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과 균형 감각을 담당하는 전정 기능 저하가 단순한 노화뿐 아니라 혈중 지방 수치와 청력 상태와도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이비인후과 이전미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1,270명을 대상으로 전정 기능 변화와 영향 요인을 분석한 결과, 연령과 성별을 비롯해 고중성지방혈증, 고주파 청력 저하 등이 전정 기능 이상과 유의미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에서 전정 기능 저하의 주요 지표인 ‘교정성 단속안구운동’은 나이가 많을수록 뚜렷하게 증가했다. 특히 70대의 경우 40대보다 발생 가능성이 약 4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교정성 단속안구운동은 머리를 움직일 때 눈이 목표를 다시 잡기 위해 순간적으로 튀듯 움직이는 현상으로, 전정 기능 저하를 판단하는 대표적인 검사 지표다.
전체 연구 대상자 가운데 17.1%에서 이 같은 전정 기능 이상 징후가 관찰됐다.
또한 대사질환과 청력 상태 역시 중요한 영향 요인으로 확인됐다.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고중성지방혈증 환자에서 전정 기능 이상이 더 빈번하게 나타난 반면, 고혈압과 당뇨병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성지방은 체내 대표적인 혈중 지방 성분으로,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나 음주, 비만, 운동 부족, 당뇨병, 유전적 요인 등에 의해 증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질 경우 혈액 점도가 증가하고 미세혈관 혈류가 저하되면서 내이의 미세혈관 순환을 방해해 전정 기관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4000Hz 이상의 고주파 영역에서 청력이 저하될수록 전정 기능 이상과의 연관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청각을 담당하는 달팽이관과 균형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이 동일한 내이에 위치해 있어, 노화나 대사질환에 따른 미세혈관 변화가 두 기능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전미 교수는 “전정 기능은 단순한 어지럼증을 넘어 낙상 위험과 직결되는 중요한 신체 기능”이라며 “연령 증가와 함께 지질 이상과 청력 저하 등 전반적인 건강 요인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전정 기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고령층에서는 균형 기능 저하가 낙상과 골절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어지럼증이나 균형 이상 증상이 있다면 조기에 검사를 받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전정의학 분야 SCI급 국제 학술지인 Journal of Vestibular Research 최신호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