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지난달 24일부터 29일까지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김장 의향을 조사한 결과 약 86%의 가구가 올해 김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장의 양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보다 많은 수준으로 준비할 예정이라 답해 많은 주부들의 김장 증후군은 피할 수 없는 현상으로 보인다. 김장 후 척추 관절 통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김장 후 통증, 8할의 원인은 잘못된 자세 탓?
김장은 척추 관절 건강을 악화시키는 자세를 취하는 일의 연속이다. 배추를 소금에 절이고 양념을 버무리는 일련의 과정을 대게 쪼그려 앉아서 하는 경우가 많고 중간중간 힘들 경우 딱딱하고 찬 바닥에 엉덩이를 대고 앉기 때문이다. 이처럼 장시간 허리를 굽히거나 앉아 있는 자세는 서 있을 경우와 비교해 몸무게의 2~3배에 달하는 하중을 척추 관절에 전달한다.
또한 버무린 김치를 통에 담고 옮기는 과정에서 다리는 편채 허리만 숙여서 무거운 것을 들 경우 척추 손상의 우려가 있다. 평소 과도한 집안일로 척추 관절 건강이 악화되어 있는 주부들의 경우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단 하루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지만 이러한 잘못된 자세들이 반복되면 김장 이후 척추 관절 통증은 물론 디스크 압박이 심해질 수 있다.
연세바른병원 박영목 원장은 “김장 시 틈틈이 일어나 허리를 편 채 5분 정도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며 “무거운 김치통은 무릎을 굽힌 상태에서 몸을 최대한 밀착시켜 천천히 하체 힘을 활용해 드는 것이 요령” 이라고 말했다.
뼈 약해진 폐경기 주부들, 김장 후유증 주의해야
대부분 11월부터 김장을 시작한다.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11월은 젊은 사람들도 온 몸이 뻐근하고 척추 관절 통증이 쉽게 나타나는 시기다. 기온이 내려가면 근육과 혈관이 수축해 관절의 혈액 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혈액순환 저하로 뻣뻣해진 근육과 인대는 척추 관절을 제대로 받쳐주지 못해 통증과 부상 위험을 높인다.
사 먹는 김치 대신 직접 김장을 담그길 고집하는 4050세대 중년여성의 경우 폐경기와 맞물려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대한페경학회에 의하면 한국 여성의 평균 폐경 연령은 49.7세다. 폐경 이후에는 연골을 보호해 주는 에스트로겐이 감소하기 때문에 골밀도가 급감하고 연골이 약해져 손상 받기 쉽다. 폐경기 여성의 경우 허리 주변 근육의 인대가 약해 요추염좌와 같은 허리 부상 위험이 더 높다. 요추염좌나 관절염은 추위에 통증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에 찬 기운에 관절이 노출되지 않도록 보온에 신경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실외에서 김장을 담그는 경우 모자와 목도리 등을 착용하는 것은 필수다.
연세바른병원 이용근 원장은 “중년 여성의 관절은 김장을 이겨내기에 약해진 상태” 라며 “평소 허리가 좋지 않은 주부들은 보호대를 착용하고 김장을 하기 전에 먼저 충분한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운동으로 전신의 뭉친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장 증후군 훌훌 날리는 올바른 대처법은?
김장 이후 몰려오는 피로와 통증으로 주부들은 파김치 상태가 된다. 특히 허리 통증이 심할 경우 자연스럽게 눕게 된다. 하지만 만성 요통의 경우 오래 쉬면 쉴수록 허리 근육이 위축되거나 약해질 수 있으니 적절한 찜질과 스트레칭을 병행해 척추 관절에 쌓인 피로를 빨리 풀어주는 것이 좋다.
요통 완화에 효과적인 찜질도 온찜질과 냉찜질의 효과가 다르니 먼저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찜질을 하게 되면 피부 조직이 따뜻해지면서 혈액순환을 촉진해 염증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 6개월 이상 지속된 만성 요통일 경우 온찜질이 필요하며 시간이 없다면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하는 것도 좋다.
반면, 김장 이후 급작스럽게 찾아온 요통의 경우 척추 염좌로 인한 통증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염좌 부위를 먼저 냉찜질하는 것이 좋다. 냉찜질을 해 혈관을 수축시키는 것이 부종 방지와 통증 완화에 좋다. 요통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엉덩이나 다리가 심하게 저리거나 하지 감각이 무뎌진다면 척추 디스크 파열의 가능성이 있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