략적 치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미용과 기능 보존이 중요한 젊은 환자나 사회활동이 활발한 환자군에서 로봇 수술의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경부 종양 치료의 패러다임이 ‘완치 중심’에서 ‘완치 이후의 삶’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로봇 수술은 그 변화를 상징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한편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European Archives of Oto-Rhino-Laryngology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